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파행은 이권 카르텔이 원인… ‘실패 백서’ 남겨야”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샬롬나비 논평 발표

전·현 정부, 중앙·지방, 여야 모두 책임
전북도와 조직위 무사안일 인재(人災)
감사원의 철저한 감시, 책임 추궁해야
정치인 포퓰리즘, 지자체 이권의 산물

▲지난 8월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참가자들 모습. ⓒ독자 제공

▲지난 8월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참가자들 모습. ⓒ독자 제공

▲잼버리 대회에서 환자들이 대기하는 모습. ⓒ예수병원

▲잼버리 대회에서 환자들이 대기하는 모습. ⓒ예수병원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 조직위와 부적절한 예산 집행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와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며 ‘실패 백서’를 남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북도의 이권 카르텔’을 지적하기도 했다.

샬롬나비는 4일 논평에서 “어느 개인이나 한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지자체·정치권의 무책임과 무능, 무사안일이 겹치고 겹쳐 중앙·지방 행정을 작동 불능에 빠트린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었다”며 “전·현 정부, 중앙·지방 정부, 여야는 그 어디도 파행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먼저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의 근본 원인은 정치적 동기와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부지 선정’의 문제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했다. 이들은 “사실상 잼버리보다는 잼버리를 구실로 전북도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적 목적과 전북도의 지역이기주의에 잼버리 행사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이어 “잼버리 시설과 환경의 문제는 전북도와 조직위의 무사안일과 무능에 따른 인재(人災)다”라며 “그 전에 이미 여러 번 이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해야 했음에도 이를 방관한 전북도와 조직위의 준비태세와 운영능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이런 기본적인 시설조차 준비하지 않은 것은 조직위가 전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잼버리 예산 1,171억 원 중엔 국비 302억 원과 지방비 418억 원 등 세금이 72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납세자로서 국민들은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권리가 있다. 이에 대한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와 그에 따른 책임추궁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지역 정치인들의 포퓰리즘과 무능하고 부패한 지자체의 예산 낭비와 이권 나눠 먹기라는 한국 지방자치제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었다고 지적한다”며 “지방자치시대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문제, 지방자치제 자체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전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는 대조적으로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은 유치 주체인 전북도의 이권 카르텔에 원인이 있다”, “중앙정부의 긴급 대응, 기업, 시민, 지자체와 교회의 지원으로 잼버리 대회는 마무리되었으나 운영 파행은 국가 시스템 파산으로 철저한 감사에 의한 ‘실패 백서’를 남겨야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방만한 잼버리 조직위와 부적절한 예산 집행은 감사원의 감사와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
잼버리의 부실한 시설과 운영 파행은 국가 시스템 파산으로 철저한 감사에 의한 ‘실패 백서’ 남겨야한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달 8월 전북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파행은 선진국 반열이 올랐다고 자부한 대한민국 ‘국가의 실패’였다. 어느 개인이나 한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지자체·정치권의 무책임과 무능, 무사안일이 겹치고 겹쳐 중앙·지방 행정을 작동 불능에 빠트린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었다. G7의 8번째 회원국이 되겠다고 나선 대한민국에서 전형적인 후진국형 행정 파탄이 빚어졌다.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이 대형 사태에서 전·현 정부, 중앙·지방 정부, 여야는 그 어디도 파행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잼버리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주최하여 4년마다 열리는 세계적인 청소년 행사로, 2023년 8월1-12일 대한민국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서 열린 대회에는 159개국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3만여 명과 지도자 등 총 4만 3225명이 참가했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시작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그야말로 지구촌 청소년들의 꿈의 무대이다.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잼버리 대회 참가비 마련을 위해 오랜 시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면서 이 대회 참가를 열망한다. 그것은 이 잼버리 대회를 통하여 글로벌 친구들을 사귀는 등 일생일대의 환상적인 경험을 꿈꾸기 때문이다.

