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장식 박사, 한국 최초 ‘에큐메니칼 신학운동’ 시작”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소천 2주기 맞아 혜암신학연구소 김균진 2대 소장 기념사

한신대 1회 졸업생… 학자로서 사명 다해
「기독교사상사」, 기념비적 교과서로 읽혀
70세에 케냐 선교사로 선교·교육에 헌신
혜암연구소, 진보·보수신학 만남의 장 마련

▲혜암(惠岩) 이장식 박사의 생전 집필 모습. ⓒ연구소 제공

▲혜암(惠岩) 이장식 박사의 생전 집필 모습. ⓒ연구소 제공

故 혜암 이장식 박사 소천 2주기를 맞아 혜암신학연구소 제2대 소장 김균진 박사가 고인에 대해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처음으로 ‘에큐메니칼 신학운동’을 시작하셨다”며 “한국 기독교 역사의 별과 같았던 분”이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김 소장은 15일 “세월이 유수 같이 흘러, 고 혜암 이장식 교수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서거 1주년 기념사에서 말씀드렸듯이, 고 이장식 교수님은 파란만장했던 한국 근대사를 몸으로 사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1921년 4월 17일 일제 치하에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셔서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으시고, 해방 후 좌익과 우익의 치열한 투쟁,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출범,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까지 3년에 걸친 한국전쟁, 4.19혁명과 5.16군사혁명, 1970년대에 일어나기 시작한 한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한강의 기적, 한국 사회의 정치적 민주화 등 실로 파란 많은 한국 근대사의 산 증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지금의 한신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은 한국신학대학 제1회 졸업생으로, 캐나다 퀸즈신학대학원, 미국 유니언 신학대학원을 거쳐 아퀴나스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시고, 정년퇴임하시기까지 한신대학교와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교수로 봉직하셨다. 세속의 명예를 탐하지 않으시고, 학자로서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다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한신대학교에서 봉직하실 때 출판하신 교수님의 저서 「기독교사상사」 I, II, III권은, 당시 신학의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 신학계에서 기념비적 교과서가 되었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있다. 세계 교회사는 물론 아시아 교회사 분야에서도 이장식 교수님은 뛰어난 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이셨고, 주옥과 같은 저술들을 남기셨다”고 했다.

또 “한시(漢詩)에도 깊은 조예를 보이셨다. 수유리 학부 과정에서 저는 이장식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며 “교수님께서는 휴강하는 일이 없었고, 강의 시간 시작 전에 먼저 강의실로 들어와 학생들을 기다렸다. 잔잔한 물결처럼 늘 온화와 중용을 지키시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였다. 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한신대학교에서 정년 은퇴하신 후 이장식 교수님은 70세의 고령으로 머나먼 아프리카 케냐로 가셔서 선교와 교육에 헌신하시며 14년 동안 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육에 심혈을 기울이셨다. 93세가 되시던 2014년 교수님께서는 혜암신학연구소를 설립하시고, 한국 기독교의 보수계열과 진보계열 신학자들의 만남과 친교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로써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처음으로 ‘에큐메니칼 신학운동’을 시작하셨다”고 밝혔다.

▲혜암신학연구소 초대소장 이장식 박사의 100세 기념호 <혜암 이장식 교수의 생애와 신학> 증정식에서 이 박사와 함께 한 김균진 소장(맨 오른쪽). ⓒ혜암신학연구소 제공

▲혜암신학연구소 초대소장 이장식 박사의 100세 기념호 <혜암 이장식 교수의 생애와 신학> 증정식에서 이 박사와 함께 한 김균진 소장(맨 오른쪽). ⓒ혜암신학연구소 제공

이어 “교수님이 출간을 시작한 연구소의 논문집 「신학과 교회」는 보수계열 신학자들과 진보계열 신학자들이 공동의 주제 하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한국 신학계 유일의 에큐메니칼 연구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며 “2023년 여름에 출판된 19호에 이르기까지 이 연구지는 기독교 신학의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었다. 많은 독자들이 온라인으로 이 연구지를 열람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서거하신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교수님은 한국 기독교 역사의 별과 같았던 분으로 남아 계실 것이다. 인생의 모든 수고를 끝내시고 이제 하나님의 영원한 품 안에서 안식하시는 교수님! 교수님과 교수님의 남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축복과 평화를 기원한다. 교수님께서 늘 염려하셨던 한국 교회와 한국 민족에게도 하나님의 축복과 평화와 번영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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