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가, 한 마디로 멋있고 볼거리 많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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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93] 제2차 전도여행(21) 데살로니가(5)

고대 그리스 종교 vs 기독교,
아테네-데살로니가, ‘그리스판
두 도시 이야기’ 써도 될 정도
낭만과 경제, 아테네보다 높아

▲아리스토텔레스 대학.

▲아리스토텔레스 대학.

1917년 데살로니가에는 대형 화재가 발생, 도시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불행한 사건이었으나 역(逆)으로 오히려 이것이 도시 발전의 큰 계기가 되어, 도시 전체가 새로운 도시계획을 기반으로 현대적 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

1917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때였으므로, 그리스와 같은 편인 영국군이 데살로니가에 주둔하고 있었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하였음에도 영국군은 화재 진압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필자가 데살로니가에서 만난 그리스 현지인들은 “아마 영국군은 데살로니가 시내를 현대적으로 재건할 목적을 갖고 있었으므로, 화재 진압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도 바울이 서기 1세기 데살로니가를 방문하였을 때 이 도시는 그리스 북부 지역의 정치·문화·경제 중심지였었던 것처럼, 오늘날도 데살로니가는 그리스 북부 지역에서 상공업·교통·관광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학문의 중심지이다.

▲해안도로에 연이어 있는 카페들. 멀리 화이트타워가 보인다(가장 멀리 보이는 가로등 옆).

▲해안도로에 연이어 있는 카페들. 멀리 화이트타워가 보인다(가장 멀리 보이는 가로등 옆).

그리스가 낳은 고대 세계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을 붙인 국립대학도 이 도시의 동쪽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18세기 말 영국의 런던과 프랑스의 파리를 배경으로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두 도시 이야기>처럼, 아테네와 데살로니가는 ‘그리스의 두 도시 이야기’라는 작품을 써도 어울리는 소재를 제공할 것 같다.

아테네가 ‘고대 그리스의 종교’로써 방문객의 관심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 데살로니가는 ‘기독교 역사와 유산’으로 방문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또 이 두 도시는 과거 여러 분야에서 서로 맞서는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경향과 전통은 현재까지 남아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아테네 주민과 아테네 출신 정치인들은 중립을 주장했으나, 데살로니가 정치인과 주민들은 연합국(영국·프랑스·미국 등) 편에 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다른 견해와 주장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도시 크기는 물론 아테네가 크지만, 낭만적인 분위기, 주민의 높은 생활수준은 오히려 데살로니가 쪽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자유 광장.

▲자유 광장.

데살로니가는 한 마디로 멋있고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다. 그러므로 이 도시를 보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다. 바닷가 도로 서쪽 끝인 자유 광장(Platia Eleftherious)에서 1.5km 길이 해안 도로(Water Front)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해변가 화이트 타워(White Tower)에 이른다. 이 도로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으므로, 수많은 관광객이 화창한 날씨와 함께 친구, 지인들과 담소를 즐기는 모습이 장관이다.

필자도 이 도로를 걸어가면서 잠시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고 자유로운 여행자의 분위기를 즐기려고 하였으나, 카페에 빈자리가 없었다.

설사 있었다 할지라도 자리를 차지하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두 연인·친구·지인 등으로 보이므로, 이들 사이에서 필자 혼자 테이블을 차지하고 차를 마시는 모습이 멋있기보다 쓸쓸하고 외로워 보일 것 같아 포기했을 것이다.

해안 산책도로를 따라 한참 걸어가니, 멀리 작게 보이던 화이트 타워가 큰 모습으로 나타난다. 15세기에 세워진 화이트 타워는 데살로니가의 상징이자 랜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이트 타워와 필자.

▲화이트 타워와 필자.

그리스는 1431년부터 1912년까지 약 500년을 오스만 제국(튀르키예)의 지배를 받았으며, 그 기간 초기 만들어진 이 타워는 데살로니가에서 오스만 제국의 지배 흔적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물 가운데 하나이다.

18세기 이 타워는 오스만 제국에 대항하는 반란자들을 구금해 놓은 감옥으로도 사용됐다. 1826년에는 오스만 제국의 마흐무드(Mahmud) 2세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서 반란자들을 모두 학살하였다.

그 이후 이 탑은 ‘피의 탑(Bloody Tower)’이라고 불렸으나,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오스만 통치의 흔적을 씻어 없애려는 의미에서 화이트 타워라는 이름이 붙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0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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