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은 ANI선교회 대표 이예경 목사
서울 은평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 중 하나인 은평제일교회가 8월 6일 저녁 담임목사 이·취임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날 1981년 전도사로서 이 교회를 개척해 42년간 목양일념으로 달려 온 심하보 목사가 원로로 추대됐고, ANI선교회 대표로 사역해 오다가 2021년 심 목사가 코로나19로 중태에 빠졌을 때부터 이 교회 동사목사로 섬겨 온 이예경 목사가 담임으로 취임했다.
심 목사는 소속 교단의 법에 목회자 은퇴 정년이 없어 아직 더 목회할 수 있지만, 최근 자신의 건강이 더는 목양의 사명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은퇴를 결심했다. 특히 이날 은평제일교회 측에서는 심 목사가 교회가 어려울 때 사례비를 20년간 받지 않았다며 은퇴 위로금으로 10억 원을 전달했으나, 심 목사는 이를 즉각 다시 교회에 헌금했다.
심 목사는 1981년 순복음신학교(현 한세대)와 1984년 장로회 신학대학원(현 웨스트민스터)을 졸업한 뒤 1985년 하나님의성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은평제일교회를 개척해 크게 부흥시켰을 뿐 아니라 국내외 곳곳을 누비며 부흥 집회와 봉사 및 구제 사역에도 앞장서 왔다.
특히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애국운동에도 적극 나섰고, 코로나19를 명분으로 교회 예배에 대한 부당한 제재가 내려졌을 땐 예배 자유 회복을 위해 앞장서 싸우고 전 교인이 방역복을 입고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이예경 목사는 이화여자대학 문리대를 졸업하고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석사 학위를 받은 뒤 국제기도위원회 한국대표와 서울 충만교회 담임을 역임했다. 통일한국국민연대 대표와 ANI선교회 대표로서 해외 60여 개국 약 250회 선교사역을 펼쳤고, 국내 3개 교회 및 국외 150여 개 교회를 개척했다.
심 목사는 후임인 이 목사에 대해 “내가 가장 어렵고 힘들 때 자기 사역을 포기하고 우리 교회에 들어 와서 2년을 고생했다. 제가 안식년을 가질 때도, 병원 있을 때도, 교회가 폐쇄돼서 빨간 딱지가 붙었을 때도 우리 교회를 지켜 줬다”며 “그래서 이 만하면 맡길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 큰 교회를 왜 여자 목사에게 맡기느냐’ 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자가 아니라 목사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은퇴 이후에는 마약 예방 사역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마약 문제가 심각한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 문제를 ‘예방’보다는 ‘검거’에 초점을 맞춰 대처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마약을 예방하고 청소년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 보려 한다”고 했다.
이예경 목사는 “모든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42년간 귀하게 사역해 오신 교회를 부족하고 모자란 제게 맡겨 주셨는데, 순종하는 마음과 낮은 마음으로 감당하고자 한다”며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엄중하고 급한데, 거기에 부응하는 우리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감사예배에서는 은평제일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총회의 경기중부노회장 황동구 목사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은평제일교회 손상미 집사가 기도, 연합성가대가 찬양, 예장 서울중앙노회장 김정석 목사가 설교, 심하보 목사가 장로·안수집사에게 취임패 증정, 교회 역사 상영, 심 목사가 이예경 목사에게 담임목사 취임패 증정, 은평제일교회 마수일·안덕호 장로가 원로목사 추대패 및 위로금 전달, 예장 부총회장 조영호 목사가 격려사, 임영문·홍계현·안희환·이상민·김봉준 목사와 이동욱 장로가 축사, 주사랑교회 조정훈 사모가 축가, 심하보·이예경 목사가 답사, 심 목사가 축도했다.
“옛 길, 선한 길을 걷는 자”(렘 6:16-17)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정석 목사는 “지금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무너지는 위기의 때에, 심 목사님은 예배를 지키고 오직 예수를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진리를 지키기 위해 어려운 길을 걸어 왔고, 이제 좀 더 목회를 할 수 있는데도 후배에게 물려주고 은퇴하며 모범과 도전을 주고 있다”며 “은평제일교회가 앞으로도 모두 옛 길, 선한 길, 예수 십자가의 길을 나타내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