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청회서 찬반 양측 뜨거운 논쟁
서울 여의도와 각 지역 교육청 앞에서 ‘교권 회복’을 위한 대규모 교사 집회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가 5일 위원회 회의실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찬반 양측은 시종 뜨겁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이날 서울시의회 이승미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서울특별시의회 회의 규칙 제59조 제1항 규정에 따르면, 위원회는 중요한 안건이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위원회의 의결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이에 따라 서울시 의장님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조례안 심의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은 지난 2021년 12월 28일 지방자치법 제22조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폐지 청구됐고, 서명인 64,374명의 유효성 검증 이후 2023년 2월 14일 서울시의회 의장이 정식으로 수리 청구했다. 이후 동년 3월 15일 서울시의회 의장이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발의해 저희 교육위원회에 회부, 지난 7월 3일 동 조례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를 해 공청회 개최를 의결, 공청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청회에는 육진경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 대표,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김영준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 우필호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회원,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찬반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폐지 반대측: 학인조, UN아동권리협약과 배치 안 돼
폭력 감소와 학생 의견 존중 등은 획기적으로 개선돼
이 위원장은 우필호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첫 번째 발언권을 줬다. 우 옹호관은 “세계 역사적으로 아동·학생은 부모·교육당국·국가의 보호나 통제를 받아야 되는 대상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1989년 UN 차원에서 오랜 논의 끝에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을 채택했고, 아동이 단순히 보호 통제의 대상이 아닌 능동 권리의 소유자 및 행사자로 인정했다. UN아동권리위원회는 일반 논평을 통해 학교 규율을 정함에 있어 아동권리협약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우리 헌법재판소와 법원 또한 아동을 하나의 독자적 인격체를 봤다”며 “당연히 학생은 미성년자로 민법, 형법, 아동복지법상 책임 능력, 행위 능력에 있어 제한이 있고, 학생인권조례는 이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가 6개 교육청에서 시행돼 왔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인권조례가 존치되고 발전돼 나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학생인권조례는 존치돼야 한다. 성과를 양적으로 평가하기 힘들겠지만, 서울시 교육청이 학생인권 실태 조사를 한 바 체벌 및 언어 폭력 경험 감소, 학생 의견 반영 존중, 두발 자유화 보장 등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왔다. 또 초·중·고 70% 이상의 학생이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인권에 기여했다고 답했고, 1,400여 건의 권리 구제 신청에 처리를 해 왔다. 학생인권조례 소송에서 법원은 적법성을 인정했다고 본다”고 했다.
폐지 찬성측: 지하 처박힌 교권… ‘잠재적 가해자’ 돼
교육청 연수서 가르치는 인권, 보편적·천부 인권 아냐
이어 발언한 육진경 대표는 “교사는 안녕하지 못하다. 교권이 땅에 떨어지다 못해 지하로 처박혀 숨쉬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27일 서울시교육청 최지혜 인권 조사관에게 ‘교사에게 인권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교사에게는 인권이 없다. 학생 인권만 있다’고 답했다. 제가 경험한 학생인권센터, 학생인권조사관, 학생인권옹호관은 그냥 교사를 잡는 사람들이었다. 제가 당해봤다. 저는 안 죽고 살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고통당했다. 제가 여론과 언론에 보도하지 않고 변호사 분들이 협조해 주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다. 이게 교사를 대하는 태도”라고 호소했다.
또 육 대표는 실질적인 교육 현장에 대해 “교사는 학생에게 욕을 먹는다. 그 정도로 교사는 화내지 않는다. 아이들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끼리 싸워도 말리지 못한다. 아이들의 손을 잡는 순간 제가 아이들 인권을 침해한다고 한다. 싸워도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힘센 남학생한테 말려 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여기에 무슨 교권이 있나. 해마다 2월이면 교육청에서 교사와 학부모에게 ‘교사 신고하라’는 번호가 수두룩하게 적힌 ‘인권 친화 학교 조성 공문’을 보낸다.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즉시 신고한다”고 했다.
육 대표는 “학생인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인권이 아니다. 2018년 서울시 교육청 직무연수에서 들은 내용이다. 책자도 가지고 있다. 레닌의 말을 빌려 ‘인권은 자연법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전체 구조에서만 존재한다’고 했다. 그리고 서울시 교육청 강사는 ‘강자와 약자로 나뉘는 인권’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는 그것은 인권이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했더니, 그는 제게 비아냥거리며 인권을 모른다고 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생인권조례에서 말하는 인권은 천부인권, 보편적 인권이 아니다. 계급인권, 투쟁인권, 상대적 인권이다. 서울시 교육청 강사는 ‘여성 인권은 있고 남성 인권은 없다. 성소수자 인권은 있고 성다수자 인권은 없다’고, ‘약자에게만 인권이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약자로 보고, 선생을 잠재적 가해자로 본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아까 인권옹호관이 1,400여 건 권리 구제를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징계와 주의와 인권 교육을 받는 대상이 다 교사다. 저도 징계를 받았다. 제가 무슨 인권 침해를 했느냐고 물었을 때, 사안을 조사 중이라는 답을 들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교사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이게 학생인권조례”라고 말했다.
