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성공회, 사용률 낮은 예배당 ‘매매’ 대신 ‘임대’ 모색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교회 및 출석자 수 급감 대처 위해… “때 되면 재개할 수 있도록”

▲영국성공회 예배 모습. ⓒFacebook/Church of England
▲영국성공회 예배 모습. ⓒFacebook/Church of England

영국성공회가 교회 수 및 예배 출석자 수의 급감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률이 낮은 교회를 매매가 아닌 임대 형식으로 활용해 향후 재개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성공회 총회의 이 계획은 출석률이 저조한 교회를 더 큰 교회와 합병하고 빈 건물을 매각하는 현재 관행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건물을 유지하고 지방 당국, 기타 기독교 단체, 또는 공유할 수 있는 소유권 계약에 따라 다른 단체에 임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캔터베리대주교가 의장을 맡고 있는 영국성공회 재무위원회(The Church Commissioners for England)가 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회는 영국성공회의 130억 달러 기금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이번 주 시노드에서 논의될 이 계획은 교회에 ‘휴식’ 허용을 장려하며, 그러한 움직임은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교회와 지역사회가 증거와 봉사를 위한 새로운 기회에 계속 열려 있도록” 한다. 또 교회의 문을 완전히 닫는 것이 아니라 다시 열 수 있도록 ‘주님을 기다리는’ 형태다.

‘세이브더패리시’(Save the Parish) 캠페인 그룹의 회장인 마르쿠스 워커(Marcus Walker) 목사는 이에 대해 “전국의 지역 교구민들을 위한 진정한 승리”라며 “제안된 계획에 따라 휴식 상태에 있는 교구민들은 예배를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은 지난 10년 동안 예배 출석률이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지난 6월 캔터베리대주교 저스틴 웰비(Justin Welby)는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출석률이 감소한 것을 개인적인 ‘실패’로 규정했었다.

이 보고서는 앤드류 럼지(Andrew Rumsey) 램즈베리 주교가 작성한 ‘신학적 서론’을 특징으로 하며, 교구 및 교회 조직들이 지역사회에서 만만치 않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계속 열어 둘 수 있도록 고군분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럼지 주교는 처치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원의 스트레스와 경직성 가운데, 우리가 성급히 건축 유산의 미래를 닫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건축물은 그 자체로 배움을 주고, 많은 건물들이 풍부한 변동성의 시기를 수없이 견디고 시험의 때를 버텨 왔다”고 했다.

이어 “만약 물질적 도전, 교회의 쇠퇴, 직분자와 성직자의 부족으로 미래의 회복력이나 생존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우리는 안식일을 허용하는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교회와 이웃 사이의 공통 기반인 교회가 비옥함을 회복하고 미래의 성장을 기다릴 수 있도록 건물에 휴식 또는 ‘희년’의 기간을 적용하는 논리”라고 했다.

한편 2013년 영국성공회의 주일예배 평균 참석자는 100만 명을 조금 넘었다. 2019년까지 이 숫자는 15% 이상 감소한 약 85만 4천 명이 됐다. 옥스퍼드교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출석률은 2019년 수준의 81% 수준이었다.

텔레그래프가 분석한 영국성공회 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423개, 1987년부터 2019년까지 약 1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운영 중인 교회의 수는 약 15,496개로 줄었다.

동시에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전체 인구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율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에는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46.2%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1년의 59.3%에서 13% 가량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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