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자란왈라 사태 후 기독교인 2명 신성모독죄로 기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파키스탄 동부와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펀자브주. ⓒFreeworldmaps

▲파키스탄 동부와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펀자브주. ⓒFreeworldmaps

파키스탄 경찰은 19일 밤(이하 현지시각) 자란왈라(Jaranwala)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독교 가정과 사업장이 공격받는 모습이 담긴 콘텐츠를 틱톡에 업로드한 기독교인을 신성모독죄로 기소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얼마 전 펀자브주 사히왈의 186/9-L 마을에서 에산 샨 마시(Ehsaan Shan Masih·27)가 틱톡에 관련 게시물을 게재한 후, 이슬람 극단주의 정당인 TLP 회원들이 신성모독 혐의를 제기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사히왈침례교회(Sahiwal Baptist Church)의 아브라함 다니엘(Abraham Daniel)은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시의적절한 조치 덕분에 큰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19일 오후부터 사흐왈의 기독교 공동체 전체가 끊임없는 두려움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그와 그의 가족을 보호 구금한 후 19일 밤 체포된 마시는 사법 송치로 수감 중이며, 그의 사건이 최종적으로 해결되기 전까지 수 년간 구금당할 수 있다. 여러 혐의 중에서도 “모든 계층의 종교나 종교적 신념을 모욕함으로써 모든 계층의 종교적 감정을 격분시키려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행위”와 관련된 파키스탄 신성모독법 295-A항에 따라 기소되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다니엘 주교는 “에산은 노동자이자 두 명의 미성년 자녀를 둔 아버지다. 그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고 생계를 거의 꾸리지도 못한다. 그는 자란왈라 공격과 관련된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서 발견해 자신의 틱톡 계정에 게시했다”며 “에산은 아마도 그러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이 범죄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법에 대한 무지는 변명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그의 조기 석방을 위해 기도하지만, 동시에 나는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소셜 미디어에 더욱 주의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했다.

마시는 또한 꾸란 모독과 관련, 종신형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295-B항과 증오심 표현 유포와 관련된 전자 범죄 방지법 11조에 따라 기소됐다. 파키스탄 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해서는 모독의 의도가 입증돼야 한다.

해당 사진은 지난 16일 자라왈라(Jaranwala)에서 북쪽으로 116km 떨어진 파이살라바드 지구에서 시작된 폭동을 촉발한 형과 동생의 사진으로 알려졌다. 그곳에서 두 명의 기독교인이 꾸란의 모독적인 페이지와 신성모독적인 논평이 첨부된 것을 발견한 후 기소됐다.

무슬림들은 로키(Rocky)로 알려진 우마르 살림(Umar Saleeem)과 라자(Raja)로 알려진 그의 형제 우메이르 살림(Umair Saleem)이 신성 모독적인 자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경찰은 신성 모독 법령의 295-B항 및 295-C항에 따라 그들을 기소했다. 295-C항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기소된 로키와 라자 두 기독교인의 친척은 자라왈라에서 “그들은 19일 재판장 앞에 출석했으며, 집이 폐허가 되었기 때문에 그 지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이 시위대에 의해 완전히 파괴돼 돌아갈 곳이 없다”며 “그들과 연루돼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직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정부 공무원들이 16일 교회와 기독교 가정 및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된 폭도의 공격으로 재와 잔해만 남은 거리를 치우며, 불탄 기독교 마을이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모닝스타뉴스가 지난 20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기독교인 주민들이 수 년이 걸릴 재건을 시작하기 위해 까맣게 탄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란왈라 관리들이 펀자브 정부에 제출한 피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난동 동안 교회 건물 19채와 주택 86채가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

기독교 마을의 주민인 라파가트 마시(Rafaqat Masih)는 “정부는 우리 집을 재건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언제 그 약속이 이행될지 모른다”고 했다.

피해자, 구호요원, 경찰이 빽빽이 들어찬 좁은 길에서 그는 자신의 집이 어떻게 약탈당하고 화학약품으로 불탔는지 이야기했다.

세 명의 어린 자녀를 둔 그는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들은 손에 쥘 수 있는 모든 귀중품을 빼앗은 다음 집에 불을 질렀다”고 했다.

이사 나그리(Issa Nagri)의 조하 비비(Zoha Bibi)는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그녀의 가족이 들판에 숨어 있었다”며 “다음날 집에 가보니 현관문이 부서져 있고, 전자제품을 비롯한 귀중품도 모두 도난당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들은 심지어 우리 아이들의 찬장을 찢고 장난감을 부수기도 했다. 다행히도 그들은 집에 불을 붙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도 피난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모신 나크비 펀자브 주 임시 총리는 지난 20일 자라왈라를 잠시 방문하는 동안 피해를 입은 각 가족에게 200만 루피(6,723달러)의 보상 계획을 발표했지만, 교회 지도자들과 사회 운동가들은 피해를 입은 기독교인들의 삶을 회복하려면 훨씬 더 많은 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키스탄 교회의 아자드 마샬(Azad Marshall) 주교는 모닝스타뉴스에 “정부는 주일 CM(수석)이 올 예정인 교회 홀 하나만 ‘복원’했다. 우리는 모든 교회가 완전히 복원되기를 바라며, 건물의 건축이나 개조의 질에 있어서 타협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표현하기 위해 주일 자란왈라 부지와 거리에서 특별예배를 열었다.

마샬 주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우리가 이 슬픔의 시기에 그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고 싶다”며 “우리는 그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으며, 주님께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역사적인 구세군 교회의 마쉬후드 마시(Mashood Masih) 목사는 정부가 아직 그곳의 복원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방의 잔해물 일부만을 치웠을 뿐이다. 우리는 예배를 재개할 수 있도록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 회원들은 여전히 ​​공격의 충격으로 인해 비틀거리고 있지만, 주님을 믿는 그들의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오픈도어가 2023년 발표한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7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8위에서 한 단계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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