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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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90] 제2차 전도여행(18) 데살로니가(2)

로마에 점령됐으나 자치권 받아
유대인들도 공동체 만들어 정착
갈레리우스 황제는 궁전 만들어
기독교 박해하다 임종 직전 인정
영묘 로톤다, 5세기 교회 사용돼
비잔티움 시대 기독교 크게 부흥

▲로마 판테온을 연상시키는 로톤다.

▲로마 판테온을 연상시키는 로톤다.

데살로니가(테살로니키)는 오늘날 인구 90만 명으로, 그리스에서 수도 아테네에 이어 두 번째 큰 도시이다. 고대의 역할과 다름없이 오늘날도 이 도시는 그리스 북부 지역에서 상업과 산업의 중심이다.

데살로니가 항구는 거대한 테르마익만(Thermaic Gulf)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스인들은 이 만(Gulf)을 ‘테르마이코스(Thermaikos)만’이라고도 부른다. 이 때문에 오늘날 데살로니가는 ‘테르마익(만)의 신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원래 이 지역은 신석기 시대부터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하였는데, 데살로니가 도시가 건설되기 전 테르미(Therme)라는 도시가 세워졌었다. 그러므로 테르마익만이라는 이름은 이 도시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기원전 168년, 로마군은 데살로니가를 포함한 마케도니아 지역을 점령하였고, 기원전 146년에는 데살로니가를 마케도니아 주(州)의 수도로 정하였다.

▲갈레리우스 개선문.

▲갈레리우스 개선문.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기원전 42년 데살로니가는 자체 행정과 지도자를 뽑는 선거권을 가지게 되었고 화폐 주조권도 가지게 된 자치도시가 되었다. 즉 그리스 북부에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자치도시였으므로,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 이 도시는 로마 문화보다 원래 그리스 문화를 확실하게 볼 수 있는 문화와 상업 도시로 자리잡게 되었다.

따라서 ‘문화의 메카’로서 데살로니가는 도처에서 예술가와 문인들이 몰려들었고, 이들과 함께 기능공, 무역업자 등 많은 외국인이 이주해 왔다. 이들 가운데는 유대인도 있어 유대인들은 자기들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곳에 사는 유대인들은 바울이 데살로니가의 유대인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자 이를 싫어하여 바울을 박해하기도 하였다(사도행전 17장 1-9절). 서기 250년 데살로니가는 다시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고, 서기 297년 갈레리우스 맥시미안(Galerius Maximian) 황제가 데살로니가에 그의 궁전을 만들었다. 오늘날 이 궁전은 그 모습을 볼 수 없고 도시의 동남부 지역(해안 인근)에 그 터만 남아 있다.

▲갈레리우스 황제의 궁전터.

▲갈레리우스 황제의 궁전터.

재위 기간(258-311) 중 기독교를 박해하였던 갈레리우스 황제는 임종 직전인 서기 311년 4월에 소피아(불가리아의 수도)에서 기독교를 인정하는 칙령(Edict of Toleration by Galerius)에 서명하고 사망하였다.

궁전터 인근에는 갈레리우스의 로마군이 페르시아군을 격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갈레리우스 개선문(Arch of Galerius)이 있다. 현지에서는 이 문을 카마라(Kamara)라고도 부른다. 오늘날은 문의 일부가 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는 에그나티아 도로 옆에 남아있어 지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갈레리우스의 영묘(靈廟)로 건축된 로톤다(Rotonda)가 있다. 그러나 갈레리우스의 사체는 불가리아(또는 세르비아)에 묻혀 있다고 한다. 돔 형태의 지붕을 갖고 있는 로톤다는 서기 5세기 기독교 교회로 사용되었으나 오스만 제국에 점령당하였을 때는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도 옛 모습 그대로를 잘 보존하고 있다.

이들 중요한 건축물 이외에도 당시 로마인들이 만든 건축물(공중목욕탕 등)들이 데살로니가 시내 지하에서 최근 많이 발견되고 있다. 오늘날도 에그나티아 도로는 데살로니가 도시 중심을 지나고 있으며 이 도로를 따라 데살로니가 도시 안에는 고대 건물들(로마와 비잔티움 시대의 건물)이 세워졌는데 이 가운데 여러 개가 아직도 남아 있다.

▲오늘날도 남아있는 에그나티아 도로.

▲오늘날도 남아있는 에그나티아 도로.

비잔티움 시대(동로마 제국)에 들어서도 데살로니가는 마케도니아의 정치와 경제 중심지로서 더욱 번영하게 되었고, 특히 기독교가 크게 부흥한 도시가 되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데살로니가 항구를 확장한 후 뒤를 이은 비잔티움 제국 황제들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남긴 인프라를 활용하여 자기들 나름대로 혜택을 받았다.

오늘날 데살로니가를 여행하는 방문객은 도시 뒤로 펼쳐진 산 능선과 산을 오르는 길에 세워진 두껍고 높은 성벽을 보며 감탄하는데, 이 성벽은 4세기 말과 5세기 초에 걸쳐 세워진 것이고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아직도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0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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