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시술소 근처서 기도했다가 벌금형’ 英 퇴역군인 승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英 경찰 “조용히 기도하는 것은 범죄 아냐”

▲애담 스미스-코너. ⓒ영국 ADF

▲애담 스미스-코너. ⓒ영국 ADF

낙태 클리닉 ‘완충 지대’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은 영국 남성에 대한 기소가 기각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의하면, 퇴역한 군인인 애덤 스미스-코너(Adam Smith-Connor)는 6개월 전 본머스의 낙태 시술소 근처에서 조용히 기도하던 중 지역 안전 담당자의 제지를 받았다.

지역 의회는 지난해 10월 시술소 주변 구역에서 기도·상담을 포함한 어떤 방식으로든 낙태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를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공 장소 보호 명령’(PSPO)을 내렸다.

그런데 사건 당시 스미스-코너는 20여 년 전 낙태된 아들과 오늘날에도 여전히 낙태의 영향을 받고 있는 여성, 남성, 어린이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지역 담당자는 그에게 PSPO 구역 내에서 기도한 것에 대해 물었고, 그는 이후 ‘본머스, 크라이스트처치 및 풀 의원회’(Bournemouth, Christchurch and Poole Council)로부터 벌금을 내라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 고발을 하겠다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았다.

이에 그가 법적 대응을 한 후, 영국 자유수호연맹(ADF UK) 변호사들은 “국가는 하나님을 향한 생각을 제한할 권한이 없다”고 천명하는 문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스미스-코너에게 “영국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고 알렸고, 이후 위원회는 그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미스 코너는 이 같은 결과를 환영하며 “누구도 자신이 믿는 것 때문에 범죄자가 돼선 안 되며, 특히 그 믿음을 자신의 마음 속에서 조용히 표현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사건의 경우, 상식적인 치안이 승리해서 기쁘다. 그러나 당국이 내 운명을 결정할 때까지 6개월 동안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던 것은 옳지 않다. 그 과정은 본질적으로 내게 형벌이 됐다”고 전했다.

또 “낙태를 경험했던 전 여자친구와 내가 잃은 아들 야곱을 위해 기도했다는 이유만으로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몇 년 전 내린 결정을 이제는 깊이 슬퍼한다”고 했다.

아울러 “당국이 공공 거리에서 이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의 내용을 결정해선 안 된다. 나는 민주적인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지만, 오늘날 영국 거리에서 나의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ADF 제레마이어 이구누볼레(Jeremiah Igunnubole) 법률 고문은 “이번 결과는 ‘사상 범죄’에 대한 승리다. 그러나 사실 애덤이 마음 속으로 낙태에 관해 (찬성하는) 기도하고 있었다면, 그는 떠나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PSPO 검열 구역 내에서 기후 변화 등의 이슈에 대해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위원회 관리들은 그들에게 떠나라고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덤은 자신의 핵심 신앙에 따른 믿음 때문에, 유사한 상황의 다른 이들과 비교해 차별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낙태 반대 운동가인 이사벨 본-스프루스(Isabel Vaughan-Spruce)의 사건과 유사하다. 그녀는 PSPO 명령이 내려진 낙태 시술소 근처에서 조용히 기도한 혐의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이나 체포됐다.

지난 2월 버밍엄 치안판사 법원은 가톨릭 사제인 숀 고프 신부와 함께 첫 번째 체포와 관련된 모든 혐의를 기각했으나, 그녀는 3월 두 번째 체포된 이후 형사 기소 여부 결과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이군누볼레는 “다행스럽게도 오늘날 상식적인 치안이 우세하다. 그러나 법의 명확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애덤과 다른 이들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사고 치안’에 취약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애덤이 오늘 석방된 것을 보게 돼 기쁘지만, 이사벨 본-스프루스와 숀 고프 신부와 같은 이들은 낙태 시설 근처에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는 동일한 활동으로 형사 재판을 받아야 했다”며 “애덤과 같은 무고한 이들이 계속해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기본권을 옹호하는 명확한 법률과 보다 상식적인 치안이 신속하게 집행돼야 하며, 경찰은 실제 범죄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