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홍수 1년, 아동 350만 명 영양실조 위기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파키스탄 홍수 피해 당시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제공한 텐트 앞에 앉아있는 아메드 칸(8세, 가명).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파키스탄 홍수 피해 당시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제공한 텐트 앞에 앉아있는 아메드 칸(8세, 가명).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홍수를 겪었던 파키스탄에서 아동의 권리가 위기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은 1년 전 대홍수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1,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800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특히 올해도 몬순 우기 동안 같은 지역에 비 피해가 발생하면서 복구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작년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현재 대부분의 이재민은 가정으로 돌아갔으나, 노숙인 수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임시 대피소에 살고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조차 없다. 피해를 본 학교 중 일부는 여전히 휴교 중이다.

이달 말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지역에 방문한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가장 소외된 지역의 아동이며, 파키스탄의 피해를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대홍수 이전부터 기후 변화에 취약한 국가 8위로 꼽혔으며, 홍수 외에도 일부 지역은 올 봄 최고 온도가 섭씨 50도에 달하는 등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년도 봄에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탓에 토지가 빗물을 흡수하지 못해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하며, 기후변화의 가속화와 엘리뇨 현상이 극단적인 기상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각심을 요구했다.

홍수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파키스탄 중남부에 위치한 카이르푸르 지역은 파키스탄 내에서도 가장 더운 지역으로, 평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나들어 아동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카이르푸르시가 속한 신드 주에서만 아동 80만 명이 심각한 폭염 위기에 노출됐다. 지체장애로 외출이 어려웠던 사피르(12세, 가명)는 “최근 들어 기온이 높아지고 햇볕이 강해졌다. 햇볕이 너무 강해서 밖에 잘 나가지 못한다”며 폭염으로 인한 어려움을 전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 가격은 전년 대비(7월 기준) 40% 상승했으며, 가정 내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피해지역 아동 350만 명의 영양실조 위험 또한 증가했다.

지난해 홍수로 익사의 위험에 놓였던 아메드 칸(8세, 가명)은 “모든 게 물에 잠겨 죽는 줄만 알았는데, 부모님과 삼촌이 무너지는 벽 밑에 있던 저를 구해 줬다. 두 달 넘게 병원 치료를 받고서 나아졌지만, 지금까지도 두통이 남아 있다. 또 건물이 무너질까 봐 옆에 서 있기 무섭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닭고기와 빵이다. 하지만 홍수가 났을 때 먹을 것이 없어서 배고픈 채로 자러 갔다. 석 달 동안 쌀만 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잉거 애싱은 “홍수로 인해 아동의 가정, 학교,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비롯한 삶의 전반에 큰 피해를 당했다. 여전히 많은 아동이 집 밖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학교 3만 곳이 긴급한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키스탄 아동 수백만 명의 삶을 회복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기후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현재 진행 중인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파키스탄이 수립한 기후 회복력 및 복구 계획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올해 개최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더욱 대담한 책임을 약속할 필요가 있다. 아동의 권리와 목소리, 경험을 우선순위에 두고 기후 위기의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9월부터 파키스탄 홍수 피해 지역의 재건 활동과 회복력 강화를 위해 1,790만 달러, 한화로 약 236억 8천만 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졌으며,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10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4천만 원을 지원했다. 2023년 5월 기준 아동 196,327명을 포함해 총 394,659명을 지원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1919년 전 세계 어린이의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에글렌타인 젭이 창립했다. 에글렌타인 젭은 미션스쿨인 ‘성 베드로 중학교’(St. Peter's Junior School)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중 곳곳의 어린이들이 직면한 빈곤을 보며 교사는 자신의 사명이 아님을 깨닫고, 이후 자선 단체 협회에 참여, 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성 조지 공동묘지에 묻혔으며, 그녀의 비문에는 성경구절인 마태복음 25장 40절의 인용문이 새겨졌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