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표현 ‘무죄’ 핀란드 기독 정치인, 항소심 심의 후 “희망적”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표현·종교의 자유에 있어 유럽 전역에 영향 미칠 판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페이비 래세넨 의원.  ⓒ국제 자유수호연맹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페이비 래세넨 의원. ⓒ국제 자유수호연맹

핀란드 기독 정치인 페이비 래세넨(Päivi Räsänen)이 두 번째 재판을 받은 후,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가 기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핀란드의 래세넨 전 내무장관 및 전 기독민주당 의장은 2019년 트윗과 라디오 토론, 2004년 팸플릿을 통해 결혼에 대한 성경적인 견해를 밝힌 이후 기소됐다.

그녀는 복음주의 루터파 교회가 성소수자 행사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성애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 상기시키고자 자신의 SNS에 관련 성구를 올렸다가 3차례 경찰 조사를 받고 ‘증오 발언’ 혐의로 기소됐다. 핀란드 검찰은 해당 행위를 ‘경멸적이고 차별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헬싱키지방법원은 2022년 “성경적 개념을 해석하는 것은 법원의 역할이 아니”라고 만장일치로 판결해, 모든 ‘증오 발언’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내렸다. 이에 핀란드 검찰은 곧바로 항소했다. 

최근 헬싱키 항소법원에서 이틀간 열린 심리에서 검찰은 “사실 여부가 아니라 모욕적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종교의 외적인 표현에 있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성경을 인용할 수는 있으나, 성경구절에 대한 그녀의 해석과 의견은 범죄의 혐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래세넨 의원은 그녀가 작성한 팸플릿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증오심 표현’ 혐의로 기소된 요하나 포욜라(Juhana Pohjola) 주교와 함께 재판을 받았다.

포욜라 주교는 법정에서 “죄악을 규탄하는 것은 사람의 가치와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검찰은 기독교적 이해와 완전히 반대되는 이해를 전파하고 있다. 죄를 규탄하는 것은 개인의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발언했다.

이어 “종교의 자유란 누군가가 불쾌하다고 생각할지라도 기독교 메시지를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듣지 않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재판을 마친 후, 래세넨은 “이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판결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그리고 핀란드에 대한 매우 중요한 것이며, 유럽 전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그녀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국제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 International)의 폴 콜먼(Paul Coleman) 전무이사는 “페이비 의원에 대한 주 검찰 조사의 요점은 ‘그녀가 자신의 신념을 철회할 것인가?’였고, 대답은 ‘아니오’였다. 그녀는 신앙의 가르침과 이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지 종교적 신념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을 혹독한 형사 재판에 끌고 가는 것은 민주주의와 ‘진보’의 지표가 아니”라며 “우리는 계속 그녀의 편에 서서 성경적 가르침을 표현하는 것이 핀란드에서 실제로 범죄인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법원은 오는 11월 30일까지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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