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오히려 새 힘 얻었다” 北 성도의 고백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모퉁이돌선교회, 편지 원본 공개

북한 지하교회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해방 전부터 믿음을 지킨 성도들이, 공산화되면서 지하로 숨어 들어가 후손들에게 신앙의 유업을 물려 준 그루터기 교회가 한 형태다.

또 다른 형태는 1990년대에 몰아닥친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해, 식량을 구하러 중국에 대거 쏟아져 나왔다가 교회와 선교사를 만나 복음을 듣고 돌아간 사람들이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을 전도해서 모인 믿음의 공동체다.

북한 사역 단체인 모퉁이돌선교회는 “이들이 현지 일꾼들과 사역자들에게 보낸 편지가 많다. 고난과 핍박 중에도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예배를 사모하는 간절함으로 신앙고백을 담아 보낸 편지들이다. 그동안 성도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실을 수 없었는데,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하길 원하여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공개해도 무방한 몇 통의 편지를 원본 그대로 나누고자 한다”며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모퉁이돌선교회가 공개한 편지 원본.

▲모퉁이돌선교회가 공개한 편지 원본.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조국으로 나간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예수님을 부인하고 세상 길로 가기를 몇 번, 그래도 아버지는 저를 자녀로 한번 잡은 손 놓지 않고 끝래는 저의 걸음을 북한으로 이끌어 가시였습니다.

하지만 동역자 한 분 없이 혼자서 어둠을 헤치자니 점점 지치고 아버지를 찾으며 기도하고 싶어도 못하고 찬양도 못 불러 너무너무 숨막힌 날들이였습니다.

어떤 때는 아버지가 나를 떠난 게 아닐까. 내가 언제면 아버지를 부르며 마음껏 울어볼까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거기에 감옥에까지 가게 되여 너무 절망이였습니다. 그 감옥에서 아버지는 저에게 믿음의 자녀들을 보여주셨습니다. 혹독한 핍박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또 기도드려서 끝내 그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한 자매님의 모습. 비록 감옥에 왔어도 아버지의 빛을 발하여 곁에 사람들에게 높임을 받고 생활하는 자매님의 모습들을 보여주셨습니다.

OOO이라는 녀자가 하나님을 믿는 신자라는 것과 그가 영양실조에 걸려 다 죽게 되였을 때 내놓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고 그는 그후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습니다.

보안원들의 핍박과 반 단련생들의 고립 속에서도 그는 했습니다.

눈물 어린 투쟁 끝에 끝내 그가 승리하였습니다.

그 눈물겨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의 나약했던 신앙을 돌이켜 보게 되였고 이 땅에서 복음 전파는 전혀 생소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성경책을 보았다는 죄로 온 한 여성도 아직 인간 지옥 속에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찾은 것이 죄가 되여 인간 세상에서도 지옥으로 불리우는 그 속에서 3일이 멀다하게 죽어 나가는 시체들과 탈북자들의 생활을 보면서 너무도 가슴이 아팠고 안타까웠습니다.

또 아버지는 나를 오해하고 시기하는 자를 용서하고 품어 주고 나 못 먹어도 배고파 우는 자에게 아낌없이 주며 나도 모르게 주님의 사랑을 나눠 주고 빛을 발하는 자리에까지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감옥에 가면 절반 죽어 나온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그곳에서 새 힘을 얻었고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확신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행하시는 역사를 체험하면서 감사기도만 드릴 뿐입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나를 정금과 같이 연단시켜 주셨습니다.

이제는 내가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주님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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