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성지순례’ 100회 맞는 권주혁 장로
크리스천투데이 ‘비대면 성지순례: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가 어느덧 100회째를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온라인 공개된 99회째는 사도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 중 베뢰아 4번째 편이었으며, 100회째부터는 아테네(아덴) 지역에 대해 서술할 예정이다.
해당 시리즈는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저자 권주혁 박사가 지난 2021년 8월 20일부터 시작해 매주 연재되고 있다. 사도 바울의 고향 다소부터 시작해 1·2차 전도여행 때 바울이 직접 걸어다녔던 성경의 땅을 권주혁 박사가 직접 방문해 꼼꼼히 답사했던 경험을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안내해, 코로나19로 성지 여행을 다닐 수 없던 크리스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오늘까지 이어졌다.
젊은 시절부터 총 140개국을 누볐을 정도로 모험가이자 다방면에서 전방위적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는 권주혁 박사에게 100회를 맞이하는 소감과 에피소드 등을 청취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바울, 복음 위해 생명까지 버리고
있는 힘 다한 선 굵고 멋있는 사내
첫 전도지 구브로 섬, 가장 인상적
-비대면 성지순례가 어느덧 2년여를 지나 100회를 맞이했습니다.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시간이 정말 살같이 빠릅니다. 벌써 어느덧 100회에 다가섰습니다. 사도 바울이 방문한 10개국(오늘날 국경선 기준)에서 바울이 남긴 발자취를 찾아가면서 ‘아! 정말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버리기로 작정하고 있는 힘을 다해 복음을 전파한, 선(線)이 굵고 멋있는 사나이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비대면 성지순례’, 문자 그대로 바울의 흔적을 사진으로라도 독자와 공유하려고 한 회당 4장의 사진을 실었으므로, 여태까지 400여 장의 사진을 글과 함께 실었습니다. 100회가 다가오니, 이제 마라톤의 반환점을 도는 기분입니다.”
-2년간 바울의 탄생지부터 2차 전도여행 방문지까지 이어졌고, 마침내 아테네까지 당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방문지와, 좀 더 소개하고 싶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했던 내용이 있으시다면.
“바울의 첫 전도지인 구브로(사이프러스 또는 키프러스) 섬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바울의 행적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남북으로 나뉜 사이프러스 섬의 현재 상황과 이스라엘이 1948년에 독립하기 전 사이프러스 섬의 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들이 독립을 위해 감행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미처 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쓴다면, 독자들로부터 ‘바울에 관한 글인가, 아니면 이스라엘을 찬양하는 글인가?’라는 비판을 들을 것 같아 자제했습니다.”
-성경의 땅뿐 아니라 평생 업무 등으로 160개국을 다니셨습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인데, 이를 통해 느끼신 바가 무엇인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세계지리를 공부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툴롱이 프랑스의 지중해 방면 군항이라는 정도는 이미 알았지요. 그러나 툴롱에는 몇 년 전에야 방문해, 초등학교 때의 기억을 상기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다니시면서 체험한 신앙의 간증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연재에 나오지 않은 내용들로 말씀해 주신다면.
“예, 물론이지요. 1979년 2월부터 세계를 여행하면서 간증할 것이 수백 개는 됩니다.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공간이 부족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교회 집중 통제 문제
주일성수, 판문점 도끼 사건 때도
육사 시험 주일에 치러 포기 결정
회사 사장님 출장 때도 주일 성수
감옥 가고 직장 잃을 것 각오하면
주일 성수는 어려울 것 전혀 없어
-그렇게 많은 곳을 다니시면서도 반드시 주일성수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코로나 비대면 예배 이후 주일성수 개념이 많이 약해졌는데, 조언하실 부분은.
“코로나 기간 중 지하철에 발디딜 틈 없이 들어선 사람들은 통제하지 않고 교회만 집중 통제한 것에 대해, 당시 문재인 정부의 기독교에 대한 정치적 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 목사님께 ‘저는 감옥 갈 각오가 되어 있다’고 하자, 목사님도 힘을 얻으셨는지 저희 교회는 고발당할 각오를 하고 대면 예배를 계속 드렸지만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이에 비해 소위 유명한 큰 교회들이 앞장서서 문재인 정권의 조치에 미리 백기를 든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요즘 유명한 교회 목회자들은 나름대로 겉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삯꾼 목자이고 한국 교회가 이미 세속화되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지금 침몰하고 있습니다.”
-주일성수를 못하게 될 위기는 없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주일성수를 못하게 될 위기는 많았지요. 그러나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는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사건 때 곧 전쟁이 일어날 분위기에서 데프콘2 비상(준전시상황)이 걸렸음에도, 명령불복종으로 영창 갈 각오를 하고 주일날이 되자 교회에 가야 간다고 상관들에게 끝까지 주장했더니, 부대에서 지프차를 내어줘 M16소총과 탄창을 갖고 교회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감옥 가고 직장 잃을 것 각오하면, 주일성수 하는 데 어려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사원일 때 사장님을 모시고 해외 출장을 갈 때도 주일날 비행기를 타야 해 거부한 적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쫓겨날 것을 각오하고 주일에는 여행하지 않겠다고 하자, 나중에는 사장님이 제게 날짜를 정하라고 하셔서, 회사에서 쫓겨나지도 않고 34년간 잘 다니다 사장으로 퇴직했습니다.”
