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동돌봄 위한 입법청원, 나라 살리는 길
2023년 현재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평균 합계출산율 1.69명의 절반도 안 되는 세계 최하위이다. 세계적인 인구학자 영국 옥스퍼드 데이비드 콜만(David Coleman) 교수는 한국이 전 세계 가장 먼저 소멸될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고령사회의 프레임이 강하게 고착되어 인구 절벽에 서 인구 지진의 큰 위기에 직면하였으며, 골든타임이 이제 3년도 안 남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문제는 매우 심각해 이미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이 소멸 위험 지역이고, 7년 후 노동인구가 333만 명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현재 부산 인구 숫자만큼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2025년쯤 우리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며, 30년 후 기초자치단체의 70%, 50년 후 93%가 지역소멸 위기에 처할 것이라 한다.
사실 우리나라 출산율에 경고음이 울린 지는 벌써 15년이 넘었다. 1997년부터 출산율이 1.45명으로 떨어져 저출산국에 진입했고, 결국 2001년에 1.3명 밑으로 내려간 이후 21년째 계속 감소하여 초저출생국가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는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고, 심지어 결혼 후에도 육아비용 부담과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8월 28일에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 변화’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36.4%(2022년 5월 기준)에 불과해, 3명 중 2명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치는 10년 전 56.5%보다 20.1%나 감소한 것으로, 이는 전체 인구 중 결혼에 긍정적인 인구 비율인 50.0%보다 13.6%나 낮은 수준이다.
청년들은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33.7%)을 가장 많이 꼽았고, 결혼 필요성을 못 느낌(17.3%), 출산·양육 부담(11.0%), 고용 상태 불안정(10.2%), 결혼 상대 못 만남(9.7%) 등을 꼽았다.
이는 초저출생의 중요 요인인 경제적 문제 즉 비용, 출산과 양육 등 돌봄 문제 즉 시간 문제, 일과 직업의 양립에 관한 고용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잘 드러난 결과다.
그러한 결과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비중은 절반(53.55%)이 넘는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이 비율은 2018년 46.4%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초저출생의 중요 원인 중 하나인 여성 독박육아 문제 역시 심각하다. 청년들은 남녀 모두 육아 부담(46.3%)을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여기며, 이후 사회적 편견(18.5%), 불평등한 근로 여건(13.8%) 순이었다.
특히 여성이 출산·자녀 성장과 상관없이 계속 취업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청년의 비중은 87.4%로 전체인구 85.2%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일할 경우 가사와 관계없이 계속 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청년은 10년 전보다 20.8%가 증가했다.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아동돌봄 문제 해결이 그 무엇보다 선결되어야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지역이 소멸되면서 아동돌봄 시설도 사라지고 있어 돌봄공백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 어린이집이 매년 1,900곳씩 사라져 5년새 9,000여 곳이 폐원해 3만여 곳만 남아있으며, 영유아 역시 145만 명에서 105만 명으로 급감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전국 3,495개 읍면동 중 554개 지역에 어린이집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해 아동돌봄 공백과 사각지대 확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소멸 위기에 있는 초저출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가 조사(지앤컴리서치, 2022. 3)한 결과, 집 가까이 믿을 만한 돌봄 시설이 있을 경우 출생율에 영향이 있을지 물었을 때, 응답자 62.2%가 출산율이 증가할 것으로 답한바 있다.
이 같은 초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공교회성 회복과 공공성을 갖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라다:돌봄) 하시니라(창 1:28)”는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삶의 예배자로서 실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각 교단을 비롯하여 모든 교회가 하나되어 CTS와 CBS의 공동캠페인을 통해 교회 내 유휴공간을 아동돌봄센터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아동돌봄시설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주중에는 아동 돌봄, 주일에는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입법청원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주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동시에 입법 청원을 통한 정책시행과 함께 초저출생 문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 한국교회는 상설기구로 저출생대책돌봄운동본부를 설치해 지속적인 국민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한국교회 모든 성도는 물론이고 이웃에게도 한국교회가 초저출생 소멸 국가의 인구 지진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자는 애국운동에 함께 동참하자고 권하여, 많은 국민이 입법청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면해 주기를 바란다.
아동돌봄을 위한 입법청원은 나라를 살리는 구국의 길이고 애국의 길이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공공성과 공교회성을 회복하여, 생명존중운동과 함께 초저출생·고령사회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도록 돌봄을 위한 입법청원에 모든 힘을 모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장헌일 박사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기획위원장
신생명나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