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최악의 경우 10년 뒤 총인구 10%로 추락”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 ①] 한국인의 종교 현황과 의식

▲한 집회에서 기도하는 청년들. MZ세대의 경우 개신교인 비율이 높았지만, 전체 인구 중 개신교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크투 DB

▲한 집회에서 기도하는 청년들. MZ세대의 경우 개신교인 비율이 높았지만, 전체 인구 중 개신교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크투 DB

한국사회의 탈종교화가 가속화되고, 개신교는 최악의 경우 10년 뒤 총인구의 10%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올해 5번째로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를 발표하고,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이를 토대로 분석을 내놨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추석과 개천절 연휴 기간 이를 총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한국사회, 가파른 속도로 탈종교화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종교인은 37%, 무종교인은 63%로, 종교인이 처음으로 30%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시작 시점인 1998년 이래 종교인 비율이 무종교인 비율을 계속 앞서다가, 2017년부터 무종교인 비율이 종교인 비율을 앞질렀고,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우리 국민 중 종교가 있는 ‘종교인’의 특성을 살펴봤다. 성별로는 여성(47%)이 남성(26%)보다 2배 가까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인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의 경우 종교를 가진 비율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종교 인구의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그 결과, 개신교, 불교, 가톨릭 등 종교 모두 2012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2년 기준 불교 16.3%, 개신교 15.0%, 가톨릭 5.1%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20~30대 개신교 인구 비율은 10% 초반대로 평균보다 낮지만, 타종교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MZ세대는 개신교인이 압도적

반면 종교인을 기준으로 개신교 점유율을 연령별로 살펴 보면, 20대 57.9%, 30대 60.3%로 2030 MZ세대의 경우 개신교가 전체 종교 중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는 다음 세대로 가게 될 경우 한국 종교 중 개신교가 지배적인 종교가 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 종교 인구가 줄고 개신교 인구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래 사회의 부패를 막고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교회학교 학생 한 사람, 청년 한 사람을 기독교 사상과 가치관으로 무장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종교별 인구 변화 추이. ⓒ목회데이터연구소

▲종교별 인구 변화 추이. ⓒ목회데이터연구소

종교인 중 젊은층에서 개신교인의 높은 비율은 고무적이지만, 전체 인구 중 그 비율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2년 22.5%에서 2022년 15.0%로 줄었고, 단순 하락 기울기를 반영하면 향후 10년 뒤 최악의 경우 10.2%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도 10명 중 7명, 다원론 믿어

개신교인이 종교를 버린 이유는 ‘불신과 실망’도 큰 요인이었다. 무종교인의 과거 종교는 개신교가 66%로 타종교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가 35%로 가장 높았으나,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도 10명 중 3명 꼴(29%)로 나타났다.

무종교인들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를 물은 결과 2017년과 마찬가지로 ‘종교에 관심 없어서’가 가장 높았다. 2위로 응답한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역시 6%p 증가했다.

하나의 종교가 아닌 여러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보는 ‘종교 다원론’을 믿는 경우는 개신교인 3명 중 1명 꼴(32%)로 나타났다.

기적, 신, 천국 등과 같은 종교적 개념을 제시한 후 이와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개신교인은 ‘기적’ 73%, ‘신’ 70%, ‘하늘나라/천국’ 69% 등으로 응답했다. 이는 10명 중 3명은 신앙은 갖고 있지만 이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현대사회의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로 언급되는 ‘이혼’, ‘인공유산’, ‘혼전 성관계’ 등에 대해서는 타종교에 비해 가장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윤리 문제 인식의 개방적 변화 추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개신교인도 예외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무종교인은 인생에서 종교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느낄까. 69%는 ‘필요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필요하다’ 느끼는 경우는 31%였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25%로 2017년 조사(14%)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종교 자체에 부정적 혹은 적대적 입장을 취하는 무종교인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하는 종교적 욕구에 대응해야”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탈종교화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가지 이론이 있다. 첫째는 세속화 과정에서 종교는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간다는 이론이며, 둘째는 사람들에게 종교적 욕구는 있으나 기존 종교는 이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에 종교인이 줄어들더라도 미충족된 욕구는 늘 존재하므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합리적 선택이론”이라고 했다.

이어 “첫째로 합리화된 현대인에게 어떻게 기독교를 변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로 종교 다원주의적 성향이 적지 않게 나타나는 개신교인에게 기독교의 정체성과 핵심 교리를 어떻게 설명하고 심어 줄 것인지 대응이 필요하며, 셋째로 시대 변화와 함께 세대별·계층별로 다양화되는 종교적 욕구를 면밀하게 파악해서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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