잼버리는 개최국의 품격이 달린 국제행사이지만 이번 전 세계에서 온 청소년 4만여 명이 참가한 새만금 잼버리는 세계적인 국제행사로서 잼버리 야영장의 모습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후진적이고 낙후한 모습을 세계에 보여줌으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이미지에 큰 손실을 입혔다. 폭염 대응은 물론 기본시설, 식사, 의료 등 모든 부문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간척지에 설치된 야영장은 장맛비에 배수가 되지 않아 차 바퀴가 빠질 정도의 진흙탕으로 변했고, 참가자들은 물웅덩이 위에 텐트를 쳐야 했다. 평균 기온이 35도 이상 되는 폭염 가운데서도 녹지나 나무 그늘도 제대로 없어 온열질환자가 속출했을 뿐만 아니라 제공된 급식에서는 곰팡이가 핀 계란이 제공되는 등으로 인해 참가자들은 식중독과 위장장애를 호소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턱없이 부족한 샤워시설과 비위생적 화장실은 그나마 청소나 방역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러한 열악한 환경(4만 3천명 야영 잼버리에 354개 화장실 설치, 화장실 하나에 110명이 사용해야 하는 파행 단초 제공, 2019년 미국 잼버리는 화장실 2700개 설치)에 마침내 미국과 영국의 대원들이 조기 철수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에 중앙정부의 긴급 대응, 시민, 지자체와 교회가 지원에 나서 파행을 면하고 K팝 공연으로 운영 불실을 잠재우고 끝났다.
BTS(방탄소년단)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가 끌어올린 국격을 기성세대인 잼버리 조직위가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주변의 긴급 지원으로 잼브리 행사는 최악을 피했지만 지자체 행정의 많은 문제를 노정시켰다. 새만금 잼브리 대회운영 파행에 대해 샬롬나비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새만금 잼버리 대회 파행의 근본 원인은 정치적 동기와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부지 선정'의 문제에서부터 비롯된다.
잼버리 부지 선정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그 동기가 순수하지 않은 데 있다. 새만금 안에도 이미 매립을 마친지 오래되어 나무와 숲이 있는 괜찮은 장소가 있음에도 굳이 용도까지 바꾸면서 대회 장소로 아직 염분이 빠지지 않아 나무가 없고 배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뻘밭 지역을 부지로 선정한 것은 전북도와 지역 정치인(국회의원)들의 강력한 희망이 반영된 결과이다. 2017년 새만금이 잼버리 장소로 결정되기 전부터 새만금 지역의 이러한 뻘밭이 갖는 문제는 충분히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이 지역을 선정한 것은 사실상 잼버리보다는 잼버리를 구실로 전북도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적 목적과 전북도의 지역이기주의에 잼버리 행사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017년 11월 전북도 의회 회의록에 기록된 “항만·철도·공항 등 인프라 구성을 빨리하기 위한 명분을 의(정부)에 줘서 예산을 빨리 빼내려고 새만금에 잼버리를 유치한 것 아니겠나”라는 한 의원의 발언은 이러한 정치적 목적과 지역이기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준다. 원래 갯벌이던 잼버리 장소는 잼버리 이후 농지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애초에 장소 선정의 동기가 잼버리의 성공이 아니라 잼버리를 구실로 농지기금을 끌어와 갯벌을 농지로 바꾸기 위함이 목적이었음을 또한 보여준다. 이러한 농지기금은 결과적으로 지역 토건자본의 이익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권 카르텔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처럼 잼버리 자체보다는 새만금 공항 건설 등 새만금 개발과 갯벌을 농지로 바꾸고자 하는 전북도의 지역이기주의와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적 이해에 맞추어 새만금이 이용되었다는 것과, 그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고도 장소의 문제로 인해 잼버리가 파행으로 치닫게 되었다는 데 있다. 이는 이전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잼버리와 비교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일본에서의 잼버리 또한 새만금과 같은 간척지에서 열렸지만, 장소가 가지는 특별한 문제 없이 새만금 잼버리 예산의 1/3 수준에서도 잘 치루어졌다.