“법원·헌재·인권위서 이미 인정” vs “미성년자 권리 제한하는 다른 법령과 충돌”
김영준 변호사는 “학생인권옹호관으로 2019년 3월부터 2023년까지 재직했다.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 사유에 대해 이미 소송이 4건 정도 있었다. 법원 판결, 헌법재판소의 결정,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의하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의 주민 청구는 인정되기 힘들다는 것이 저의 의견”이라고 했다.
지영준 변호사는 “전라북도 송경진 교사 사망 사건 이후 학생인권조례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소송 중 3건을 제가 맡아 진행했다”며 “육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학생들은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기에, 헌법상 기본권 행사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 그러므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면, 미성년자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부모들의 부양권을 보장하는 다른 법령과 충돌된다. 특히 아동권리에 관한 협약은 미성년자로서 지위로 인해 보호조치를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학생인권조례가 다른 법령의 권리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면 불필요한 것이다. 행정의 입법활동의 규제를 제시하는 행정기본법 38조 2항 2호와도 배치된다”고 했다.
지 변호사는 “특히 학생인권조례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이 인권·자기결정권을 주장하며 교권에 도전하는 것 외에 교사는 조사·징계위원회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교사를 징계하기 위해서는 학생 인권의 범위가 명확하게 예견 가능해야 한다. 이에 대해 초등법은 보호의 주체와 범위, 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헌법과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학생인권이라고 돼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권리, 의무, 벌칙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서 상위 법령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며 “결론적으로 학생인권조례는 지방자치법 제28조에 반한다. 학생인권조례는 나이, 임신, 출산 등을 차별 금지를 열거하며 기본권 행사 능력이 있는 것처럼 부추긴다. 이는 부모의 자녀교육권·보호양육권을 침해하기에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학생인권조례의 문제 아냐… 성별 이분법 강요도 인권 침해” vs
“모든 성적 지향이 인권이라는 학생인권조례, 윤리 말 못하게 해”
여미애 학부모는 “삼가 유명을 달리하신 교육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 학생 인권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것이 학생 인권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지금 일어나는 문제는 학생인권조례가 아니라 아동학대범죄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악용되며 발생하는 것이 많다. 악성 민원, 공교육 붕괴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에게 인권 교육을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여 학부모는 “교육부가 내놓아야 할 것은 학생 인권 조례가 아니라 교육활동 침해로 이뤄지는 정서 행동 위기 학생에 대한 지원 대책이어야 한다. 학생 인권 강화 정책의 지나친 정치화가 진행된다고 생각한다”며 “제 아이의 성적 지향을 미리 재단하고 싶지 않다. 사회가 미리 성적 지향을 결정해선 안 된다. 자기결정권의 문제다. 성별 이분법을 강요하고 결정짓게 하는 것 자체가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지연 대표는 “저희 협회 주목적 사업이 청소년 에이즈 예방이다. 많은 청년들이 와서 상담하고 있다. 육진경 선생님이 고발된 이유를 아는가? 국어 시간에 ‘동성연애와 에이즈의 관련성’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자료를 말씀했다. 그걸 듣고 학생이 학생인권조례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고발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2018년 3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에게 ‘동성애·이성애·양성애·바이섹슈얼이 성적 지향이면, 다자성애는 뭐냐?’고 묻자 그는 이도 ‘성적지향’이라고 답했고, ‘수간·근친성애·소아성애에 대해 성적 지향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답을 하지 않았다. 해외는 소아성애도 인정해 달라는 단체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미국 APA가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 그래서 성적 지향은 많은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에이즈에 걸린 분을 상담하고 후원하는 입장에서 모든 성적 지향을 인권이라 말할 때 얼마나 위험해지는지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모든 성적 지향이 인권이라고 말하는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밀지 못하게 하는데, 모든 성적 지향이 동일한 안전성을 주지 않는다. 해외 질병관리본부는 놀라운 통계를 내고 있다. 동성 성적 지향을 가진 분은 일찍 사망한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는 항문암에 1,700% 더 많이 걸린다. 암 지도를 좌지우지 하는 것이 동성 간의 성적지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성 간 성행위와 동성 간 성행위가 철저하게 다르다고 규명하고 있다. WHO 홈페이지는 A형 간염이 주로 퀴어 축제 때 전파되는데, 17개국 조사 결과 예외가 없었다고 한다. 에이즈는 더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도 인정했다. 자료가 너무나 많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