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에게 점령지 떠날 것 강요
우크라이나 동부를 점령한 러시아는 9월 초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또 다른 침례교회 건물을 무력으로 몰수했다. 러시아 당국은 그 곳에 지뢰가 매설돼 있다고 주장했다.
핍박받는 기독교인과 동역하는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 행정부나 군부에 의해 몰수된 등록 침례교회 건물이 7개로 늘어났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국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교회 건물을 빼앗겨도 성도들은 낙심하지 않았다”며 “각 교회 성도들은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 계속 모이고 있다. 이달 초 건물을 몰수당한 교회의 목회자는 한국 VOM에 ‘우리는 교회 건물을 차지한 러시아 당국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러시아 점령 당국은 성도들이 그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금지했지만, 성찬 용품을 회수하기 위해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허용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건물을 몰수당한 7개 등록 침례교회 가운데 6곳은 도네츠크 남부에, 다른 한 곳은 도네츠크 접경 지역인 자포리자에 있다”며 “보안상 교회명이나 위치, 목회자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 당국이 점령한 지역에 있는 등록된 침례교회 교인들을 특별한 방식으로 핍박하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그녀는 “물론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침례교회만 박해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돼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러시아 점령군의 의심과 부정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 점령 당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침례교회에 대해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유죄’(우리나라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거해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며, 이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침례교회들이 탄압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부정을 저지르거나 범법 혐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 점령 당국이 그들에게 충성과 복종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교회에 새 정부에 다시 등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들에게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 점령 당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침례교회와 목사들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점령 지역을 떠나도록 강요했다”며 “요즘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된 침례교회는 건물 유지 보수나 관리를 위한 계약을 거부 당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러한 공사를 담당하는 일반 시민들이 침례교회를 도왔다가 괜히 연루돼 책임을 지게 되거나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도네츠크에 인접한 소위 ‘루한스크 인민공화국’(Luhansk Peoples Republic)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상황도 어렵다”며 “점령지 주민들은 강제로 러시아 시민권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금과 혜택을 박탈하고 주택과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위협을 받는다. 기독교인, 특히 목회자들은 불가능한 선택을 강요당한다. 목회자들은 러시아 시민권 취득을 원하지 않는데, 사실 시민권을 거부하면 일자리를 박탈당하거나 러시아 연방 영토로 강제 추방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VOM은 교회 건물을 몰수당한 7개 침례교회는 물론 러시아 점령 당국의 핍박을 받고 있는 그 지역의 다른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 점령 당국의 불법적인 억압과 핍박 속에서도 이 7개 교회가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교회 건물을 몰수당했지만, 주님께서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그 성도들이 가정과 주변 지역사회와 시골 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해 달라. 점령 당국이 이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발급받으라고 요구할 때,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천국 시민권을 특별히 더 귀하게 느끼도록 기도해 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