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찰들에게 공식 서한 보내
최근 낙태 시술소 인근에서 기도하다가 제재를 받는 사례들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영국 내무장관이 “사람들이 조용히 기도하는 것을 범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 내무장관은 최근 전국의 경찰들에게 서한을 보내 “침묵 기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합법적인 의견을 갖는 것은 범죄 행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서한이 공개된 이유는 낙태 반대 운동가들이 낙태 시술소 ‘완충 구역’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여러 사건에 따른 것이다.
영국 ‘생명을위한행진’(March for Life)의 이사벨 본-스프루스(Isabel Vaughan-Spruce) 공동대표는 “경찰이 접근했을 때 완충 구역 내에서 속으로 기도했을 수도 있다”고 진술한 후 형사 기소됐다.
그녀는 3월에 재판을 받았고 무죄가 선고됐으나, 몇 주 후 비슷한 사건으로 다시 체포됐다. 그녀는 두 번째 기소될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본-스프루스와 함께 재판을 받은 버밍엄의 션 고우(Sean Gough) 신부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퇴역한 군인인 애덤 스미스 코너(Adam Smith-Connor)는 경찰에 “낙태로 아들을 잃은 경험을 떠올리며 기도하는 중”이라고 진술한 후 기소됐으며, 오는 11월 16일 풀 치안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 3가지 사건에 대한 변호를 맡은 영국 자유수호연맹(ADF UK)은 “완충 구역은 ‘검열’되고,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ADF 제레마이어 이군누볼레(Jeremiah Igunnubole) 법률고문은 브레이버만 장관의 개입을 환영하며, “영국 경찰의 상식을 회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미 너무 많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법의 객관적 적용보다 범죄에 대한 주관적인 개념을 참조해 체포가 정당화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정치화된 치안은 표현의 자유와 자유롭고 솔직한 시각의 교환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권리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했다.
웨스트민스터시는 올해 초 전국의 낙태 시술소 외부에 완충 구역을 마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여성에 대한 침묵 기도와 도움을 제공하고 보호하는 수정안은 거부했다.
지난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제1장관)이자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대표인 훔자 유사프(Humza Yousaf)는 길리안 맥케이(Gillian Mackay) 의원이 완충지대 도입을 위해 제안한 법안에 대한 지지를 재차 강조했다.
영국 ADF의 스코틀랜드 대변인 루이스 맥라치 밀러(Lois McLatchie Miller)는 “이로 인해 시민들이 특정한 거리에서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 때문에 기소될 수 있게 됐다. 이는 오래 전 신성모독 재판과 비슷한, 문자 그대로 ‘생각 재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