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꾸란 소각 사건 후, 파키스탄 내 기독교 박해 심화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기독교 NGO 이사 “포용과 존중 위해 신성모독법 개혁 필요”

▲파키스탄의 한 가정에서 딸이 문맹인 어머니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있다. ⓒ한국오픈도어

▲파키스탄의 한 가정에서 딸이 문맹인 어머니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있다. ⓒ한국오픈도어

스웨덴에서 꾸란을 불태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난 몇 달 동안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인이 신성모독 혐의를 받는 사건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한 특정 사례에서는 경찰에 제출된 초기정보보고서(FIR)에 스웨덴의 꾸란 소각을 찬양했다는 신성모독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특정 지역의 분노를 가까스로 진압했지만, 기독교인 가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표적으로 삼은 폭도를 막지 못했다”면서 관련 사건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 번째 신성모독 사건은 2023년 6월 30일에 접수됐다. 2023년 6월 28일 사르고다(Sargodha) 슈말리 지구에 거주하는 하룬 샤자드(Haroon Shahzad)는 자신의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희생에 관한 성경구절을 게시했다. 마침 이날은 전 세계 무슬림들이 종교적 열정으로 이둘-아다(Eidul-Ada)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했다.

하산(Hassan), 투아식(Tuasik), 무함마드 임란(Muhammad Imran)은 이 게시물을 읽고 하룬이 이둘-아다를 계기로 무슬림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초기조사보고서를 제출했고, 하룬은 현재 신성모독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6월 30일 파키스탄 형법 295A 및 298항에 따라 하룬에 대한 초기정보보고서가 칸트 사르고다 경찰서에 제출됐다. 그는 처음에는 보석 허가를 받았으나 나중에 취소됐으며, 사건은 아직 법원에 계류 중이다.

2023년 7월 8일 사르고다 펀자브(Sargodha Punjab)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소송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사르고다 출신의 무함마드 아와이스(Muhammad Awais)라는 무슬림 남성이 등록했으며, 그는 사데 사르고다(Sadder Sargodha) 경찰서에 295A 및 298항에 따라 초기조사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는 초기조사보고서에서 기독교인 자키 마시(Zaki Masih)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무슬림에 대한 경멸적인 말을 게시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자키 마시에게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다른 2명과 함께 설득했지만 거부당했으며,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겠다고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그들의 정서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불쾌감을 불러일으켜 충분한 고소 근거로 인용돼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사르고다의 세 번째 신성모독사건은 295A, 295B, 295C 및 298A 조항에 따라 알려지지 않은 이에 대해서도 등록됐다. 이는 파키스탄 공군에서 퇴역한 그린타운 주민 무함마드 압둘가파르(Muhammad Abdulghafar)가 제기한 것으로, 그는 2023년 7월 16일 오전 5시쯤 동료들과 함께 기도를 마치고 모스크에서 돌아오던 중 자신의 경계벽 앞에 신성모독적인 내용이 담긴 작은 팸플릿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 팸플릿에는 (이슬람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에 대한 무례한 내용과 꾸란에 대한 경멸적인 발언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는 계속해서 그 팸플릿이 최근 스웨덴에서 일어난 꾸란 소각 사건도 칭찬했다고 덧붙였다. 고소인은 해당 팸플릿이 무슬림들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이 범인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2023년 8월 25일, 사르고다 카다나(Kadana) 경찰서에 섹션 295 B에 따라 신원 미상의 인물이 네 번째 초기조사보고서에 등록됐다. 이 초기조사보고서에서 신청자(이맘)는 그날 아침 4시 10분에 모스크에 도착했을 때 불에 탄 꾸란 페이지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2023년 8월 16일, 파이살라바드(Jaranwala)시의 기독교 지역에서 무슬림 폭도에 의해 최소 25개의 교회와 120채의 가옥이 불에 탔다. 이 지역의 기독교 주민들 대부분은 약 3천 명의 무슬림 폭도가 거리에 범람하고 파괴를 일으키기 시작하자 두려움에 떨며 집을 떠났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인 해당 지역의 경찰 부국장 역시 사람들이 반대하자 대피했다고 한다. 이 폭도의 공격은 신성모독 혐의로 자란왈라(Jaranwala)에서 두 명의 기독교 형제인 라자 아미르(Raja Amir)와 로키(Rocky)를 체포한 이후 발생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약 200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펀자브 정부는 일부 교회를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총리는 이 문제에 개입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보장했다. 영향을 받은 일부 가족은 각각 200만 루피(약 857만 250원)의 수표를 받았다. 더욱이 교회, NGO, 심지어 무슬림 공동체 구성원들까지 영향을 받은 기독교 가족의 신속한 재활을 돕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자란왈라(Jaranwala)에서 방화와 약탈이 발생한 지 불과 4일 후인 2023년 8월 20일, 신성모독 혐의에 대한 사건이 사히왈(Sahiwal)에서 발생했다. 27세의 기독교인 에산 샨 마시(Ehsaan Shan Masih)가 8월 16일 자란왈라에서 신성모독적인 이미지가 포함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86/9-L 마을에 긴장이 고조됐고, 무슬림들의 공격을 촉발했다. 295A 및 B항에 따른 파키스탄 형법 및 반테러법 1997조항에 따른 혐의가 데라 라힘 사히왈(Dera Rahim Sahiwal)에 등록됐다.

