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카두나주서 4년간 목사 23명 살해, 교회 200곳 폐쇄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현지 기독교 지도자, 당국에 “무슬림들의 증오 표현 조장 막아야”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  ⓒ위키피디아

▲나이지리아 남부 카두나주. ⓒ위키피디아

나이지리아 테러리스트들이 지난 4년 동안 카두나주에서 23명의 목사들을 살해하고 200개 이상의 교회들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카두나주에 거주 중인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 조셉 하야브(Joseph Hayab) 목사는 최근 카두나 기독교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지속적인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무사 가르바(Musa Garba) 경찰청장 및 다른 목회자들과 회의를 조직하고 이 같은 수치를 공유했다.

하야브 목사는 회의에서 “8월 8일 납치된 한 목회자는 CAN 지도부에 ‘비르니 과리 숲에서 도적들에게 납치된 기독교인들이 215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그들은 여전히 ​​거기에 머물고 있다”며 경찰청장에게 “이를 비롯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위닝올복음주의교회(Evangelical Church Winning All, ECWA) 전 사무총장인 유누사 은마두(Yunusa Nmadu) 목사와 다른 목회자들도 증오심 표현을 조장하는 무슬림 지도자들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또 약물 남용과 범죄 활동을 연결해 마약을 판매하는 이들에 대한 조사도 요청했다. 

그러나 가르바 청장은 “범죄에는 종교적 연관성이 없다. 보안은 정부만이 아닌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회의는 경찰과 종교 지도자들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문제에 대한 잠재적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카두나주는 도적 활동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6개 주 중 하나로, 지난 4년 동안 수백 명이 살해됐고 여러 명이 납치됐다. 또 이번 위기로 인해 ECWA, 하나님의성회, 가톨릭교회 등 다양한 교단이 문을 닫게 됐다.   

햐야브 목사는 “비르니 과리에서 추쿤 및 카주루에 이르는 지역에서 115개 이상의 침례교회가 강제로 폐쇄됐다”며 “이제 많은 교회가 폐쇄되고 이러한 교회들에서 나오는 많은 목회자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야브 목사는 당시 성명을 통해  “카두나주의 불안으로 폐쇄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얼마 전 카두나주의 파단 카만탄 지역에 있는 주요 고속도로와 군 검문소 근처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공격이 발생해 성레이첼 교구에 있는 가톨릭 신부의 집에 불이 났고, 이로 인해 젊은 신학생인 남 응오페 단라디가 불 속에 갇혀 있다가 사망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는 성명을 통해 “가해자들이 도주하고 교회가 파괴된 후에야 군대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또 얼마 전 카두나주에서는 두 명의 기독교인들이 납치됐다. 지역의 한 목회자는 “테러리스트들은 자리아(Zaria)의 우사사(Wusasa)에 있는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해, 우사사에 있는 ‘세인트 루크 성공회 병원’ 직원이자 기독교인인 유샤우 피터(Yusha'u Peter)와 조슈아 피터(Joshua Peter) 형제를 납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테러리스트로 알려진 무장괴한들이 주의 다른 지역에서 침례교 목사를 살해한 지 이틀 뒤에 발생한 사건이다.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Open Doors)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 박해는 특히 심각하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 5,600명 중 90%가 나이지리아인이었다.

미 국무부는 최신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과 무슬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폭력 사태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NGO 무력 충돌 위치 및 사건 데이터 프로젝트는 2022년에 전국적 폭력으로 인해 민간인이 3,953명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미 국무부는 나이지리아에 대해 보고서를 통해 “특히 북부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폭력 사건이 빈번히 발생해 많은 이들이 사망했다”며 “범죄 조직에 의한 납치와 무장강도가 남부는 물론 북서부·남부·남동부 지역에서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과 인권단체들은 “중부의 기독교 농업 공동체를 상대로 과격화된 풀라니 목자들이 자행한 폭력이 대량 학살 수준에 이르렀고, 최근 몇 년간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우려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번 폭력 사태가 종교적 갈등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이는 단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농민과 목동 간의 충돌의 일부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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