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문가들, 인도 폭력 선동과 정부 부적절 대응 우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소수자에 대한 폭력 합법화 위해 대테러 조치 오용”

▲마니푸르주에서 불에 탄 성경책들이 발견됐다.  ⓒ오픈도어

▲마니푸르주에서 불에 탄 성경책들이 발견됐다. ⓒ오픈도어

유엔 전문가들이 100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잃은 인도 마니푸르주 폭력 사태에 대해 경고했다.

이들은 대부분 힌두교인인 메이테이족 공동체와 대부분 기독교인인 쿠키족 공동체에 수 개월간 민족종교적 폭력이 발생한 이후 인도 내 ‘부적절한 인도주의적 대응’과 악화된 종교 및 소수민족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유엔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 특별보고관’ 나질라 가네아(Nazila Ghanea)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성명을 통해 인도 북동부주에서 자행되는 성폭력, 가택 파괴, 초법적 살인, 고문에 대해 규탄했다. 이들은 특히 쿠키족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에 대해 특별한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서는 “우리는 수백 명의 여성과 모든 연령대의 소녀, 주로 소수민족인 쿠키족을 대상으로 한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보고와 이미지에 경악했다. 폭력 혐의에는 집단 강간, 거리에서 벌거벗은 여성 연행, 사망을 초래하는 심한 구타 등도 포함된다. 그리고 사람을 산 채로 불태우거나 죽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키 소수민족, 특히 여성에게 인종적·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가하는 잔혹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혐오적 발언이, 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특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수민족과 소수종교인들에 대한 폭력과 탄압 행위를 합법화하기 위해 대테러 조치를 오용하고 있다는 보고에 더욱 경각심을 느낀다”고 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에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피해자들에게 구제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마니푸르에서 신체적·성적 폭력과 증오심 표현을 근절하기 위해, 법 집행 기관을 포함한 인도 정부의 명백히 느리고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마니푸르에서는 최소 16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 중 대부분은 쿠키족이었다.

전 세계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Open Doors)는 이번 폭력사태로 인해 12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사망하고 5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약 4,500개의 기독교 건물과 기독교인 가옥, 약 400개의 교회가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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