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복음주의 교회, 악조건 속에서도 연간 2.8% 성장
무슬림이 대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 기독교인들은 직장에서의 어려움, 여성들에 대한 폭력적이고 의무적인 이슬람 복장 규정 강요, 교회 건축 허가의 어려움, 괴롭힘, 차별, 심지어는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은 복음을 전하고 믿음에 굳건히 서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 힌두교, 유교 등 6개 종교를 인정하며 공식적으로는 종교적인 조화를 장려하고 있다. 이슬람 이외의 종교가 전역에 널리 퍼져 있으나, 타종교 신자들은 박해받는 경우가 많다.
기독교인, 특히 무슬림이었다가 개종한 기독교인은 종종 사회적·가족적 압박을 받는다. 이들은 놀림, 소외, 위협, 관계 단절, 신체적 공격부터 외부 세력을 이용한 ‘퇴마 의식’ 수행까지 적대와 경멸을 경험한다.
인도네시아 정부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기독교인 바니아(가명)도 “여러 형태의 명백하고 미묘한 차별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자신이 해당 관공서에서 일하는 유일한 기독교인임을 알게 됐다. 특히 히잡을 쓰지 않는 그녀는 쉽게 눈에 띄었다.
그녀의 무슬림 동료 중 일부는 직장에서 그녀를 피하고, 그녀는 필수적인 정부 신분증을 얻기 위한 간단한 절차에 수 개월이 걸렸다. 이후 그녀는 직장에서 무슬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을 좋지 않게 평가하고 일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독립적인 정부 기관에 신분증을 즉시 발급해 달라고 호소하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결국 신분증을 받았으나 그 과정은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 기독교인으로서 바니아의 경험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일부 근본주의 정책 입안자들은 보수적인 복장 규정을 시행해 외모를 ‘조화’시키려 한다. 학교, 관공서, 직장에서 소녀와 여성은 머리와 몸의 일부를 가리는 이슬람 의상인 히잡이나 질밥을 착용해야 한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2021년 보고서에는 소녀와 여성들에게 질밥을 입도록 강요하는 광범위한 괴롭힘이 야기할 수 있는 깊은 심리적 고통이 기록돼 있다. HRW가 인도네시아 정부가 여성과 소녀들에게 강요하는 학대적이고 의무적인 복장 규정에 관해 연구한 결과, 20개가 넘는 지역에서 이를 따르지 않는 소녀들은 압력을 받아 학교를 떠나야 했고, 교사, 의사, 교장, 대학 강사를 포함한 일부 여성 공무원은 직장에서 해임되거나 사임을 강요당했다.
집회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IMB(Izin Mendirikan Bangunan)라는 법적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는 교회 건축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 허가 요건을 늘렸다.
교회는 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교인으로부터 90명의 승인 서명을, 다른 종교를 믿는 이웃으로부터 6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소규모 교회의 경우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하기도 어렵다. 모든 조건을 갖추고 서명을 받아도 저항 없이 교회를 지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자카르타 교외 보고르에 있는 GKI야스민교회는 지난 15년 동안 교회 건물을 짓기 위해 싸워 왔다. 지역 극단주의 단체들이 시위를 벌이고 공사를 방해하자, 시장은 이미 발급된 허가를 취소했다.
뒤이은 대법원의 두 가지 판결에도 불구하고 보고르 당국은 여전히 외부 압력에 굴복해, 야스민교회에 반쯤 지어진 건물을 버리고 다른 장소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성도들은 이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빈손으로 법적 공방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교회들이 매주 예배와 기도회를 진행하기 위해 호텔을 임대하거나 숙소를 위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호텔 직원의 모습, 방음벽, 이른 영업 시간, 두꺼운 커튼이 설치된 창문 등은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예배를 드리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 보여 준다.
또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의 교회 습격은 교회에 관용적이지 않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 단체들은 지역 당국과 협력해 기독교인들이 모이는 것을 막고 그들의 모임을 “불법”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교회 유물을 훼손하고 건물을 철거한 이력이 있다. 때로 폭력적인 공격이 이어지면서 성도들에게 두려움을 심어 준다. 일반적으로 경멸적 용어인 ‘카피르’(kafir) 또는 ‘배교자’로 불리는 기독교인들은 인도네시아 극단주의 단체의 치명적인 공격에 쉽게 희생된다.
지난 10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5번의 대규모 테러 공격이 발생해 20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러한 교회 방화와 폭격은 이슬람 국가의 부상과 함께 이슬람주의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교회 확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나라의 복음주의 교회는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파송되는 선교사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연간 2.8%의 비율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