-더불어 과거 주일성수 때문에 육사 지원을 포기하셨을 때, 후회나 아쉬움이 전혀 없으셨는지요.
“왜 아쉽지 않았겠습니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려고 준비했는데, 육사 입학시험이 주일을 포함해 4일 동안 치러져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일반대학에 들어가 ROTC로 직업 군인을 하기로 마음먹었지요. 그러나 ROTC 훈련 1년 후 교육 사열을 위한 주일날 특별 훈련을 거절했다가 명령불복종으로 쫓겨나, 사병으로 군복무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제가 결정한 것에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다른 인생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확신했지요. 육사 입학은 주일성수 문제로 못하여 직업 군인은 못했으나, 5년 전부터 육군사관학교 역사포럼 고문직을 맡고 있습니다.”
방대한 자료 비결, 매일 일기 쓰기
140개국 방문 절반 이상 배낭여행
전쟁 서적 총 10권 출간, 한 권 더
전쟁 승리, 좋은 무기와 훈련 아닌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주셔야 이겨
북한 김정은도 깨닫고 예수님 믿길
-그 많은 곳을 다니시고 바울의 성지 곳곳을 탐방하셨는데, 지금과 달리 자료나 사진 보관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연재 중 자료 분실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것 같은데, 어떻게 지금까지 잘 정리해 보관하셨는지 비결이나 에피소드, 또는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1977년 주일에 입사시험을 보지 않는 중견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오늘까지 일기를 계속 쓰고 있습니다. 이 일기책이 라면 3상자 분량입니다. 이런 식으로 회사 일이든 개인 여행이든 무슨 일을 해도 기록과 정리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이런 습관 덕분에 회사 일을 하면서도 여태까지 21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책의 절반은 군사 서적입니다.”
-많은 곳을 다니시는 가운데 가족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여태까지 140개국을 방문했는데, 절반 이상은 배낭여행이었습니다. 집사람은 항상 제가 사고라도 만날 까 걱정돼 가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군인이 되려고 결심하기 전, 제 꿈은 탐험가였을 정도로 여기저기 호기심이 많습니다.”
-산림 전문가로서 나무를 보면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신 적이 있는지요. 그리고 군사 전문가로서 창조주의 계획하심을 어떻게 느끼셨는지요.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에서 나무를 심는 조림 사업을 20년 이상 했습니다. 그러자 영국 정부는 영국 연방에 오랜 기간동안 많은 나무를 심어 주었다고 대영제국 훈장(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받은 것과 같은 훈장)을 2015년 제게 수여했습니다. 1kg에 100만 개가 넘는 먼지 크기의 유칼립투스 데구룹타라는 나무의 작은 씨가 땅에 심은지 15년 만에 높이 70m가 넘는 거목이 되는 것을 보면서, 창조주 하나님의 솜씨에 감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군사 전문가로서는 전 세계 140개국의 군사박물관과 전적지를 이미 방문했습니다. 아마 이 부문에서는 기네스북 기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웃음). 그리고 전쟁 서적 10권을 출간했으며, 11월에 또 한 권이 나옵니다. 전쟁은 무기 좋고 군대를 잘 훈련시킨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주셔야 이깁니다. 북한 김정은이 이것을 깨닫고 예수님을 믿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러 일로 분주하신 가운데 시집을 내시고 자살에 대한 서적도 출간하셨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시고, 지치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일찍 일어나 새벽기도에 따라갔으므로, 이런 생활이 몸에 붙어 있습니다. 매일 새벽 4시에는 기상해서 남들보다 2-3시간은 더 많이 사용하고, TV도 뉴스만 보고 연속극, 가요, 트로트 등은 시간이 아까워서 보지 않습니다.
거기에 예수님을 믿으므로 술, 담배는 아예 하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보다 매일 시간을 더 오래 쓰고 있습니다. 골프도 회사 일 때문에 좀 했지만 재주가 없어서인지 핸디가 잘 안 줄어 내기 골프하면 돈 잃기 바쁩니다. 그래서 골프채에도 손이 잘 안갑니다.
이렇게 남들 보기엔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듯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생각하고 순종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좋습니다.”
-10월에 또 해외를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 어디를 가시는지요.
“10월에 에티오피아와 주변국들을 3주 예정으로 방문합니다. 제 141번째 방문국가인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초의 기독교 국가이고, 고대부터 독특한 고지(高地) 문명을 이룬 나라입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이탈리아군에 맞서 전쟁을 한 나라입니다(비록 패배했으나). 이런 면들을 조사하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비전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연재를 잘 읽고 계신 독자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각각 다른 장르(군사, 탐험, 목재, 기독교, 인생, 여행 등)의 책 10권을 동시에 집필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에는 현재 연재 중인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아마 1년 반 내지 2년 더 연재할 예정입니다. 즉 연재가 끝날 무렵이면 바울의 흔적에 관한 글과 함께 사진 약 800장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것 같습니다.
바울에 관한 사진 800여 장이라면, 만만한 작업이 아닙니다. 모든 진행에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실 것을 기도합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의 기도와 성원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