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단골 이슈, 이번에도 격론 펼쳐
합동측의 단골 이슈인 ‘목사 장로 정년 연장의 건’은 올해도 부결됐다.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진행 중인 예장 합동 제108회기 총회 넷째 날 오전 회무에서 총대들은 8개 노회에서 헌의한 ‘목사·장로의 정년을 만 75세(기존 만 70세)로 연장하자’는 건을 두고 열띤 찬반 토론을 펼쳤다.
찬성 측은 신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로 향후 목회자 수급의 어려워지고, 특히 농어촌교회와 같은 열악한 지역에서 목사·장로의 은퇴로 ‘폐당회’가 속출할 것이 예상되며, 미국·영국에는 정년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반대 측은 정년 연장이 교회의 고령화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기득권 유지로 악용돼 오히려 교회 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고, 후배 목회자들에게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당회·노회 결의 시 ‘설교권’만 부여” 제안
“신학생 급격 감소… 농어촌 ‘폐당회’ 막자” vs
“줄 서 있는 후배들, 부목사만 하다가 은퇴”
경일노회 이철우 목사는 “현재 서울에만 무임목사가 1,800여 명이고, 총신대 발표처럼 2035년이 되면 목사들이 은퇴하지 않고 신대원생들이 졸업해도 목회자 부족으로 교회들을 다 감당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원로목사·장로 추대는 헌법대로 만 70세 전에 결정하고, 만 70세가 지나면 원로목사·장로가 될 수 없고 공직에 참여할 수 없으며, 교회가 원할 경우 만 70세가 됐을 때 노회에 사면서를 제출하고 노회가 임시 당회장을 파송해 당회와 공동의회, 노회의 허락 하에 75세까지 ‘설교권’만 주자는 동의안을 제출했다.
반면 대구노회 김경환 장로는 “정년 연장 문제로 성도 간의 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교회가 젊어져야 하는데 점점 노령인구들만 교회를 차지할 수 있다. 다음 세대를 살려야 한다”며 현행대로 하자고 했다.
한남노회 이병철 목사는 “통계청에 의하면 급속한 고령화로 3, 40년 후에는 인구의 50%가 65세 이상이 된다. 1992년 우리가 번역한 미국 (장로교) 헌법에는 애초에 정년제가 없었고, 지금도 분쟁 없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정년 연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대구노회 박창식 목사는 “우리 총대들 대다수는 베이비붐 세대다. 4, 50대 후배들은 우리 뒤에 줄 서 있다. 이들 중 80%는 담임목사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피눈물 흘리며 부목사로 늙어 죽을 판”이라며 “우리 세대는 70세에 조용히 은퇴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후배들에게 과감하게 길을 열어 주자”고 주장해 총대들의 호응을 얻었다.
토론 끝에 거수로 가부를 물었고, 총대들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