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파이브의 ‘첫 기독교 창작 뮤지컬’ 쇼케이스
뮤지컬 ‘바보 사랑’, ‘라스트 챈스’ 등을 제작해 온 극단 세븐파이프(Seven Pipe, 대표 배경호)의 첫 기독교 창작 뮤지컬 ‘BACK TO 1931: 시무언 이용도’ 쇼케이스가 26일 오후 윤당아트홀에서 열렸다.
‘시무언 이용도’는 극단 세븐파이브의 배경호 연출, 뮤지컬 <오빠 생각>의 최혜련 작가, 드라마트루기의 정재헌 작가, 이지현 음악감독, 최예음 제작PD, 김현주 기획PD 등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모태신앙 대학생인 박주아가 타입슬립을 통해 이용도 목사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이다. 뮤지컬 ‘시무언 이용도’는 오는 10월 2일부터 28일까지 윤당아트홀에서 무료로 공연한다.
주인공 박주아 역에는 배우 이다은, 이현희, 이용도 목사 역은 배우 이윤성이 맡았다. 이외 배우 엄태리는 송봉애와 영숙 역, 신주언 배우는 송봉애, 영숙 역, 배우 김미식은 변종호, 친구 역을, 진규일 배우는 장로와 친구 역을, 김우주 배우는 목사와 지환 역을 맡았다. 공연을 앞두고 민경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이만열 박사(제8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숙명여대 명예교수), 이후정 박사(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김형미 교수(백석대 실용음악과 교수, 재즈뮤지션), 김수천 교수(협성대 기독교영성학 교수)가 추천사를 전하기도 했다.
쇼케이스에서는 뮤지컬 14개 넘버 ‘세상은 넓고’, ‘Back to 1931’, ‘너 어디에 있느냐’, ‘선물 같은 일상’, ‘Q&A’, ‘새롭게’, ‘그 분은’, ‘주의 것’, ‘어머니의 기도’, ‘서로를 지키는 별’, ‘이용도 목사를 파직하라!’, ‘껍데기뿐인’, ‘바보같은 사람’, ‘시무언’ 중 6개의 넘버가 공개됐다.
우연히 본 서간집 통해 시작
주인공은 현 시대 사는 인물
첫 기독교 작품, 무료로 공연
배경호 연출은 쇼케이스에서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하나님께서 모이게 하시지 않으면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뮤지컬이 故 이용도 목사의 삶을 재조명하지만, 주인공은 이 목사가 아닌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 박주아임을 밝히며, 이들이 만난 하나님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연출은 “2년 전 우연히 이용도 목사의 서간집을 보게 됐는데,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고 사역한 것이 제게 크게 다가왔다. 하나님께서 이용도 목사를 통해 역사하신 일이 너무 놀라웠다. 그의 이야기가 이 시대에 전해져도 많은 분들에게 울림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을 받고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며 “드라마트루기로 함께 했던 정재헌 작가님이 이용도 목사 전집을 집필하고 있었는데, 같이 공연을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진행이 멈췄다가 이번에 공연하게 됐다”고 했다.
또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배우와 스태프 구성이 극명하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뽑았는데, 이번에는 기독교 뮤지컬을 한다고 하니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며 “모든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한편으로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모여야 할 사람을 모이게 하신 것 같다. 일반 뮤지컬을 할 때는 하고 싶은 말을 돌려 했는데, 이번에 기독교 뮤지컬을 하면서 본질을 진실되게 말할 수 있어 편했다”고 했다.
