“생각하고 표현할 권리, 가장 소중한 자유 중 하나”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오리건주의 기독교인 부부를 처벌한 하급법원의 판결을 다시 무효화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대법원은 애런과 멜리사 클레인(Aaron and Melissa Klein) 부부와 오리건주 노동국이 진행 중인 소송에서, 두 사람이 성적 취향에 근거해 차별을 했다고 판결한 하급심을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이날 오전 발표된 ‘303 크리에이티브 LLC 대 엘리니스’(Creative LLC v. Elenis) 사건의 판결에 비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해당 사건에서 재판부는 6대 3으로 “콜로라도주가 303 크리에이티브 측에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동성결혼 기념 웹사이트 제작을 강요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고서치 대법관은 의견서에서 “어떤 공공시설 법안도 헌법의 요구에서 면제되지 않는다”며 “스스로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자유 중 하나이며, 우리를 강하게 지키는 것의 일부”라고 했다.
클레인 부부를 대변하는 ‘퍼스트 리버티 인스티튜트’(First Liberty Institute)는 성명을 통해 “오늘 애런과 멜리사에 대한 대법원 결정처럼 나쁜 하급법원 판결을 무효화한 것은 승리이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클레인 부부는 10년 넘게 수정헌법 제1조를 위해 싸워 왔으며, 그들이 마땅히 얻어야 할 승리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윗케이크스 바이 멜리사’(Sweetcakes by Melissa)라는 빵집을 운영하던 클레인 부부는 2013년 한 레즈비언 커플에게서 웨딩 케이크 제작을 의뢰받았으나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결합’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그 커플은 오리건주 노동산업국에 불만을 제기했고, 오리건주는 클레인 부부가 주의 공공시설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결국 13만 5천 달러(약 1억 7천 6백만 원)의 벌금을 물렸고, 두 사람은 빵집을 폐쇄해야 했다.
이에 두 사람은 2016년 오리건 항소법원에 항소했으나, 2018년 역시 패소했다. 이에 두 사람은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2019년 1월 클레인 부부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주 항소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콜로라도주 민권위원회가 동성결혼을 위한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잭 필립스를 처벌한 것이 “위헌적인 반종교적 적대감을 나타냈다”며 7대 2로 필립스의 손을 들어 줬다.
지난 1월 오리건주 항소법원의 3인 판사는 클레인 부부가 동성 커플을 불법적으로 차별했다고 판결했으나, 항소법원 패널은 부부에게 13만 5천 달러의 손해배상금 지불은 부당하다고 봤다. 항소법원은 추가 절차를 위해 사건을 환송했고, 이 부부는 9월 대법원에 오리건 항소법원이 자신들에게 내린 또 다른 판결을 재검토해 달라며 상고했다.
퍼스트리버티의 스테파니 타우브 수석 변호사는 지난해 성명에서 “클레인 부부는 소송 과정 중 편향되지 않은 재판부 앞에서 공정한 청문회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법원이 클레인 부부의 사건을 듣고 모든 미국인이 정당한 절차,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대법원은 애런과 멜리사에 대한 오리건주의 적대감을 종식시킬 때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