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숄티 대표, 북한자유주간 첫날 ‘자유는 오고 있다’ 역설
‘북한인권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수잔 숄티 대표(디펜스포럼/북한자유연합, 북한자유주간 대회장)가 북한자유주간(9/17~23)을 맞아 17일 오후 에스더기도센터에서 ‘복음통일 위한 10년 헌신자 모임 십년클럽 9월 정기모임 및 통일한국포럼’ 초청 강사로 나섰다.
숄티 대표는 1999년 미국 상원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청문회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고, 2003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 의회 증언을 성사시켰으며, 탈북자들을 도운 공로로 2008년 ‘서울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북한 내 노예 종식’을 주제로 강의한 숄티 대표는 “하나님께서 북한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하셨는지,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통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올해 유엔에서는 탈북민 여성 증인들을 초청했다. 증언했던 탈북민 여성 모두 기독교인이었다. 이분들의 증언을 통해 느낀 점은, 북한 김씨 정권이 북한 주민을 아무리 핍박해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부모와 자식 간 유대 관계는 깨질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숄티 대표는 “이혜영 씨의 경우, 한국에 전화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약 50일간 고문을 받았다. 이 씨는 북한에서 굶주리는 가족을 위해 자금을 보내는 남한 가족들과 중간 다리 역할을 하던 사람이었다. 이 씨가 구금소에서 처형당하는 수감자들을 보고 수많은 치욕과 고통, 분노를 견딜 수 있었던 건 자신을 기다리는 딸 때문이었다. 이후 이분은 2019년 코로나 직전 탈북했다”고 했다.
또 “두 번째 증인인 지하나 씨의 경우, 굶주림보다 본인과 자녀들이 자유를 갈망해 탈북을 결정하게 됐다. 그러다 성경 공부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중국 감옥에 수감돼 고문을 받았다. 이후 강제 북송돼 정치범수용소에 갇히게 되며 끔찍한 인권 유린을 겪었다. 그럼에도 자녀를 구하고자 다시 중국으로 들어갔고, 또 강제북송됐다. 그리고 2015년, 세 번째 탈북 시도 끝에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증인 송미한 씨는 12살인 어느 날 어머니가 사라졌다. 송 씨는 북한의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한동안 어머니가 돌아올지 돌아오지 않을지 모르는 상황에 지냈고, 살고 싶은 의욕이 없었다고 한다. 송 씨의 어머니는 딸을 구하고자 중국에서 돈을 벌었고, 송 씨를 구출하기 위해 브로커를 보냈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사람들은 아무리 북한에 의해 고통당해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했다.
숄티 대표는 “올해 통일부에서 공개적으로 북한 인권 보고서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때 보고서와 데이터 수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인권 문제가 완전히 묵살됐었는데, 이번에 보고서가 발표된 것은 너무나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보고서에는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탈북한 분들의 인터뷰가 실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분들을 통해 확인한 바, 현재 북한 상황은 과거 고난의 행군 때 수백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을 때만큼 좋지 않다”고 했다.
숄티 대표는 “보고서를 보면, 고등학생이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처형되거나, 임산부가 김일성 사진에 손가락질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기도 하고, 한 기독교인은 평양에서 지하교회를 운영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여성은 집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군대에서든 끔찍한 폭력에 노출됐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한국에 전화를 하면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거나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고서의 내용이 어둡지만, 의미도 있다. 한 증언에 의하면 2017년 함경북도에서 12명이 선교를 하다 체포돼 2명은 정치범수용소로, 10명은 교화소로 보내졌고, 또 다른 증언에 의하면 2019년 평양에서 지하교회 운영이 발각돼 5명이 공개처형당했고, 7명은 정치범 수용소로, 30명은 노동교화소로 끌려갔고, 50명은 강제 이주됐다. 함경북도에서 12명이나 되는 사람이 지하교회를 운영했고, 평양에서 무려 100명 정도가 지하교회를 위해 일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또 “지하교회 네트워크, 중국 내 안전가옥, 북한 난민 구출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 기독교인인 것을 보면 북한 내에서도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김씨정권은 그동안 기독교를 몰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는 모두 실패했다. 북한 내부 각 계층에 비밀 기독교인이 있고, 내부에서도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김정은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해 북한 주민이 더 알아가는 것과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드라마 등 외부 세계와 접하는 것”이라고 했다.
숄티 대표는 잠언서 24장 11-12절과 시편 94편 16-19절, 요한복음 21장 25절을 나누며 “하나님께서는 악한 세력과 맞서 싸울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참으로 어렵지만, 하나님께서 북한을 위해 일하고 계신다. 함께하고 계신다. 탈북민 분들은 항상 제게 ‘언제 북한 정권이 무너지느냐’고 질문하는데, 그 시점이 이제 왔다고 믿는다. 자유는 오고 있다. 하나님을 믿고 계속 기도하고, 우리가 이 싸움에 있어 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숄티 대표는 대북전단 살포 사업 강화를 비롯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 방안에 대해, “탈북민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다리는 것보다 탈북민을 지원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를 돌아보면 김대중 정권이 북한을 지원하며 북한 정권이 살아났고 북한 주민은 희생당했다. 햇볕정책이 북한 주민에게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다 생각된다. 지금은 미국 대통령도 한국 대통령도 북한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중요한 사안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변화를 이루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캠페인을 위해 자유를 사랑하는 미국인들이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도움을 주고 싶을 수 있어도, 문재인 정부가 전단금지법을 통해 여러분이 북한에 정보를 유입해 줄 권리를 앗아갔다. 그렇기에 미국에서 계속 지원을 하고자 한다. 저희 또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황장엽 선생님은 북한이 절대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아킬레스건이 인권 문제라고 했다. 그런데도 10년 넘는 시간 동안 북한 핵 문제로 시간을 낭비했고, 그것은 큰 실수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인권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며 “더 나아가 북한 주민에게 더 이상 그들이 김정은의 노예가 아니란 것을 말해 줄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창조하셨기에 북한 주민 또한 가치가 있고 존엄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숄티 대표는 북한에서의 살해 위협, 해킹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20회를 맞는 북한자유주간은 △18일 ‘북한자유주간 개막식’ ‘북한인권 오페라’ △19일 ‘북한 엄마가 쓴 가계부’ ‘북송·인권·사법적 책임규명’ ‘INSS 간담회’ △20일 ‘길주 탈북민 핵시험 피해사례’ ‘대북 전단 & 현장 브리핑’ △21일 ‘한미일 대표단 연석회의’ ‘통일부 방문’ ‘언론 인터뷰’ △22일 ‘63개국이 참여하는 강제북송 반대 집회’ ‘김정은 규탄 결의대회’ ‘공개총살 내부 영상 상영회’ △23일 ‘원코리아 국제포럼’ ‘북한인권 강연’ ‘폐막식’ 등으로 진행된다.
‘북한인권·북한주민 해방을 위한 국토대행진’도 함께 진행된다. 17일 한라산 등정을 시작한 선발대는 18일 부산역 앞에서 출정식을 연 후 19일 대구시청, 20일 대전시청과 세종정부청사, 21일 인천시청 앞에서 ‘북한인권 사진전’을 펼친다. 21일 오후에는 서울 민주당사와 국회를 방문해 호소문을 전달하며, 22일에는 중국대사관·국회 헌정기념관 앞에서 ‘탈북민 집회’를 가진후, 대회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파주통일전망대에서 ‘자유투사 추모회’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