2. 잼버리 시설과 환경의 문제는 전북도와 조직위의 무사안일과 무능에 따른 인재(人災)다.
새만금 잼버리가 열린 지역은 평균 기온이 35도 이상이고 습도가 높으며 비만 오면 자동차 바퀴도 빠질 정도의 뻘밭이 되는 곳이다. 2016년 전북도의 의뢰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작성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는 새만금에서 잼버리가 개최될 때 그 기간에 있을 폭염과 장마 태풍 등의 영향을 고려해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적시되었다. 2017년 새만금 잼버리가 공식 결정되기 전부터 새만금을 둘러싼 이러한 환경과 관련한 잠재적 문제는 이미 예상되었던 것이다. 한편 2019년 미국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에 출장 다녀온 농림수산축산부, 여성가족부, 새만금개발청 등 정부 각 부처의 보고서에서도 수목 식재와 그늘막 설치의 필요성, 화장실의 위생과 소모품 문제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 등 4년 뒤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제언들이 담겼다. 그런데도 전북도와 조직위는 2018년 잼버리 유치활동 결과 보고서의 "새만금은 더는 물에 잠긴 곳이 아니고 산, 들, 초원이 있는 광활한 대지에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안전한 곳"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실상은 무더위에 나무 그늘 하나 없이 비만 오면 습지로 변하여 훈증이 올라오고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잼버리를 개최하였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배수시설과 더불어 그늘막이나 커튼 등의 방열장치나 냉방 시설을 확보하지 않았으며, 벌레 물림에 대비한 의약품과 의료 인력 또한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회 초기부터 온열질환으로 인한 환자만 해도 1,000명 이상이 발생하는 혼란이 벌어졌다. 더 큰 문제는 화장실과 샤워시설로, 그 숫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시설 자체도 열악하였고 거기에 더해 청소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위생적으로 더럽고 악취가 진동하였다. 이는 영국과 미국이 자국 대원들을 불과 입영 사흘만에 새만금에서 철수하게 한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급기야 새만금 잼버리가 파행될 위기를 맞자 마침내 대통령의 긴급한 지시가 있었고 그에 따라 총리가 지휘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으로 냉방시설과 쉼터 그리고 의료인력과 화장실 샤워시설 등의 환경적 문제는 빠르게 해결되었다. 이로 볼 때 그 전에 이미 여러 번 이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해야 했음에도 이를 방관한 전북도와 조직위의 준비태세와 운영능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번 새만금 사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였음을 보여준다. 역사상 어느 잼버리 대회보다도 많은, 일본 야마구치현 잼버리의 380억원에 비해 3배나 많은 1,171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이런 기본적인 시설조차 준비하지 않은 것은 조직위가 전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이유다.

3. 방만한 잼버리 조직위와 부적절한 예산 집행은 감사원의 감사와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
언론들은 “이번 새만금 잼버리 사태에서 보인 전북 지자체와 지역기반 정치인(국회의원)들의 역량은 일개 여가부 장관의 복지부동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대한민국 어느 지자체도 기본적으로 해내야 하는 수준 이하를 보여주었다”고 개탄한다. “화장실과 식사 및 수돗물과 같은 많은 준비가 필요 없는 것조차 미흡한 채 행사에 배정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시설과 환경개선보다는 비대한 행정조직 운영을 위한 인건비에 사용되었고, 심지어 예산의 상당 부분이 관련 공무원과 주최 측의 호화로운 해외여행에 사용되었다”는 언론의 보도는 잼버리 예산이 부적절하게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2018년에는 5명의 공무원이 8일간 스위스 루체른과 인터라켄,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네치아를 여행했는데, 이들 네 도시 중 어느 곳도 스카우트 잼버리를 개최한 경험이 없다. 조직위가 밝힌 내역에 따르면 야영장 조성에 들어간 돈은 130억원이다.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 조성에 205억원, 강제 배수 시설에 30억원 등 간접 비용까지 합치면 395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조직위는 이 밖에도 급식과 식당 운영에 121억원, 그늘막 구입에 5억4,000만원, 방역 시설 완비와 해충 기피제 구비에 7억6,000만원, 분뇨 처리 시설 등에 11억원 등 656억원을 추가로 썼다며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은 물웅덩이에 텐트를 쳐야 했고 썩은 달걀을 급식으로 받았으며 온열질환자와 벌레물림으로 인한 환자들의 대량 발생과 부족한 의료진 그리고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샤워시설들로 대회 초반부터 큰 혼란이 야기되었다. 이는 돈이 적합하게 쓰이지 않은 것에 대한 방증이다. 잼버리 사무국 조직위는 각종 실무팀만 30개로 총인원이 117명이고, 여기에 정부지원위(30명), 실무위원회(19명), 조직위(152명), 집행위(21명)까지 더해져 비대한 행정 조직을 운영했다. 그럼에도 대회 불참 국가의 현황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무능함이 드러났다. 이러한 방만한 조직을 운영 유지하는 데에만 84억원이 추가로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새만금 조직위의 방만한 운영과 예산의 부적절한 사용의 문제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새만금 잼버리 예산 1,171억 원 중엔 국비 302억 원과 지방비 418억 원 등 세금이 72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납세자로서 국민들은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권리가 있다. 이에 대한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와 그에 따른 책임추궁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4. 지방자치시대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문제, 지방자치제 자체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지역 정치인들의 포퓰리즘과 무능하고 부패한 지자체의 예산 낭비와 이권 나눠 먹기라는 한국 지방자치제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었다고 지적한다. “지방자치의 혜택과 권리는 지방이 누리면서, 정작 문제가 터지면 책임과 해결을 중앙정부에 넘기는 무책임한 편의주의”가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문제 관련하여 잼버리 대회를 유치한 주체는 결국 전북도이기 때문에 비록 중앙정부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전북도의 책임이 더 크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유리할 땐 ‘우리가 하는 것’이라 하고, 불리할 때는 중앙정부를 탓하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방정부가 자립과 내실 있는 발전보다 중앙 권력의 지원과 예산을 어떻게든 따내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지방의 정치가 서울의 정치 권력에 더 종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갖가지 전시성 사업, 선심성 축제와 행사들을 마구 남발하는 것과 극심한 예산 낭비의 실상을 잘 드러내어 주었다.