배 연출은 “주아가 이용도 목사를 만나지만, 이 목사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그 시대에 하나님의 쓰임받았다는 것에 주목했다”며 “그가 만난 하나님이 중요하다. 주아는 그가 만난 하나님을 만나며 현 시대의 고민을 해결한다. 이 점에 초점을 맞춰 공연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셔서 기독교 뮤지컬을 만들게 됐지만, 제가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왜 이렇게 꿈을 꾸게 됐는지 몰랐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뒤를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저와 만나게 하신 팀에게 그냥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 메시지가 잘 흘러가도록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특별히 창작뮤지컬 ‘시무언 이용도’는 10월의 공연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또 11월 12월에는 선한목자교회를 비롯해 교회 여러 곳을 무료로 투어하는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배경호 연출은 “예수님께서 제게 모든 것을 값없이 주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용도 목사의 삶을 보니 그도 모든 걸 그냥 줬다. 그때부터 제게 내적 갈등이 시작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기도하며 시원해졌다. 받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의 결정을 했다. 제 인생의 십일조를 드리듯, 처음 하는 기독교 작품이기도 하니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감당하려 한다”며 “대신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 11월 12월은 교회 투어가 예정돼 있는데, 이용도 목사와 문화에 대한 갈망이 있는 교회에는 무료로 찾아가 메시지를 나누고 공연을 나누길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모이게 하신 배우들
공연 임하며, 신앙적 물음 해결
십자가 앞에서 고꾸라지며 은혜
주인공 박주아 역할을 맡은 이다은 배우는 “저도 박주아 캐릭터처럼 모태신앙이다. 모태신앙이 ‘못된 신앙’이란 말이 있다. 박주아는 그런 인물 같다. ‘남자친구는 꼭 믿음 있는 사람 사귀어야 하나요? 교회를 꼭 가야 하나요?’ 이런 고민을 타인으로부터 듣고 또 저도 고민했던 자로서, 이 작품을 만나며 궁금증이 해결된 부분이 있다. 공감이 되는 인물”이라며 “청년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세상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주아가 ‘이용도 목사님이 만난 하나님을 저도 만날 수 있을까요?’ 그 대사가 제일 맘에 든다. 그 질문 하나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 아이는 준비가 돼 있다. 점점 변화돼 가는 주아의 모습을 연기할 수 있어 참 감사했다”고 했다.
박주아 역을 맡은 또 다른 배우 이현희는 “저는 사실 ‘하나님을 너무 잘 알고 사랑하는 내가, 어떻게 아직 신앙 초보 단계의 박주아를 연기하지?’라는 교만한 생각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너 어디 있느냐’는 가사가 찔림으로 다가왔다. 제가 박주아와 다를 것 없다는 걸 깨달았다. 연습하는 내내 삶을 살며 늘 은혜를 받고 십자가 앞에서 고꾸라지는 과정을 겪었다”며 “이 작품을 만나게 해주신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고, 저를 치료하실 주님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용도 목사 역을 맡은 이윤성 배우는 “이 목사님은 저보다 어린 나이에 사역을 하셨지만, 제가 감당하기에 부담이 되는 역할이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신 분 같은데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며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자 했다. ‘너 어디에 있느냐’라는 가사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이 말을 들을 누군가에게 ‘지금 하나님 안에 계십니까’ 되새기며 작업에 임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극중 이용도 목사의 아내 송봉애 사모와 박주아의 엄마 역을 맡은 엄태리 배우는 “지인에게 제자나 다른 배우를 추천해 줄 수 있냐는 연락이 왔다. 대본을 먼저 보내 달라고 해서 대본을 읽는데 눈물이 났다. 엄마 역할은 제가 하겠다고 했다”며 “이번 작품은 제게 하나님의 결실, 선물과 같이 다가왔다. 제가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예수님이라는 남편과 살면서 갖은 오해와 핍박을 받았다. 그래도 주님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평안과 행복이 있었는데, 극중 가사와 씬이 너무 공감됐다. 15년 만에 이런 조연은 처음인데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또 “제가 아이를 낳아 보진 못했지만 교회 멘토링, 상담, 교회학교를 하면서, 주일엔 기뻐하지만 현실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을 자주 본다. 주아는 ‘무한경쟁 시대에 성경말씀대로 못살겠다’고, ‘나는 안 될 것 같다’고 고민하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남들이 오해하고 핍박하거나 모욕해도 이를 직접적으로 풀지 않고 삶으로 말했던 독립투사이자 부흥사인 사람을 만난다는 게 매력적이었고, 사모 역할을 하면서 작품에 참여하는 게 영광이다. 갈급한 한국교회에 시무언이 쓰임받았으면 좋겠다는 개인 기도제목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용도 목사 연구가로 잘 알려진 정재헌 작가는 “민경배 박사님께 추천사를 써 달라고 했는데 흔쾌히 써 주셨다. 민 박사님은 이용도 목사님을 존경하는데, 자신이 쓴 글로 인해 이용도 목사가 나쁘게 이야기되는 것에 마음이 좋지 않다 하셨다. 제한된 시간이 있으니 선택적으로 이야기를 골라야 했다. 얻을 수 있는 유익에 초점을 맞춰 부각하고자 했다. 뮤지컬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주아란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는 현대 관객과 같은 선상에 있다. 그를 통해 이용도 목사를 알아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며 “한국교회사에 이런 인물이 있다는 것이 문화사적으로뿐 아니라 교회사적으로 하나의 큰 유산 같았다. 자부심이 있다. 이용도 목사의 삶과 성향과 행적을 보면, 다이내믹하고 재미있고 다양한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토리텔링이 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밖에 이지현 음악감독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맞는 음악적 언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