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CM 거장’ 커크 프랭클린, 53년 만에 친부 상봉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아버지의 날’ 다큐 공개… 아들과도 화해

▲친아버지로 밝혀진 리처드 허바드와 포옹하고 있는 커크 프랭클린.  ⓒ다큐멘터리 화면 캡쳐
▲친아버지로 밝혀진 리처드 허바드와 포옹하고 있는 커크 프랭클린. ⓒ다큐멘터리 화면 캡쳐

미국 CCM 거장이자 그래미상 수상자인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53)이 이달 ‘아버지의 날: 커크 프랭클린 이야기’라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35분 가량의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자신의 친아버지를 알게 되고, 관계가 소원해진 아들과도 화해하는 여정을 보여 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는 프랭클린이 4세 때 거트루드(Gertrude·당시 64)라는 먼 친척에게 입양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의 양어머니는 다른 자녀들이 없었고, 프랭클린은 당시에 대해 “주변에 형제나 자매들, 사촌들이 없어 극도로 외로웠다”고 고백했다.

프랭클린은 “내가 입양됐다는 사실을 몰랐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항상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틀이었다”며 “난 혼자 자랐고, 그것은 정말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월 6일 발매될 예정인 새 앨범 ‘아버지의 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 중이었고, 그 가운데 자신의 성장 과정과 어머니, 아들과의 어려운 관계성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전했다. 이 앨범에는 ‘트라이 러브’(Try Love’)와 ‘올 띵스’(All Things)와 같은 곡들이 포함돼 있다.

다큐 촬영 중 이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프랭클린은, 23년 동안 한 번도 보지 않았던 어머니를 이모의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될 것을 알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장례식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친구에게 “한때 프랭클린의 어머니와 데이트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그가 프랭클린의 친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나오고 확산됐다.

문제의 그 남성은 소문을 듣고 프랭클린이 원할 경우 자신의 DNA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DNA 검사 결과, 프랭클린의 녹음실 근처에 살고 있는 리처드 허바드(Richard Hubbard)가 그의 친아버지로 확인된 것이다.

프랭클린은 “어머니로부터 친아버지가 2020년에 사망한 드와이트 앨런(Dwight Allen)이라는 말을 전해 들은 후 이를 믿고 살아 오다가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며 “2017년에 그가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 휴스턴으로 날아가 그와 화해했다. 난 내가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마음에 묻었었다”고 했다.

그는 DNA 검사 결과에서 허바드가 자신의 아버지일 확률이 99.9%로 나오자 눈물을 흘리며 “이 사람이 내 아버지야? 우리 엄마가 또 나한테 거짓말을 했어?”라고 외친다. 그리고 “보호자 없는 청년으로서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기에 상처가 심했다. 늘 사랑, 친밀감, 믿음, 정체성 등의 문제로 어려웠다”며 “내가 원했던 것은 아빠뿐이었다”고 고백했다.

DNA 검사 후 프랭클린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진실을 알고자 20년 만에 생모와 재회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생모는 DNA 검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두 번째 친자 확인 검사를 요구했으나, 결과는 동일했다.

그는 친아버지 허바드와 상봉 후 “어떤 식으로든 아버지를 비난하지 않는다”고 했고, 허바드는 프랭클린이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프랭클린은 “그는 자신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나도 이토록 가까이에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이토록 가까운 곳에 아버지가 있었다. 난 아버지를 너무 간절히 원했다. 왜냐하면 내가 깨어졌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두가 알고 있었으면서도 아무도 밝히지 않은 작은 동네에 이 어린 아기가 떨어졌다는 것이 미스테리”라고 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음악 경력 전반에 걸쳐 정체성에 대한 투쟁과 자신의 복잡했던 성장 과정을 연결해 왔다.

친아버지와의 만남은 프랭클린이 아들 케리온(Kerrion·35)과도 화해하도록 이끌었다. 두 사람이 관계는 지난 2021년 케리온이 아버지와의 언쟁을 대중에게 밝힌 후 소원해졌다. 그러나 프랭클린이 케리온에게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유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치유되기 시작했다.

프랭클린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후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아름다운 영혼이다. 그의 삶에는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가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는 자신과의 싸움, 때로 스스로를 희생시켰던 특정한 것들에 대한 치열함을 드러내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많은 흑인 청년들이 이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케리온도 계속 도움과 치유를 받아서 많은 사람들을 도울 것이다. 그에게는 내가 함께 있고, 이제 그의 할아버지도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도와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가 끝날 무렵 프랭클린은 어린 시절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겪었을 이들에게 “나처럼 트라우마 속에 살았던 모든 이들에게 ‘당신은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며 “그 와중에 작업할 수 있는 음악이 없었다면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내 가족이 됐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날’은 2019년 이후 프랭클린이 공개한 첫 번째 솔로 앨범이다. 다큐멘터리는 LP의 시각적인 배경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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