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 폐지 지속적 촉구… 항소 계획
지난 2020년 워싱턴 D.C.의 낙태 시설 봉쇄와 관련, 연방법을 위반한 낙태 반대 운동가 5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구속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각) 심의를 재개한 배심원단은 낙태 반대 운동가 로렌 핸디(Lauren Handy), 히더 일도니(Heather Idoni), 윌리엄 굿맨(William Goodman), 존 힌쇼(John Hinshaw)및 허브 게라티(Herb Geraghty)에게 페이스법(Freedom of Access to Clinic Entrance Act, FACE Act)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1994년 제정된 페이스법이란 낙태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받으려는 이들을 해치거나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무력을 사용해 위협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법이다.
또 다른 활동가인 조안 앤드류스 벨(Joan Andrews Bell), 조나단 다넬(Jonathan Darnel), 폴렛 할로우(Paulette Harlow), 진 마샬(Jean Marshall), 제이 스미스(Jay Smith) 등도 동일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핸디는 페이스법의 폐지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온 ’진보적반낙태봉기’(PAAU)의 활동가이자 상호 지원 책임자다. 이 단체는 또한 2022년 3월 시험 센터 시설에서 만삭아 5명의 유해와 다른 태아 유해 110구를 회수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핸디의 법적 대리를 맡은 비영리 법무법인 토마스모어소사이어티(Thomas More Society)는 CP에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항소할 뜻을 밝혔다.
토마스모어소사이어티 마틴 캐넌(Martin Cannon) 수석 변호사는 “판결에 실망했다”며 “핸디는 무고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노력으로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낙태를 비판하며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려는 사람들을 기소하고자 하는 바이든 법무부에 맞서 생명을 위해 싸우는 이들을 계속 변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수석 변호사인 스티브 크램튼(Steve Crampton)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페이스법 위반은 ‘폭력’ 범죄로 간주되기 때문에 피고인들은 법정 밖으로 끌려 나가 즉시 수감됐다”며 “진짜 폭력은 낙태 시술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핸디의 동료 중 한 명인 캐롤라인 테일러 스미스(Caroline Taylor Smith) PAAU 전무이사는 CP에 보낸 별도의 성명에서 “단체가 ‘황폐화’됐으나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며 “태아는 구조될 권리가 있다. 낙태는 살인이다. 우리는 이번 결과와 관계없이 연대와 용기를 가지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핸디가 2020년 10월 발생한 워싱턴 수르지클리닉 봉쇄의 주모자라고 주장했다.
사건 보고서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휴대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봉쇄에 관해 전달했고, 일부는 봉쇄에 참여하기 위해 도시 밖에서 왔으며,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고.
봉쇄 당일 핸디는 ‘헤이즐 젠킨스’(Hazel Jenkins)라는 이름으로 예약한 후 진료소로 들어섰다. 진료소 직원이 문을 열자 일부 활동가들이 시설 안으로 몰려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간호사가 발목에 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일행 중 일부는 가구를 옮겨 진료소로 통하는 문을 막았고, 일부는 사슬, 밧줄, 자물쇠를 이용해 사람들이 이동하지 못하게 했다. 진료구역에 남아 있지 않은 이들은 진료소 입구 밖 복도에 서 있었다.
이날 약속 장소에 도착한 한 여성은 재판 도중 “활동가들을 피해 접수처 창문을 통해 올라갔다”고 증언했다. WUSA-9가 8월 17일 보도한 바와 같이, 다음날 증언한 또 다른 환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봉쇄는 경찰이 현장에서 활동가들을 해체하기 전까지 약 3시간 동안 지속됐다.
최근 핸디는 “2013년 낙태 반대 단체인 ‘라이브 액션’(Live Action)이 공개한 비밀 영상을 통해 활동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영상에는 워싱턴-수르기클리닉(Washington-Surgi Clinic)의 낙태 시술자인 체사레 산탄젤로(Cesare Santangelo)가 낙태 후 살아서 태어난 아기를 살리려고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법정에서도 “해당 시설이 범죄 행위에 연루되어 있다고 믿었다”고 증언하며 라이브 액션의 영상을 보여 주려고 시도했으나, 콜라 코텔리(Kollar-Kotely) 판사는 이를 금지하며 영상에 나온 산탄젤로의 말이 잘못 해석됐다고 주장했다.
다섯 명의 활동가에 대한 기소는 낙태 반대 운동 지도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친생명 단체인 SBA 프로라이프 아메리카(SBA Pro-Life America) 마조리에 다넨펠서(Marjorie Dannenfelser) 회장은 성명을 내고 “이 재판 전반에 걸쳐 드러난 극단적인 낙태 찬성 편견(예를 들자면, 배심원단 활동이 허용된, 거대 낙태 단체인 가족계획연맹의 기증자)은 그들이 콜라-코텔리(Kollar-Kotelly) 판사의 법정에서 결코 공정한 심리를 받지 못할 것임을 보여 준다”며 “낙태에 관해 어느 입장에 있든 우리 모두 이것이 잘못된 것이며, 미국적이지 않다는 데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낙태 반대 단체인 ‘컨선드위민포아메리카’(Concerned Women for America)의 페니 낸스(Penny Nance) 대표는 이번 기소는 ‘악의적’이라며 “이번 유죄판결은 낙태 반대 목소리를 위협하기 위한 정치적 권력의 노골적인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녀는 “이는 우리 사법 시스템에 있어서 당혹스러운 일이다. 다섯 명의 진지한 낙태 반대 시위자들은 ‘낙태 반대 운동가들을 범죄자로 여기는’ 위험한 견해를 조장하는 미국 법무부의 악의적 기소의 표적이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