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홍수 생존자 “거센 물살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당국, 사망자 2만 명 넘어설 것으로 추정

▲홍수로 무너진 건물 잔해.  ⓒCBS 보도화면 캡쳐
▲홍수로 무너진 건물 잔해. ⓒCBS 보도화면 캡쳐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홍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리비아 동북부 데르나에서 생존자들이 참혹했던 순간을 전했다. 목숨은 건졌으나 가족과 이웃들을 잃은 주민들은 “거센 물살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슬픔을 나타냈다.

데르나 주민 루바 하템 야신(24)은 13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수 당시 가족 7명, 임신 중인 언니와 함께 사다리로 지붕 위에 올라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작은 창고에 피해 있는 동안 그녀는 거센 물살이 도시를 삼키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물이 어느 정도 빠진 후 다른 생존자들의 도움을 받아 내려올 수 있었다. 집은 절반 이상 물에 잠겼고, 쓸려온 잔해로 엉망이었다. 그녀와 가족들은 모든 걸 남겨두고 물을 헤쳐 나왔다고.

그녀는 “‘살려 달라’는 이웃들의 외침을 들었고 맨발로 걸어 나왔다. 주변에 친구와 이웃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현재 데르나에서 200km 가량 떨어진 도시 마르지에 있는 친구 집에 머물고 있다.

데르나에서 구호 활동에 참여 중인 무슬림 아주스 역시 친척 수십명을 잃었다. 홍수 당시 다행히 그는 데르나에 없었으나, 돌아왔을 때 그곳은 더 이상 이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흙탕물과 진흙이 삼킨 도시에서 생존자들은 실종자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아주스는 “바닷가에 가 보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날만 시체 40구가 해안에 떠내려왔다”고 전했다.

아내와 다섯 자녀를 찾고 있다는 우사마 알 후사디(52)는 “모든 병원과 학교에 가봤지만 찾지 못했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현지에서 기술자로 일하는 모하메드 모센 부즈밀라(41)는 “나와 아내는 살아남았지만 여자 형제를 잃었다”며 “그는 피해가 집중된 시내에 살고 있었다. 그의 남편과 아들의 시신은 찾아서 매장해 줬다”고 말했다.

▲홍수로 수많은 건물들이 파괴된 모습.  ⓒCBS 보도화면 캡쳐
▲홍수로 수많은 건물들이 파괴된 모습. ⓒCBS 보도화면 캡쳐

리비아 당국은 현재 6천 명에 이른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리비아를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알가이티 시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카타르에서 보낸 구조대원들이 데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에서 1천만 달러(약 132억 원) 상당을 리비아 참사 대응에 사용하기로 했고, 영국도 1만 파운드(약 16억 6천만 원) 상당의 긴급구호 패키지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도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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