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정부가 예수회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고 최소 3개의 학교를 폐쇄했다. 이에 따라 예수회 자산은 곧 몰수될 예정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니카라과 정부는 2018년부터 가톨릭 성직자와 교회 관련 단체를 점점 더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CP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조치는 예수회가 운영하는 중앙아메리카대학교(UCA)의 법적 지위를 취소하고 은행 계좌를 동결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내무부는 마리아 아멜리아 코로넬 장관의 승인을 받은 성명을 발표한 후, 예수회 명령이 2020, 2021, 2022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보고하지 않았고, 2020년부터 이사회가 만료됐다고 밝혔다.
니카라과 정부와 가톨릭교회 사이의 긴장은 2018년 시위를 교회가 중재한 이후 고조됐다. UCA 캠퍼스는 2018년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해당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몇몇 학생 지도자들의 모교이기도 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는 “해당 성명은 비영리 단체에 적용되는 법률 제1115호의 34조와 35조를 위반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며 “올해 니카라과에서는 최소 26개 대학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UCA가 니카라과 국민을 배신했다고 비난하며 이를 ‘테러 중심지’로 규정했으나, 예수회 중앙아메리카 관구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며 “거짓이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며칠 후 당국은 마나과에 있는 예수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사법부 관계자들과 함께 빌라 델 카르멘 건물을 찾아온 경찰은 해당 건물이 정부 소유라고 주장하며 예수회를 쫓아냈다.
도이체 웰르(Deutsche Welle)에 따르면, 2018년 4월 이후 니카라과에서는 약 3,500개의 비정부기구가 해산됐으며, 여기에는 인권, 환경 문제 및 사회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단체들이 포함된다.
CSW 책임자인 안나 리 스탱글(Anna Lee Stangl)은 “정부의 조치가 우려스럽다”며 “국제사회가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에게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크리스토퍼 융퀴스트(Christopher Ljungquist)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 국제정의 및 평화사무소 라틴아메리카 고문은 “오르테가를 ‘신성한 니카라과를 위해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 묘사하는 이념적 우산이 이 나라의 가톨릭과 개신교 단체 및 개인을 박해하는 배후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융퀴스트는 “오르테가 정부가 스스로를 ‘국가의 구세주, 민족 해방자’로 여기는 운동인 ‘정치적 메시아주의’ 하에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한창이던 2018년 니카라과를 방문했다고 밝힌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왕좌 뒤의 진정한 권력이라고 믿고 있다”며, 대통령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그녀의 연설은 연극적이고 화려한 정치적 설교다. 그녀는 기독교 상징학과 뉴에이지 신비주의를 결합했다”면서 “니카라과 사회 전체, 특히 종교를 운동의 이념적 통제하에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가톨릭교회 같은 기관이 정부에 책임을 묻는다면 갈등은 ‘불가피하다’”며 “정치적 메시아는 질문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니카라과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50위를 기록했다. 오픈도어 보고서는 “니카라과에서는 특히 가톨릭교회가 표적이 된다”며 “정부의 조치에는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비방과 감시,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는 행위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2년 보고서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의 성직자 체포와 강제 추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USCIRF에 따르면, 가톨릭교회에 대한 추가 조치에는 살해 위협, 종교 물품 절도, 불법 교회 출입 등이 포함된다. 올해 초 법원은 오르테가를 비판했던 가톨릭 주교 롤란도 알바레즈에게도 26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그의 시민권을 박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