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름과 성별 스스로 변경 가능한 법안 추진 논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동성애 깃발. ⓒUnsplash
▲동성애 깃발. ⓒUnsplash

독일에서 호적과 여권 등에 기재할 법적 이름과 성별을 스스로 결정,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계획안이 승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의하면, 독일 연립정부는 23일(이하 현지시각) 내각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제정안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3당 연정이 추진하는 여러 개혁안 중 하나로, 보수 야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따르면, 성인은 자신의 성별을 남성, 여성, 다양, 무기재 중 결정하면 된다. 또 법적으로 이름이나 성별을 바꾸고 싶은 경우, 호적사무소에 관련 진술서와 자기부담확인서를 제출하면 3개월 후 이행된다.

다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거나 성전환 수술을 앞두고 있는지와 별개로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변경 가능하다.

이 제정안은 트랜스젠더와 중성, 또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성소수자들을 염두에 두고 입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스젠더는 태어날 때 정해진 성정체성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말하며, 중성은 의학적으로 남성이나 여성으로 분류되지 않는 태생적 신체적 특성을 지닌 이들, 남성도 여성도 아닌(넌바이너리) 이들은 스스로 남성으로도 여성으로도 정의하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마르코 부시만 법무장관은 “이 법안은 작은 그룹 사람들의 삶을 더 쉽게 만드는 것이 목표로, 이들에게는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며 “이를 통해 트랜스젠더들은 자유와 존엄성을 보장받게 된다. 국가는 이들을 더 이상 병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리자 파우스 가족부 장관은 “이전 법안은 헌법에 성 정체성 존중이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40년 이상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로 이어졌다”며 “자결법은 독일 내 트랜스젠더를 위한 의미 있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반면 독일의 중도보수 성향 야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연합과, 보수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질비아 브레허 기민당·기사당연합 가족정책 관련 원내대변인은 “제정안은 법적 성별과 생물학적 성별의 완전한 분리를 예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임의적 성별 분류에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여성 전용 보호공간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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