5.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전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는 대조적으로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은 유치 주체인 전북도의 이권 카르텔에 원인이 있다. 척결되어야 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2023년 4월1일 개장 이래 반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벌써 6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고 한다. 가히 초대박 흥행이라 평가받고 있다. 국제박람회를 가장 모범적 개최하고 있는 전남 순천은 도시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서 새만금 잼버리는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로 운영되는 지방자치제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예이다. 이런 점에서 지자체들의 경쟁적이고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와 관련하여 적절한 제한을 두는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시행된 지 30년 넘은 이 시점에 지방자치제도 그 자체에 대한 심사숙고와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금의 지방자치제의 현실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지역 토호세력과 지역 정치인들 그리고 지방정부가 함께 이권 카르텔을 형성하여 중앙 정부 예산을 최대한 끌어와 나눠 먹고 포퓰리즘적인 유치한 사업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행태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지금의 지방자치제는 기초지자체까지 내려가 있지만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저조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적절한 견제와 감시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지방자치제는 결국 지방 토호세력의 이권 수단이 되거나 지역 정치인들이 견제받지 않는 ‘중간 권력’을 손쉽게 쥐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이러한 지방자치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방자치제가 국민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적절한 견제와 감시를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6. 중앙정부의 긴급 대응, 기업, 시민, 지자체와 교회의 지원으로 잼버리 대회는 마무리되었으나 운영 파행은 국가 시스템 파산으로 철저한 감사에 의한 ‘실패 백서’를 남겨야한다.
잼버리 대회가 초기부터 파행에 이르자 대통령과 총리를 위시하여 정부차원에서 긴급 대응에 나섰다. 새만금을 떠나 전국 각 지역의 숙박시설로 흩어진 잼버리 대원들에게 쏟아진 기업, 학교, 지자체, 시민들의 자발적인 선심에 힘입은 문화 체험, 교회의 지원 등이 이어졌다. “새만금 잼버리”가 그나마 “코리아 잼버리”(K잼버리)로 마무리 됨으로 가까스로 파행은 면했다. 감사원이 잼버리 파행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대회 유치 단계부터 준비 과정, 대회 운영, 폐영까지 대회 전반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32년 전 고성 잼버리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대한민국이 왜 이번 대회에선 국가적인 망신을 보였는지 낱낱이 파헤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감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한 뒤 국가 시스템 전반에 관한 ‘실패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는 이러한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2023년 9월 4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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