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관한 해박한 지식, 탁월한 통찰보다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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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더 노력해’가 아니라 ‘더 깊게’

더 깊게
데인 오틀런드 | 조계광 역 | 개혁된실천사 | 216쪽 | 15,000원

데인 오틀런드는 일리노이주 네퍼빌 장로교회 담임목사이다. 최근 그의 책이 국내에 몇 권 보급됐다. <온유하고 겸손하니>(개혁된실천사, 2022, <우리가 몰랐던 예수>(두란노, 2022)에 이어 올해 <더 깊게>라는 책이 나왔다(개혁된실천사, 2023).

이 책은 성화를 추구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필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큰 이유는 칭의와 성화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구분하는 기존 많은 자원에 또 다른 유익을 더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오틀런드는 성화의 동력이 칭의를 계속 반복적으로 기억하는 것, 다른 말로 오직 은혜로 우리를 의롭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품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탁월한 주장을 제시한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마르틴 루터와 같이 오직 은혜로 덧입혀지는 ‘하나님의 의’에 감사하며 복음의 능력을 맛보기 시작한다. 자기 안에서 하나님께 가까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없고 그럴 의지나 생각조차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깨닫고 나서, 그리스도께 자비를 구하며 달려 나가는 회심이 시작된다.

그런데 죄 사함을 받고 은혜로 살아가는 성화의 여정에서 신자는 한꺼번에 당겨 받은 돈을 조금씩 소진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여긴다. 자주 넘어지는 죄와 연약한 자신의 상태를 직면할수록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죄스러워진다. 성화의 동력을 잃어간다는 말이다.

그때 많은 기독교 가르침은 채찍질에 가깝다. 하나님은 충분히 베푸실 만큼 은혜를 주셨으니, 더 열심을 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틀런드는 바로 그때가 하나님 은혜를 더욱 찾을 때라고 말한다. Deeper(원제), 더 깊이 칭의의 은혜를 맛보는 것이다.

<더 깊게>는 총 9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예수님께 가까이 나아갈 것을 촉구하는 핵심이 되는 첫 장을 지나면 바로 ‘절망’이 찾아온다. 그리스도인에게 절망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제대로 절망한 사람만이 자기 내면에서 동력을 찾지 않고 밖에서 찾기 때문이다. 철저히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는 자만이 그리스도께 더 깊이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절망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은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방해가 되지만, 그리스도 밖에 있을 때 우리의 절망적인 상태를 낱낱이 아는 것은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삶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끈다. 그래서 신자는 시편 기자처럼 많은 고난과 절망을 통해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고 그분께 더 깊은 믿음을 두도록 연단받는다.

▲ⓒImage by Holger Detje from Pixabay

▲ⓒImage by Holger Detje from Pixabay

죄가 주는 절망보다 더 큰 은혜를 신자가 기대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바로 ‘연합’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연합의 관계를 맺으셨다. 그래서 우리를 넘어뜨리는 안팎의 세력보다 더 크고 강한 분으로 인해 우리는 안전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목숨을 내어줄 정도로(실제로 확증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는 신랑이 아내가 가진 흠과 티와 허물 뿐 아니라 아내를 공격하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철저하게 아내를 보호하고 거룩하고 정결한 신부가 되도록 계속해서 공급하고 인도하는 이미지가 에베소서 말씀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도와 연합한 교회의 모습이다. 그리스도가 강하게 끌어안으시기 때문에 교회는 안심할 수 있다. 안팎의 문제가 심각할수록 신부는 신랑의 품에 더 깊이 안길 수 있다.

오틀런드는 매우 흥미롭게 마틴 루터와 C. S. 루이스, 프란시스 쉐퍼의 늦은 회심을 다룬다. 하나님에 관하여 아는 것과, 영적인 눈을 뜨고 그분을 보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는 것을 예증하기 위해서다.

하나님에 관한 해박한 지식, 탁월한 통찰이 전부가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더 깊이 알고 맛보는 것이다. 성화의 삶은 죄와의 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점점 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진짜 죄인의 진짜 변화’는 우리 힘과 지혜로 치열하게 죄와 싸우는 것으론 결코 이룩할 수 없다.

우리 안에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하나님을 더 깊이 사랑하고 아는 것이 진짜 싸움의 승리 비결이다. 오틀런드는 이를 ‘죄를 질식시키는 것’이라 말한다.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믿음의 들숨과 날숨이라 저자가 부른 말씀 읽기와 기도에 힘써야 한다. 단순히 종교적 행위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맛보고 알기 위해서.

<더 깊게>를 통해 데인 오틀런드는 우리를 하나님과 더 깊은 사귐으로 초대한다. 오직 그것만이 이 땅에서 복음의 능력을 참으로 맛보며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한다. 주님께서 우리를 더욱 풍성한 삶으로 초대하시면서 ‘나의 안에 거하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항상 반복적으로 그분 안에 더 깊게 거해야 한다. 그것이 성화의 열매를 많이 맺는 비결이다.

어쩌면 단순하지만 너무도 쉽게 자기 열심이나 자포자기로 돌아선 성화의 길을 걷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더 깊게>를 통해 올바른 길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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