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살몬, 방한 일정 마치며 기자회견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4일부터 12일까지의 방한 일정을 마치며 1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살몬 보고관은 이 자리에서 강제북송 위기에 놓인 중국 내 탈북민의 인권 개선을 위해 다른 국가들과 더 많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현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 개선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살몬 보고관은 북한 관련 정책을 이행할 때 북한 인권 문제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고 관계 발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에 반영된 거 같은데, 과연 성공했는지 의문스럽다. 이런 정책을 추진해서 북한의 위협이나 미사일 도발이 중단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 평화와 안보는 가능하지 않다”며 “모든 논의 과정에 반드시 인권 문제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금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많은 활동을 해 오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며 “가장 대표적으로 최근 안보리의 공개 회의가 개최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안보리 회의가 마지막으로 열렸는데, 이러한 점들로 살펴봤을 때 이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내 억류 탈북민에 대해 “북에 강제송환을 당하게 되면 고문, 학대 등의 인권침해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방안들이 조속히 고려돼야 한다”며 “열린 대화와 투명성(open dialogue and transparency), 정보 제공 등이 함께 포함된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탈북민 사안을 다루기 위해선 다른 국가들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미 유엔과 다른 인권단체에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에 서한을 보낸 바 있기에, 투명한 방식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북한 인권 개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지도부가 올바른 해결책을 도출할 것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또 “창의적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북한이탈주민들이 모든 권리를 보장받는 상태에서 제3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게 (그들을 돕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그들의 동의와 의지가 필요하다. 또 한국과 다른 국가들, 유엔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분쟁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 이탈주민이 영향을 받고 있다. 물론 남한이 가장 직접적인 당사국인 것은 맞지만, 다른 많은 국가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안보리 비공식 회의와 관련해서는 60개국이 이번 사안에 대해 담론을 나누고 싶다고 서명했다”고 했다.
이 밖에 북한의 여성과 여아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인권이사회 정례 인권 검토에서 여성과 여아에 관한 권고를 받아들였다.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철폐하는 협약의 당사국으로서 여성과 여아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북한이 국제 공동체 및 유엔 인권 메커니즘과 협력을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또 살몬 보고관은 내달 열리는 유엔 총회에 제출할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 내용에 대해 “인권·평화·안보 간의 연결고리를 다룰 것”이라며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선 평화와 안보도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평화·안보와 관련한 모든 담론과 논의에 인권 문제가 반영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