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관 앞 기자회견서 발언
강제송환되면 구타, 고문, 성폭행, 처형당해
中 정부, 인권 보장에 있어 모범 보일 위치
탈북민들을 이념 아닌 인간으로서 대해야
비인권적인 처사로 인해 중국 인식 나빠져
국민의힘 최재형 국회의원(서울 종로구)이 7일(월) 오전 11시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에 구금된 탈북민 2,000여 명의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창화 북클럽 대표는 “북클럽은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기도하고자 2020년 3월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특별히 코로나 기간 중 억류된 탈북민들이 석방돼 대한민국으로 안전하게 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워싱턴 국회의사당 청문회에서 ‘중국 수감시설에 구금된 탈북자가 2천여 명이고, 국경이 개방되면 강제북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이에 오늘 탈북민의 인권과 안위를 위해 활동하고 계신 최재형 의원님을 모시고, 여러 단체와 함께 ‘탈북민을 강제북송하지 않고 대한민국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해 주길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고 했다.
최재형 의원은 “북중의 국경이 폐쇄돼 탈북민의 강제북송이 중단됐다가,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며 구금됐던 탈북민 2천여 명이 강제북송될 처지에 놓였다”며 “탈북민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경우, 보위부에 의해 구타, 고문, 성폭행 당하는 것을 넘어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임신부는 강제 낙태 및 태아 영아 살해를 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거나 노동단련대에 끌려가 강제노동하다 죽기도 하고, 영양실조, 각종 질병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받다 생을 마감한다”고 했다.
최 의원은 “중국 정부는 난민 협약과 유엔 난민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따라 탈북민에 대해 난민 지위를 인정해 인권을 보장하고, 고문방지협약의 강제송환금지원칙 따라서 중국에 억류된 탈북민들이 인권 탄압이 예상되는 북한으로 강제송환하지 않고, 자유의지에 따라 대한민국 혹은 제3국으로 안전하게 이동하게 해야 할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고문과 강제 노동으로 탈북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국임을 직시하고, 강제북송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더욱이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고, 또 유엔인권위원회의 이사국이다. 국제 평화와 안전, 인류 보편적 인권 보장에 있어 그 어느 나라보다 모범적 국가로 다른 나라를 선도할 위치에 있다”며 “중국에 억류 중인 탈북민은 오래 전부터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던 사안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중국 정부가 인권을 존중하는 적합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오늘 국회 일원으로서 중국 정부가 국제법과 유엔 북한인권결의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일을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을 따라 대한민국 헌법상 국민인 탈북민이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인권을 보장할 것 △이제라도 죽음을 무릅쓰고 생존을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은 탈북민의 강제북송 중단을 선언하고 인류애를 보여줄 것 △유엔난민협약에 따라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대한민국 혹은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최 의원은 “저는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민이 대한민국이나 제3국으로 안전한 이동을 보장받을 그날까지 우리 정부와 국민, 전 세계의 양심이 일어날 것을 요청하며, 저 또한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후 발언한 탈북민 김주한 목사(다윗의물맷돌)는 “저는 북한에서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탈북하게 됐다. 두만간을 건널 때 ‘살아 있어야 조국도 생명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중국 정부는 수많은 탈북자를 살 길을 찾아온 사람이라 받아들여야 한다. 이념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 인간으로서 대해 주시길 바란다. 2천여 명의 탈북민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무고한 피를 흘리게 되는 죄악이다. 북송되면 죽음에 처할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무고한 피를 계산하는 심판자가 계심을 기억하고, 선처하는 마음으로 탈북자를 북송시키지 않고 자유 대한민국으로 보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중국 감옥에 억류된 자녀의 석방을 요청하는 어머니의 편지를 대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북클럽의 최태송 전도사는 “편지를 들으며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는 한 어머니의 심정일 뿐 아니라 2천 명의 탈북민의 마음이다. 딸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북한 감옥에 누나를 둔 자로서 절규에 찬 목소리를 합쳐 정부와 국회에 호소한다.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는 본분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탈북민을 구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가와 국회의 본분이며 존재의 이유다. 보호받지 못하는 사랑하는 자식과 부모 형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각성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후 오창화 대표가 ‘중국 정부는 북한을 탈출한 우리 동포의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하고 그들에게 난민의 지위를 부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오 대표는 “국경 봉쇄 기간 가운데 중국 정부가 억류한 탈북민의 수가 2,600여 명에 이르렀으며, 지난 6월 20일 중국 지린성 난핑과 북한 함경북도 무산을 잇는 난핑-무산 세관이 개통됐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북한 전문가들에 의하면 중국이 난핑-무산 세관을 개방한 것은 이곳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비밀 북송이 용이한 장소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중국정부의 강제북송 가능성 여부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탈북민이 당하는 홀대와 수모, 심지어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등 비인권적인 처사로 인하여 세계인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 또한 강제북송을 당하면 말할 수 없는 잔인한 고문과 강제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탄압하는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국가임도 중국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은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자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국제 평화와 안전, 인권 문제에 있어 그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하여 모범적 국가가 되어 다른 국가를 선도할 위치에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중국은 9월 항저우에서 아시안 게임을 개최하며 ‘Heart to heart, future’로,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는 대회 슬로건을 내세웠다. 마음이 통하려면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중국이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 그럴 때 세계인은 중국을 새롭게 볼 것이며,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가로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탈북민 강제북송 즉각 중단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북클럽,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바른교육교수연합, 에스더기도운동,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 탈북민강제북송반대세계연합, 탈북민자유연대 등이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