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억류된 2,600여 탈북민, 강제 북송 막아야”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시민단체들 中대사관 앞 기자회견… 임현수 목사와 지성호 의원 등 참석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7월 31일 오후 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7월 31일 오후 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에스더기도운동, 바른교육교수연합, 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 북클럽 등 단체들이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을 반대하며 31일 오후 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 기간 중국 정부가 구금 중인 탈북민 수가 2,600여 명에 달한다.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가능성을 두고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지성호 의원 “中이 국제사회서 인정 못 받는 이유”

탈북민인 지성호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송 위기에 처해 있는 탈북민 2천여 명에 대한 송환이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지 않고 있었는데, 코로나19 규제가 해제되자 이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며 “이 자리에 있는 우리의 마음은 하나다. 탈북민들이 자유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G2라고 이야기하지만 국제사회, 특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존경받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탈북민에 대한 강제북송 때문”이라며 “유엔난민협약에도 가입한 중국이, 죽음이 눈앞에 보이는 그 땅으로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한다면, 책임 있는 국가의 일원이 될 수 없고 선진국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북민 2천여 명이 원하는 그 자유를 위해, 그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그들을 북송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저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북한인권 활동가로서, 또한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싸워 북송을 막고 탈북민들이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임현수 목사 “北에 인권이란 없어… 내가 증인이다”

과거 북한에 억류됐었던 임현수 목사(TMTC 대표)는 “북한 정권은 대한민국 땅을 불법 점거한 불법 집단이다. 그들로 인해 수백만의 영혼들이 죽어갔다”며 “북송될지 모르는 2,600여 명의 탈북민들은 모두 우리 국민이다. 북송되면 끌려가는 즉시 처형되거나 강제노동, 혹은 고문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용희 교수,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북한에 억류됐었던 임현수 목사. ⓒ송경호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용희 교수,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북한에 억류됐었던 임현수 목사. ⓒ송경호 기자

임 목사는 “북한엔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가 증인이다. 탈북민이 북송되는 순간 그들의 목숨을 담보할 수 없다”며 “그들은 우리의 국민이다. 대통령과 외교부는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적극 나서 북송을 막아 주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용희 교수 “긴박한 상황… UN 난민으로 인정받길”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증언에 의하면, 강제북송될 경우 모든 사람들이 북한 보위부에 의하여 가혹한 고문을 당하고, 갖고 있는 모든 돈과 소지품을 빼앗긴다”며 “특별히 임신부들은 강제낙태, 영아살해를 당한다. 고문 후에는 수감되거나 노동단련대에 끌려가서 죽도록 강제노동을 당하다가 죽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혹 살아 나와도 노동단련대에서 걸린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과 그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특별히 중국에서 교회에 갔거나 성경을 소지했을 경우, 간첩죄로 몰려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처형을 당하기도 한다”며 “현재 2,600여 명의 탈북민들이 언제 강제북송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가운데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언론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이들이 강제북송되지 않고 중국 정부에 의해 UN 난민으로 인정되어 자신이 원하는 국가로 자유롭게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를 위해 전 세계 양심이 함께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국 대사관에 성명서를 전달하는 관계자들. ⓒ송경호 기자

▲중국 대사관에 성명서를 전달하는 관계자들. ⓒ송경호 기자

한편 주최측은 성명에서 “강제북송을 당하면 말할 수 없는 잔인한 고문과 강제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탄압하는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임을 중국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한다면 북한과 똑같은 인권 유린 국가가 될 것이고, 중국 인민들은 그러한 치욕 속에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이 UN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서 국제적 역할에 맞는 책무를 다할 때, 세계인은 중국을 다시 새롭게 볼 것이며 아시아 평화를 넘어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가로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유엔 난민협약’과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따라 탈북민에게 유엔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며,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강제송환을 엄격히 금지하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탈북민들이 자유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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