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웨인 그루뎀의 <성경과 정치>를 중심으로 (4·끝)
정치 참여, 하나님 영화롭게 해
하나님과 이웃 사랑 선한 행위
정부 정체성 바로 세우기 중요
성도, 정부 선한 영향력 끼쳐야
VI. 결론
본 연구는 웨인 그루뎀의 『성경에 따른 정치』에서 제안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 원리와 한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첫째, 신구약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은 열방의 왕들과 정부들에 하나님 말씀의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며 정치적 참여를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왔다.
둘째, 정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참여는 그리스도인에게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부수적인 사역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선한 행위이다.
셋째, 악을 제어하고 선을 증진시키도록 세워진 정부 본연의 정체성이 바로 세워질 때, 사람들이 경건함과 평안함 가운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넷째, 정부와 교회는 각각 고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세워갈 뿐 아니라, 정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일에 항상 깨어 헌신하여야 한다.
최근 동성애 차별금지법(포괄적 차별금지법 또는 평등법) 반대운동이 전통적인 복음주의 교회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들은 본래 대부분 말씀과 기도, 그리고 전도를 중시하였다. 그러나 악한 법안들이 가져올 충격적 결과로 인해 복음주의 교회들이 법 제정을 반대하는 정치참여 활동으로 움직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교회의 전도활동을 불법화시키기 때문이다. 복음전도를 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일부 교회는 박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음을 전하겠지만, 각 교회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성경은 동성애를 죄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레 18:22; 레 20:13; 롬 1:27; 고전 6:9; 딤전 1:10). 그러므로 차별금지법은 본질적으로 성경을 동성애 차별적인 혐오문서 및 불온서적으로 낙인찍고 법적으로 금서(禁書)로 만드는 고도로 간교한 전략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회는 신앙의 근간이 되는 신구약 성경 전체를 온전히 설교할 수 없게 된다.
동성애 차별금지법은 교회의 성경적 신앙교육과 전도활동을 불법화시킬 뿐 아니라, 교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양심의 자유마저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악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이 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기독교 전통이 강했던 영국은 2006년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금지법(평등법)이 제정되고, 2013년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었다. 법제화 이후 영국 감리교회마저 동성결혼을 허용했고, 이를 반대하려던 목회자는 파면을 당했다.
기독교인이 동성애자들에게 성경적 기준을 제시하고 탈동성애를 돕는 사역이 영국에서는 이미 혐오범죄가 되었다. 다시 말해, 영국 교회는 악한 법의 제정으로 말미암아 성경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할 자유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로써 영국 교회는 급속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안드레아 윌리엄스 영국 변호사는 “영국 교회는 무지하여 차별금지법의 법제화에 관심이 없었다”며 한국교회 만큼은 영국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영국의 사례는 오늘날 ‘복음전도 우선주의’에 경도되어 정치참여를 등한시하는 한국교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교회가 마음껏 복음을 전하려면 종교의 자유가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회가 정치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참여는, 교회의 복음전도 활동을 보호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에 사실상 교회의 복음전도 사역을 후견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더 이상 사람의 눈치를 보며 지체할 시간이 없다. 또한 역사와 시대를 분별하지 못하고 남의 집 불구경하듯 팔짱끼고 관망하거나 복음을 정치참여에 헌신하는 교회를 향해 무지한 비판을 해서는 안 된다. 정치참여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은 반드시 모든 교회와 가정에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지도자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목사는 깨어 시대를 분별해야 하며,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모든 사상과 이론을 파하며 정부가 그리스도께 복종하도록 진리를 영향력 있게 전파하여야 한다(고후 10:5).
마지막으로 그루뎀의 『성경에 따른 정치』는 기독교와 정치에 관하여 탄탄한 성경신학적 기초 위에서, 현대적 정치이슈들을 구체적이고 용감하게 다루는 책이다. ‘성경적 정치론’의 교과서라고 볼 수 있겠다.
그루뎀은 아브라함 카이퍼와 같이 적극적인 정치참여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카이퍼처럼 정치권력을 통해 국가를 기독교화 하는 입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그루뎀은 교회는 정치를 이끄는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 일을 통해 정치에 간접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마틴 로이드 존스의 입장에 충실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무엇보다 정치 이슈에 관해 성경을 연구하여, 분명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 원칙을 제시하고 가르칠 것을 촉구한다.
그루뎀은 자신이 하나님과 성경 말씀에 신실한 청지기로서 이 시대의 혼란스러운 문제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탁월한 성경적 관점을 제시한 학자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모든 영적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본다.
장선범 목사
포항 기쁨의교회 부목사
유튜브 ‘프리칭지저스’ 운영자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 M.Div.
한동대 경영학·국제지역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