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 없는 성화, 성화 없는 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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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복음은 반드시 뿌리 내리고 열매 맺는다

뿌리와 열매: 바울과 야고보의 칭의 논의
조엘 비키·스티븐 로슨 | 김태형 역 | 퓨리탄리폼드북스 | 90쪽 | 12,000원

당신의 교회에 두 사람이 등록하러 왔다. 한 사람은 모태신앙으로 자신은 누가 봐도 칭찬할 만한 신실하고 충성스러운 교인이라고 자랑한다. 또 한 사람은 자기 죄를 깊이 뉘우치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한다. 예수님 비유에 나오는 성전에서 기도하던 바리새인과 세리처럼 보인다.

‘후자가 참된 신자로구나!’라고 생각하기 전, 두 번째 사람이 다니던 교회에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복음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그 사람의 실제 삶은 완전히 복음과 거리가 멀다고 고발하는 장로들의 편지였다. 자, 그렇다면, 누가 진짜 신자인가?

조엘 비키와 스티븐 로슨은 <뿌리와 열매: 바울과 야고보의 칭의 논의>를 통하여 위에서 언급한 예시를 시작으로 명쾌한 성경의 가르침을 전달한다. 존스 씨와 스미스 씨, 율법주의와 율법폐기론에 빠진 사람의 문제를 로마서, 야고보서를 가지고 진단한다.

어떤 사람은 칭의와 성화를 엄격하게 구분하려 한다. 잘못하면 이신칭의 교리에 행위가 섞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루터는 같은 오류에 빠져 오랜 세월 율법주의 복음의 폐해를 맛보고 오르지 못할 기준을 만드신 하나님을 미워했다. 하지만 오직 믿음으로 얻는 하나님의 의가 선물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기뻐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게 된다.

당시 로마가톨릭은 루터 같은 잘못된 신앙을 양산하는 공장과 같았다. 사람들은 믿음이 아니라 행위를, 은혜가 아니라 성례를 의지했다. 그런 시대적 배경과 개인의 경험 때문에 루터는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불렀다. 행함 없는 믿음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비키와 로슨은 칭의와 성화를 분리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뿌리와 열매: Root & Fruit>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믿음으로 복음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어 뿌리 내리고, 위로는 반드시 그 복음에 합당한 열매인 선행을 맺는다.

오직 은혜로 거듭난 신자는 뿌리만 있고 열매 맺지 못한 상태에 머무를 정도의 은혜만 받지 않는다. 주님께서 온 것은 생명을 얻게 하고 더욱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 10:10). 믿음으로 예수님께 접붙임 받은 가지는 열매를 많이 맺도록 아버지께서 솎아주신다(요 15:2).

한 마디로 칭의 없는 성화는 율법주의 복음이고, 성화 없는 칭의는 율법폐기론적인 복음이다.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고, 한쪽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한쪽 혹은 둘 사이를 강력하게 연결하고 있는 황금 사슬을 끊을 수 없다.

▲저자 조엘 비키 총장(왼쪽). ⓒ크투 DB

▲저자 조엘 비키 총장(왼쪽). ⓒ크투 DB

두 저자는 이 단순한 성경적 가르침이 얼마나 중요한지 처음부터 강조한다. 칭의는 ①복음에 중심이 되는 핵심 교리이기 때문에 ②이단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이기 때문에 ③교회 부흥을 소망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위대하고 탁월한 장려책이기 때문에 ④실제 목회 현장에서 믿음의 확신 부족, 인내 부족 등의 문제를 대처하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⑤그리스도인의 삶 전체가 이신칭의의 교리의 영광과 능력의 거듭되는 재발견이기 때문에(14-15쪽)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교리를 우리가 얼마나 자주 강조하며 가르치고 있는가?

사실, 이 책이 말하는 칭의 교리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이단이 아니라면). 하지만 애석하고 안타깝게도 이 책이 말하는 만큼 칭의 교리를 강조하며 가르치는 교회는 많지 않다. 소수 교회는 지나치게 ‘뿌리’만 강조하여 성도로 하여금 ‘행함 없는 믿음’ 곧 ‘죽은 믿음’을 가지고도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살수 있다고 선동한다.

대다수 교회는 극단적으로 ‘열매’만 말한다. 서로 사랑하고 친절히 대하고 욕하지 말고 인내하며 살자고 훈화한다. 열매를 맺게 하는 뿌리의 동력,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 우리를 의롭다 하신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을 재발견하게 하는데 관심이 없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봉사와 섬김의 할 일만 있을 뿐이다.

존 맥아더는 그래서 이 책을 가리켜 “훨씬 두껍고 무거운 다른 여러 책보다 더 중요한 책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92쪽의 소책자이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교리의 중요성과 적실성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고 기독교가 많은 욕을 먹고 있다 해서, 열매만 잔뜩 들고 와서 우리를 증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뿌리 없는 자들의 비판이라고 철저히 무시하는 것도 옳지 않다.

우리는 계속해서 분명한 복음에 뿌리내린 삶, 풍성한 복음의 열매 맺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시냇가에 심겨져 시절을 좇아 열매를 맺는 생명력과 힘을 보여주는 길은 날마다 복음을 기억하고 복음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뿐이다.

조엘 비키와 스티븐 로슨이 쓴 <뿌리와 열매>를 통해 모든 독자가 성경적으로 건강한 삶, 형통한 삶을 살기를 간절히 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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