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의 노예로 사는 북한 주민 해방하자”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제20회 북한자유주간 폐막

한미일도 캠프 데이비드 회담 후 뜻 모아
세계 각국, 中 대사관 앞 “북송 중단” 촉구
북한 길주군 핵실험 주민 피해 증언 공개
대북전단금지법 비판하며 전단 보내기도

▲제20회 북한자유주간 폐막식 기념사진. ⓒ북한인권
▲제20회 북한자유주간 폐막식 기념사진. ⓒ북한인권

17일 새터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시작된 제20회 북한자유주간(수잔 솔티 대회장) 행사가, 지난 23일 외신기자클럽에서 ‘주체사상의 노예로 사는 주민을 해방하자’는 제목으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얼마 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후 한미일 3국이 함께했다는데 의의가 깊다. 17일(미국 현지시각)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인권을 지지하며’(Supporting Human Rights in North Korea)’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18일 개막식 축사에는 강승규 한국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강종석 통일부 인권인도실장 등 정부 관계자가 함께했고, 공식 행사 일정에 대한민국 통일부 방문이 있었다. 아울러 한미일 대표단 연석회의도 마련됐다.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중국에 억류된 탈북민 문제였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인권을 지지하며’(Supporting Human Rights in North Korea)’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중국에 억류돼 북한으로 송환될 위험에 처한 2,600여 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밀러 대변인은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침해와 유린을 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진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며 “북한의 언어도단적인 인권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여전히 미국의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수잔 숄티 대회장도 “얼마 전 중국에서 신의주로 가는 두 버스를 목격했다. 100여 명의 북한 사람들이 이송됐다. 중국은 그들을 합법적으로 중국에 있던 사람들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그들은 탈북 난민”이라며 “강제북송은 반인도범죄이기 때문에 이에 종사하는 중국과 북한 관리자는 반인도범죄로 반드시 처벌돼야 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중국 당국의 강제북송에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 불법적인 강제북송을 중단하기까지 중국 보이콧을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자유주간과 탈북 난민의 날을 맞아 여러 나라 중국 외교공관 앞에서는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가 열렸다. 미국과 한국, 영국,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네팔 등 17개국 50여개 비정부기구와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마르주키 다루스만 및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소냐 비세르코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 이양희 전 유엔 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 등 국제 인사 7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재중 탈북민에 대한 (북한으로의) 강제송환 정책이 재개될 것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서한을 전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북한의 국경 개방에 따라 2,000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중국 내 북한 구금자의 강제송환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탈북민은 북송 이후 고문과 성적 및 젠더 기반의 폭력, 자의적 구금, 강제 실종에 시달리며 심지어 처형과 강제 낙태, 영아살해 등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북한자유주간에서는 탈북민이 처음으로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물질 피해 사례를 증언하기도 했다. 20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길주 탈북민 북한 핵실험 피해 사례’ 기자회견에는 김순복(이하 가명), 이영란, 남경훈, 김정금 등 길주군 출신 탈북민들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북한의 정보 통제로 인해 핵실험 여부를 알 수 없어, 갑작스레 발생하는 병의 원인을 몰랐다고 한다. 길주군 주민들은 핵실험장에서 내려오는 하천물을 식수로 써야 했고, 핵실험 이후 피부병, 결핵 등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를 두고 ‘귀신병’이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이영란 씨는 “아들이 결핵에 걸렸다. 평양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탈북한 뒤 중국에서 아들에게 돈을 보냈는데, 아들은 ‘길주군 환자는 평양에 발을 못 들인다’는 이야기를 들어야했다”며 결국 아들을 떠나보낸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피폭 문제는 한두 사람이 아니라 길주군 전 주민의 문제”라며 “암 환자가 많아서 위암, 폐암, 췌장암 환자가 한 집 걸러 한 집 있고 한두 달 있다가 다 죽는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가 만든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비판하는 동시에 자유북한운동연합 주관으로 대북전단을 날려 보내는 시간도 마련됐다. 수잔 숄티 대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전단금지법을 통해 여러분에게서 북한에 정보를 유입해 줄 권리를 앗아갔다”며 “그렇기에 미국에서 계속 지원을 하고자 한다. 저희 또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인천 강화도에서 대북전단 20만 장과 이동식저장장치(USB) 1000개, ‘진짜 용 된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소책자 200권을 20개의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김정은 폭정에 의한 북한 동포들의 무참한 희생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사실과 진실을 전함은 우리 탈북민들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고 의무이지만, 주적 김여정 하명법인 ‘대북전단금지법’이 아직도 헌법재판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북한 인민의 인권과 자유 확산을 위해 사실과 진실, 더 많은 정보를 계속 북한으로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겨레얼통일연대와 세계탈북여성지원연합, 북한인민해방전선은 7년째 출범조차 못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 설립 촉구 기자회견 및 청원서를 국회에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밖에 ‘자유를 위한 헌화’, ‘복음통일 포럼’, ‘북한 인권 오페라’, ‘북한 엄마가 쓴 가계부’, ‘북송·인권·사법적 책임규명’, ‘INSS 간담회’, ‘김정은 규탄 결의대회’, ‘원코리아 국제포럼’, ‘북한 인권 강연’ 등이 마련됐으며, 겨레얼 통일연대와 세계탈북여성지원연합, 북한인민해방전선은 제주-부산-대구-대전-세종-인천-서울-파주(통일전망대)까지 국토행진을 하고 도청 앞에서 북한 인권 사진전을 개최했다. ‘자유 투사 추모회’, 북한인권영화 특별 상영회 등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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