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방해하러 베뢰아까지 73km 거리 찾아온 유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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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99] 제2차 전도여행(27) 베뢰아(4)

남쪽 지역 ‘아기오이 아날기로이’
3세기 신앙인 의사 기리는 교회
바울 그림 옆엔 그리스 철학자들
복음 방해 악행 떨치던 유대인들

▲아기오이 아날기로이 교회.

▲아기오이 아날기로이 교회.

베뢰아 시내 남쪽 지역엔 18세기에 지어진 ‘아기오이 아날기로이(Agioi Anargiroi)’ 교회가 있다. 지난 회에 언급했듯, ‘돈을 받지 않는 거룩한 교회’라는 뜻이다. 이 그리스 정교회는 고대 의사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많은 병자를 고쳐주고 치료비를 받지 않은 의사 형제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18세기 지어진 교회는 작은 크기이므로, 교회 바로 옆에 1958년부터 1962년까지 새롭게 큰 교회가 세워졌다. 서기 3세기 기독교인이 된 아랍인 의사 형제가 의료선교를 할 때 이 지역에서 사용되던 화폐 이름이 아르기리아(Argiria)이므로, 이 단어에서 돈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의 ‘아날기로이’가 교회 이름이 되었다. 오늘날도 현지인들은 이들을 성자(聖者)로 여기며 존경하고 있다.

교회당 출입구 중앙에는 예수님 그림이 있고, 외부에서 볼 때 그 왼쪽에는 형(兄) 코스마스(Cosmas), 오른쪽에는 다미안(Damian)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형제는 의술을 베풀며 복음을 전하다, 기독교 신앙 때문에 순교하였다. 순교 장소는 오늘날 터키(튀르키예) 또는 로마로 알려져 있다.

▲교회 입구. 왼쪽은 형 코스마스, 오른쪽은 동생 다미안.

▲교회 입구. 왼쪽은 형 코스마스, 오른쪽은 동생 다미안.

교회 입구 문은 잠겨있지 않아 밀어서 열고 들어가 보니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입구 복도 벽에 걸려 있는 여러 그림들을 혼자 감상하고 있는데, 교회의 사찰이 사무실에서 나오다 필자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 사전에 연락을 하고 온 것도 아닌데 사찰은 외국에서 온 방문객을 따뜻하게 맞아주면서, 교회에 대한 인쇄물을 주며 그림을 설명해 주었다.

그림 가운데에는 이 형제가 사망한지 오래지 않은 검은 피부의 아랍인의 다리를 절단하여 다리를 잃은 백인에게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하는 그림이 있다. 그 옆에는 형제가 암으로 고생하는 여인을 치료하는 그림도 있다.

시내에 있는 사도 바울 기념비에는 두 개의 모자이크 타일 그림(하나는 사도 바울이 베뢰아 사람들에게 전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게도냐 사람이 바울의 환상 중에 나타나 바울을 부르는 그림)이 큰 벽면에 붙어 있다. 이 두 개의 그림이 약간 변형된 모습으로 교회 입구 내부에 붙어 있다.

특이한 것은 바울이 베뢰아 사람들에게 전도 설교하는 그림 왼쪽 옆에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인 투키디데스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이 그림들이 바울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필자로서는 알 수 없다. 바울은 세상 지식도 뛰어났으므로 고대 그리스의 뛰어난 학자들과 함께 걸어 놓은 것인지….

▲베뢰아 시내의 유대인 회당.

▲베뢰아 시내의 유대인 회당.

데살로니가를 떠나 베뢰아에 온 바울이 베뢰아에서 복음을 전한다는 소식을 들은 데살로니가의 유대인들은 바울의 전도를 방해하려고 베뢰아에 와서 사람들을 선동하여 소등을 일으켰다. 이 사실에 대한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다.

“데살로니가에 있는 유대인들이 바울이 하나님 말씀을 베뢰아에서도 전하는 줄을 알고 거기도 가서 무리를 움직여 소동케 하거늘(사도행전 17장 13절)”.

유대인들은 바울의 전도를 방해하려고 데살로니가에서 서남쪽으로 베뢰아까지 73km 거리를 찾아온 것이다. 당시 교통편은 열악하였으므로 마차나 말을 타거나, 걸어서 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데살로니가에서 베뢰아에 오는 길은 약 50km는 평야이나, 나머지 20km는 낮은 언덕이다. 여하튼 유대인들은 복음을 방해하는 악행을 하는데 열심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베뢰아 시내에는 많지는 않지만 아직도 유대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사도 바울 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좁은 강변을 따라서 걸어가다, 우연히 유대인 회당(교회)을 발견하였다.

▲의사 형제가 다리 절단, 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그림.

▲의사 형제가 다리 절단, 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그림.

출입문으로 가 보니 입장료가 3유로라는 안내문이 문에 붙어 있길래 입장료를 지불하고라도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출입문은 굳게 닫 혀있다. 주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으므로 포기하고 외부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사도 바울은 베뢰아를 제2차 전도여행(서기 49-52년)과 제3차 전도여행(서기 53-58년)시 방문하였다. 다음 회부터는 바울의 아테네 전도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0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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