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시 “매주 금요일과 라마단에 자유롭게 ‘아잔’ 허용”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정교분리 위배’ ‘민폐’ 비판 제기되기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  ⓒ유튜브 영상 캡쳐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 ⓒ유튜브 영상 캡쳐

에릭 애덤스(Eric Adams) 뉴욕시장과 에드워드 A. 카반(Edward A. Caban) 뉴욕 경찰국장은 매주 금요일과 라마단 기간에 허가 없이 뉴욕시의 모스크에서 ‘아잔’을 울릴 수 있도록 했다.

아잔(Adhan)은 이슬람에서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로, 매일 5차례 일정한 시각이 되면 담당 무슬림이 종탑 위에 올라가 메카를 향해 기립해 소리 높이 외친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애덤스 시장은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공동체에서 너무 오랫동안 기도에 대한 부름을 확대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새로운 계획을 알렸다.

그는 “오늘 우리는 관료주의를 없애고 모스크와 예배당이 금요일과 라마단 기간에 별도의 허가 없이 자유롭게 아잔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는 무슬림 신앙을 믿는 형제자매들이 뉴욕시에서 자유롭게 신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법에 따라 동등하게 대우받을 것이다. 우리 행정부는 마침내 이 일을 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뉴욕시에서는 확성기나 스테레오와 같은 음향 장치를 사용하려면 허가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계획에 따라 모스크에서는 이제 매주 금요일 오후 12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별도의 허가 없이 기도 시간을 알릴 수 있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일몰 기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에 기념되는 한 달간의 금식과 기도 기간을 의미한다.

브루클린 무슬림 공동체 센터의 이맘 압달라 살렘(Imam Abdallah Salem) 등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무슬림들은 “뉴욕시는 모든 신앙을 가진 이들을 위한 장소”라고 언급한 애덤스의 역사적인 움직임을 기뻐했다.

살렘은 성명에서 “나는 이집트에서 자랐고 평생 아잔을 들었던 사람으로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아잔을 진심으로 그리워했다”며 “이곳 제가 사는 도시에서 다시 들을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아이디얼이슬람스쿨(Ideal Islam School)의 소마이아 페로지(Somaia Ferozi) 교장도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했다.

그러나 뉴욕스타트업랩(New York Startup Lab) 설립자인 레자 쵸드리(Reza Chowdhury)와 같은 일부 무슬림은 이러한 움직임을 ‘광기’라고 부르며 이에 반대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플팻폼에 “이것은 미친 짓이다. 이 나라에는 종교와 국가가 분리돼 있으며, 어떤 정부 기관도 아잔이나 다른 종교 활동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면서 “무슬림으로서 난 뉴욕의 모스크 옆에 사는 사람이 새벽 5시에 기도하라는 소리에 잠을 깨거나 저녁에 막 잠들었던 아이가 다시 깨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사회정책이해연구소(Institute for Social Policy and Understanding) 보고서에 따르면 , 2016년 기준 뉴욕시에는 약 76만 8,767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으며, 이는 뉴욕시 전체 인구 858만 3,000명의 약 8.96%, 뉴욕에 거주하는 무슬림 345만 명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초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미국의 주요 도시 최초로 아잔이 1년 내내 하루 5번 관례적으로 공개적으로 방송되도록 허용했다. 미네소타의 무슬림 인구는 약 20만 명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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