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역자, 쿠키족 참상 전하며 한국교회 기도와 도움 요청
최근 학살 발생 지역, ‘인도의 예루살렘’과 같은 곳
주 당국, 기독교인들 내쫓으려 압박하고 범죄 방치
주지사, 평화 시위하는 쿠키족들 ‘무조건 사살’ 명령
집권 여당인 BJP 주요 의제도 “힌두교 국가 만들기”
인도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하다 최근 발생한 공격으로 탈출한 현지 사역자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참상을 전하며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기도와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5월 3일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 내에 속한 메이테이(Meitei)족 힌두교 폭도들이 총과 칼로 무장한 채 추라찬드푸르를 급습하고 쿠키(Kuki)족 기독교인들을 공격해, 4일 동안 추라찬드푸르에 있는 교회 121개와 교인들의 집 2,800채가 불에 탔고 사망자 130명과 난민 4만 명 가량이 발생했다.
이어 5월 27일과 성령강림절인 28일에 2차 공격을 가해, 교회 101개와 성도들의 집 1,200개가 불에 탔고, 사망자 70명과 난민 2만 명 가량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총 교회 221개와 교인들의 집 4천여 채가 전소됐고, 기독교인 200여 명이 생명을 잃었다. 또 마을 73개가 불에 탔고 수천 대의 차량이 전소됐다.
최근에는 2명의 쿠키족 여성이 알몸으로 메이테이족 폭도에게 끌려다니다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A씨는 “마니푸르주 안에는 20만 명의 쿠키족이 살고 있는 추라찬드푸르라는 지역이 있다. 이곳은 대표적인 기독교인들의 도시로, 한국의 예루살렘은 평양, 중국의 예루살렘은 윈저우, 인도의 예루살렘은 이곳이라고 할 수 있다”며 “원래 외부인들은 추라찬드푸르의 땅을 살 수 없었고, 기독교인들은 이곳에서 고유의 문화를 간직하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인도 법원이 외부인도 추라찬드푸르의 땅을 살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혼란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마니푸르주 비렌 싱 주지사는 지난 4월 쿠키족들이 사는 이곳을 찾아 주민들에게 집 허가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고, 갑작스러운 요구에 일부 주민들이 제대로 응하지 않자 곧이어 불도저를 동원해 교회와 집들을 밀어 버렸다. 추라찬드푸르의 땅을 욕심낸 주지사의 이러한 행동은 ‘쿠키족은 추라찬드푸르에서 완전히 떠나라’는 사실상 ‘경고’였으나, 쿠키족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비폭력 평화 시위’로 맞섰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마니푸르 특공대, 아람발 텡골 지하조직, 메이테이 리폼 지하조직, 메이테이 무장세력 등 힌두 메이테이족 4개 지하조직이 공권력을 등에 업고 쿠키족을 학살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들이 습격에 사용한 무기는 경찰서의 총기였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메이테이족인 싱 주지사는 물론 주 정부의 어떤 공권력도 쿠키족을 보호하거나 범죄자들을 처벌하려 하지 않았고, 여전히 쿠키족은 범죄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니푸르 경찰이 메이테이 폭도에게 무기를 제공해 그들이 쿠키 기독교인들을 공격하고 살해하도록 돕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중앙정부는 마니푸르의 무고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삼 소총군부대를 보냈다. 아삼 소총군부대는 메이테이 폭도가 마니푸르 경찰서에 들어가 무기를 빼앗지 못하도록 경찰 정문을 막고 있다. 아삼 소총군부대는 무고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지만, 마니푸르 경찰과 메이테이 폭도는 마니푸르의 쿠키 기독교 공동체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현재 이곳 가게들은 이들에 한 번씩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열고 있으며, 수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다행히 인근 미조람주 기독교인들이 생필품을 공급해 주고 있다. 최근 폭도는 수그누라는 곳을 공격해 성도를 죽이고 그들의 집들을 태웠다. 그래서 군인들이 투입됐는데,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경찰이 옷을 벗고 실탄을 장전한 채 군인들에게 대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귀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힌두라는 종교 안에 버리고 기독교인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마니푸르주 쿠키인들의 공공의 적인 비렌 싱 주지사는 이번 사태가 민족 간 갈등이 아닌 쿠키족들의 반정부 시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쿠키족들은 오히려 싱 주지사를 상대로 평화적인 집회를 열었다. 주지사는 자신을 반대하는 쿠키족들을 무조건 사살하라고 명령해 놓고, 오히려 그들이 정부에 대항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21세기에 독재도 이런 독재가 없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그가 힌두 강성파이자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이 모든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 야당 국회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내무장관이 직접 평화를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만하라’는 한마디면 되는데, 그 말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상 BJP의 주요 의제는 인도를 ‘힌두 종교의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BJP는 지난해 힌두교인들의 기독교 개종을 막는 ‘개종방지법’을 통과시키고, 인도 내 기독교 탄압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쿠키족들은 모디 총리가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서고 비렌 싱 주지사가 사임하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는 BJP에 속해 있는 싱 주지사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는 사태의 심각성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까지, 공권력을 파견하겠다는 중앙정부의 요청도 거부하며 개입을 막아 왔다”고 했다.
A씨는 “현재 주정부는 추라찬드푸르 지역의 통신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까지 쿠키족과 추라찬드푸르를 완전히 고립시키고 있다. 쿠키족은 외부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며 “하루빨리 인도의 처참한 현실에 다른 나라들이 목소리를 내주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소속된 인도 침례교단은 25년 전부터 선교를 했고 네팔을 독립시켰다. 그리고 인도 내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아쌈주, 서벵골, 구하와티, 임팔 외곽지역으로 선교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힌두 테러 공격으로 큰 교회들 약 20개가 불에 탔다. 2일 전에는 선교부 총무와 총회장으로부터 ‘철수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연락이 왔다. 지금 추라찬드푸르에는 먹을 것이 없어 현지인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인도 정부는 미국의 도움을 거절했다. 이 도움이 힌두교인들이 아닌 기독교인에게 향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선교하여 세운 선교지를 철수해야 하는 급박한 현실에 처해 있는데, 한국교회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적은 금액이라도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후원계좌: 1006-701-559637 우리은행(예금주: 함께하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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