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98] 제2차 전도여행(26) 베뢰아(3)
‘작은 예루살렘’ 교회 많은 베뢰아
그리스 방문 중 모스크 처음 목격
한국도 이슬람 증가, 기독교 위기
새사람 대신 껍데기 옛사람 늘어
지난 96회 연재에서 베뢰아는 ‘작은 예루살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도시는 작아도 시내에 70개가 넘는 교회(대부분이 그리스정교회)가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러므로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시청 건물 옆에는 교회 이름과 성직자 사진을 함께 넣은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방문자나 시민은 관심 있는 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실제로 시내 어디를 가나 교회들이 눈에 보인다. 사도 바울이 2천년 전에 이곳에 와서 뿌려놓은 복음의 씨가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시내에 있는 사도 바울 기념비를 찾아가 바울의 행적에 대한 글과 그림, 조형물 등을 둘러보다가, 뜻밖에 바로 인근에 거대한 이슬람교 사원(모스크)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렇게 많은 교회를 갖고 있는 베뢰아에 모스크가 있다는 사실이 언뜻 믿겨지지 않는다.
필자는 그리스의 여러 도시를 방문하였음에도 (필자가 모스크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인지) 어느 곳에서도 모스크를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유럽에서 도시 크기에 비해 가장 많은 교회를 갖고 있는 베뢰아에, 그것도 사도 바울 기념비 바로 인근에 이슬람 사원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긴 바울이 있는 힘을 다해 수 년 동안에 걸쳐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경우를 당하면서도 복음을 전한 터키(튀르키예)도 당시에는 기독교가 왕성하게 퍼졌으나, 오늘날은 나라 전체가 이슬람교인으로 가득 차고(99%) 개신교 기독교인은 0.01%도 안되는 나라로 변하였으니….
오늘날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에서는 이슬람교인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고, 세계에서 교회 찾기가 가장 쉬운 나라인 우리나라에서조차 이슬람교인이 점차 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상황은 기독교의 위기라고 여겨진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각성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각종 이벤트 행사에나 분주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생활, 즉 기독자가 천국 준비를 위해 잠시 나그네길 세상 사는 동안 진실한 생각, 진실한 언행으로 진실한 인간을 만드는 데 힘쓰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은 이런 온전한 새사람 만드는 일은 고리타분하게 보이고 힘드는 일이므로 거의 관심이 없고, 기독교 이름을 붙인 온갖 이벤트 행사에만 전력을 쏟으니 (이런 일은 하기 쉽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껍데기 옛사람만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므로 소위 기독교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변하면 평신도는 자연히 변하게 된다. 그렇지 못하므로 최근 우리나라 각종 통계, 여론 조사에서 기독교는 불교나 타종교보다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므로 한국에서 기독교인 숫자는 점차 줄어가고, 이슬람 교인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베뢰아 시내 남부 지역에는 18세기에 지어진 조그만 교회 옆에 현대(1958-1962)에 지은 큰 그리스정교회가 있다. 이 교회 이름은 ‘아기오이 아날기로이(Agioi Anargiroi)’로서, ‘돈을 받지 않는 거룩한 교회’라는 뜻이다.
이 교회는 두 명의 의사 형제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이들은 고대 의사로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많은 병자를 고쳐주고 대가(돈)를 받지 않은 형제다. 현지인들이 성자(聖者)라 부르며 존경하고 있는 두 형제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이야기하려 한다.
이 교회당 앞 도로 맞은편 조그만 광장에는 베뢰아뿐 아니라 그리스 전체를 통치하던 오스만 제국에 대항하여 독립운동을 하며 무력으로 싸운 전사 카라타소스 (Karatasos)의 동상이 있다. 오랜 기간 터키의 지배를 받았던 그리스인들의 터키에 대한 감정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므로, 그리스를 여행할 때 터키에 대해 칭찬하는 말은 삼가는 것이 좋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0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