다음 날 마디나 타운 파이살라바드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꾸란의 일부 페이지가 기독교인의 집 주변에서 발견됐는데, 나중에 이웃 무슬림 가족이 인정한 것은 그들이 말리려던 꾸란의 젖은 페이지가 지붕에서 기독교인 가족의 집 위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에 사는 기독교인 가족들은 두려움에 떨며 밤을 지새웠고, 일부는 폭력을 두려워하여 집을 떠나기까지 했다.

보다 최근인 2023년 8월 24일, 라왈핀디 두크 사이단(Rawalpindi Dhook Saidan)에서 가족 분쟁이 신성모독 사건으로 바뀌었다. 피고인의 삼촌 중 한 명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그의 조카를 신성모독죄로 고발해 재산을 빼앗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기민하게 처리했지만, 소문이 퍼지고 인근 기독교인의 안녕을 위협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2023년 8월 25일 금요일, 카수르시 모치푸라 지역에서 또 다른 거짓 신성모독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5일 전 한 기독교 환경미화원 가족이 모치푸라에 집을 임대했다. 무슬림 가족의 집을 청소하는 동안 꾸란의 일부 서류를 모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그 결과 기독교 환경미화원과 그 가족은 즉시 집을 떠나 도주했다.

이슬람 성직자들이 모스크 확성기를 통해 메시지를 방송해 해당 지역의 무슬림들에게 집에서 나와 기독교인의 집을 공격할 것을 촉구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역 기독교 공동체는 즉시 경찰에 연락했고, 경찰은 도착해 상황을 진정시켰다. 폭도는 결국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해산됐다.

경찰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여전히 공포감이 남아있는 상태다. 자란왈라에서 발생한 사건은 그 영향을 받아 많은 주민들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이러한 사건을 고려해 모치푸라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생명과 가족을 보호해 줄 것을 상급 당국에 호소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에서 발생한 코란 소각 사건 이후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가 급증하면서 폭도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기독교 NGO ‘법률 및 정착 지원센터’(CLAAS-PK) 나지르 사에드(Nasir Saeed) 이사는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성명을 내고 “현재 파키스탄 전역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근거 없는 신성모독 혐의로 촉발된 보복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이들이 경험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수 년간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므로, 정부가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필요한 개혁을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에드 이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파키스탄이 비준한 인권 협약과 대조된다. 국제사회는 수 년간 이러한 법률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한 때 가라앉았던 시민사회는 다시 목소리를 내며 이 오랜 문제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기독교인과 기타 소수민족에 대한 신성모독법의 지속적인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 파키스탄 정부의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수단을 통해 기독교 공동체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우려를 해결함으로써 파키스탄은 소수민족의 권리와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신성모독법의 오용은 파키스탄의 소수민족에 대한 처우를 세계에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고 국가 내 종교적 조화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신성모독법은 즉각적인 관심을 요구하며, 이 법안의 개혁은 모든 종교 공동체에 대한 포용성과 존중을 키우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