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의와 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의와 거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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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투 DB

▲이경섭 목사. ⓒ크투 DB

◈의와 하나님의 영광

인간은 범죄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그의 죄가 ‘하나님의 영광의 핵심’인 ‘의(義)’를 상실케 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이를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4)”라고 표현했다.

따라서 죄인이 다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려면 죄로 상실된‘의’를 회복해야 하며,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 안의 구속’으로 말미암는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3)”.

특히 인간의 의(義)가 아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은 의’로 못 박은 것은 전자는 불완전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게 하지만, 후자(後者)는 ‘그것(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하는 ‘완전한 하나님의 의’이기 때문이다.

부연하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는 의’는 태초의 아담의 ‘무죄함의 의(righteousness by innocence)’, 곧 ‘인간의 완전한 의(complete righteousness of man)’ 이상의 ‘하나님의 완전한 의(complete righteousness of God)’여야 하며,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는다는 말이다. 이는 가나 혼인잔치에서 ‘처음 나온 포도주’보다 ‘나중 나온 포도주’가 더 맛있었던 것(요 2:10)에 비견된다.

그리고 하나님이 ‘죄인을 구원하는 궁극적 목적’인 ‘자신의 영광(시 79:9)을 위한 구원’이 되려면, 그것은 ‘완전한 하나님의 의(義)’여야 한다. 이는 ‘인간의 의’는 구원을 갖다 줄 수 없을 뿐더러, 그것은 ‘더러운 옷(사 64:6)’과 같아서 결코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義)로 인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함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는 것’은 ‘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받은 자’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이는 ‘믿음의 의(義)’를 가진 자 에게만 ‘하나님의 영광에의 참여’가 약속되기(롬 5:1-2)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리자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롬 5:1-2).”

그리고 실제로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자’는 ‘마음이 청결’케 되어 ‘하나님과 화목’하며 나아가, ‘하나님의 영광’을 본다. “믿음으로 저희 마음을 깨끗이 하사 저희나 우리나 분간치 아니하셨느니라(롬 15:9)”.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 5:8)”.

곧 이 ‘하나님의 영광에의 참여’는 미래에 경험할 ‘미증유의 것’으로 기대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미 이 땅에서 시작된 ‘현재적 경험’이다.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called you to his eternal glory in Christ)’ 이가 잠간 고난을 받은 너희를 친히 온전케 하시며 굳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케 하시리라(벧전 5:10)”.

하나님의 의를 가진 자는 이미 ‘하나님의 영광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이미 천국에 입성한 것과 유사하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brought us into the kingdom of the Son he loves, 골 1:3)”.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seated us with him in the heavenly realms, 엡 2:5-6)”.

그리고 금생에서 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한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롬 1;23)’과 결코 바꾸지 아니한다.

◈의와 거룩

의(righteousness, 義)가 ‘하나님의 내면적 속성(the inner character of God)’이라면, 거룩(holiness)은 ‘그의 외면적 자태(the external character of God)’이다. 그리고 후자는 전자로 말미암는다.

“오직 만군의 여호와는 공평하므로 높임을 받으시며 거룩하신 하나님은 ‘의로우시므로 거룩하다’ 함을 받으시리니(사 5:16)”, “너희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께로서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함이 되셨으니(고전 1:30)”.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거룩하심(Holy of God)’은 “그가 죄인에게서 떠나 계시고 하늘보다 높이 되셨다(히 7:26)”는 ‘하나님의 성별(Sanctification of God)’을 뜻하며, 이는 ‘그의 의로우심’에 근거한다. 이는 그의 ‘의로우심’이 그를 모든 피조물과 ‘성별(sanctification, 聖別)’ 되시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의와 거룩도 같은 순서를 따른다. “감독은… ‘의로우며 거룩하며’ 절제하며(딛 1:7-8)”. 죄로 ‘의’를 상실한 인간들에게 근본 ‘거룩’이란 없다. 예수님이 ‘중생(regeneration, 重生)하지 못한 죄인’을 개와 돼지에 비유한 것은(마 7:6) 의가 없어 거룩하지 못한 ‘그들의 속성’을 말한 것이다.

이렇게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한 미중생자(nonregeneration, 未重生者)는 그 상태로 ‘거룩’을 도모할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은 ‘위선’이다. 바리새인, 서기관들이 그렇게 하다가 예수님께 질타를 받았다(마 23:29). 그들은 내면의 의 없이 외면적인 거룩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그것을 ‘잔과 대접의 안은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둔 채 그것의 겉만 깨끗이 하는 것(마 23:25)’과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한 채 겉만 아름답게 꾸미는 회칠한 무덤(마 23:27)’에 비유했다. 오늘날 성화를 칭의에 앞세우는 로마가톨릭과 신율주의자들도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거룩하라’고 하신 것은 ‘칭의(稱義)의 바탕 위’에서이다. 순서상 언제나 의가 앞이고 거룩이 뒤를 따른다.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느끼면서도 달게 들음이러라(막 6:20)”.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에게서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얻었으니 이 마지막은 영생이라(롬 6:22)”. 여기서 ‘죄에서의 해방’ 곧 ‘칭의’의 열매가 ‘거룩’이라는 말이다.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학술고문,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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