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제 종교 자유 지도자 회의’, 최초로 ‘북한’ 다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VOM 폴리 대표 “北, 코로나 기간 기독교 라디오 청취 늘어”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 참석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대표와 현숙 폴리 대표.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 참석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대표와 현숙 폴리 대표.

어떤 형태의 성경이든지 주변 국가에서 북한 내부로 반입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지만, 오늘날 북한에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민들이 성경을 읽고 있다. 또 코로나 봉쇄 기간 북한 기독교인들의 라디오 방송 청취가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인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는 최근 열린 ‘대만 국제 종교 자유 지도자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주최측은 에릭 폴리 목사를 연사로 선정했고, 북한의 종교 자유가 이 행사 의제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 행사와 동시에 열린 ‘대만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한 대표기도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국제종교자유사무국(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Secretariat), 대만장로교회, 미국의 비영리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 Aid)가 세 번째로 개최한 이 회의에는 라이칭더(Lai Ching-Te) 대만 부통령, 유시쿤(You Si-Kun) 대만 국회의장,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특사, 일본, 유럽, 나이지리아,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의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200여 명의 비영리단체 지도자와 정부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대표와 현숙 폴리 대표, 샘 브라운백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 특사.

▲(왼쪽부터 순서대로)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대표와 현숙 폴리 대표, 샘 브라운백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 특사.

샘 브라운백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특사는 회의 장소인 타이베이 그랜드 호텔에 모인 참석자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위해 헌신하는 세계 최고의 지도자들”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함께 참석해 공식적인 환영을 받은 한국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공동대표에 따르면, 브라운백 대사는 “한국교회가 ‘국제종교자유사무국’과 협력해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를 개최하도록 권장하기 위해 한국을 다녀왔다”고 개인적으로 밝혔다. 현숙 폴리 대표는 “브라운백 대사는 한국에서 이를 개최하기 위한 과정이 지금까지 더디게 진행됐다고 지적하며, 이 회의는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한 국가의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여 종교의 자유를 공동으로 증진하게 할 목적으로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한 국가에서 그러한 종파를 초월한 협력이 이루어지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 종교의 자유에 대한 국가적 탄압, 즉 정부가 종교나 신념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공조하는 경향이 증대하고 있는 추세에 대해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후 에릭 폴리 목사가 연설했고, 북한과 그 주변 국가들이 북한 주민의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추세를 입증하는 ‘첫 번째 증거’라고 설명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은 2014년 유엔 인권위원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중국 동북부에서 북한 주민들을 섬기는 선교사들이 ‘테러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 북한 공작 요원들이 순교자의소리 동역자이자 조선족 사역자인 한충렬 목사를 중국 장백에서 살해했다. 이유는 한 목사가 중국과 북한 국경을 오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인도적 지원 사역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를 살해한 범인들은 추적을 당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북한 주민에게 종교적으로 필요한 것이나 인도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채워 주려는 중국교회의 가장 작은 노력조차도 중국 정부가 범죄 행위로 간주해 점점 더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형태의 성경이든지 주변 국가에서 북한 내부로 반입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교자의소리가 북한 지하교인과 계속 협력해 북한에 성경을 반입하고 있고, 코로나 기간에는 성경을 요청한 북한 주민 숫자가 매년 두 배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인권정보센터(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Information Center)는 독립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비영리 단체다.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해 온 이 단체는 2000년에 북한 내부 주민 가운데 눈으로 직접 성경을 본 사람이 사실상 0%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단체는 그 연구를 계속 업데이트해 왔는데, 2020년 말에는 약 8%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 참석자들에게 연설하는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목사.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 참석자들에게 연설하는 한국순교자의소리 에릭 폴리 목사.

에릭 폴리 목사는 한 국가의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에 관해 종교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역자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에는 1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성도들은 믿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리스도인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종교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역자들은 북한 기독교인들이 무기력하게 살면서 핍박받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그 성도들은 날마다 예수님을 따르며 신실한 증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기독교인들의 가장 공통적인 종교 활동인 기독교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가 대부분의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북한 지하교인들은 코로나로 봉쇄됐을 때 주간 라디오 방송을 추가해 달라고 우리에게 요청했다. 그 전까지 우리는 매일 밤 세 차례 방송을 송출했었는데, 요청에 따라 두 번의 주간 방송을 추가했다”며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막으려는 북한 정부의 전파 방해 시도가 증가한 것은 종교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 지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순교자의소리 대표 에릭 폴리 목사가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와 동시에 개최된 ‘대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위해 대표기도를 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대표 에릭 폴리 목사가 ‘대만 국제종교자유지도자회의’와 동시에 개최된 ‘대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위해 대표기도를 하고 있다.

‘대만 전국조찬기도회’에서 에릭 폴리 목사는 “핍박받는 성도들에게 어떤 기도제목이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핍박받는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 우리처럼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안 된다. 그 성도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기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임의로 단정하고 기도해도 안 된다. 대신 우리가 그 성도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하기를 원하는지 그 성도들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의소리와 동역하는 핍박받는 성도들이 가장 자주 요청하는 10가지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소개하고 기도회를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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