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목사 “건물 아닌 말씀 물려줘야”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10월 첫 주일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 설교

▲김하나 목사가 주일 설교를 전하고 있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주일 설교를 전하고 있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명성교회 담임)가 1일 10월 첫 주일을 맞아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왕하 22:8-1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하나 목사는 먼저 ‘451 패런하이트’라는 제목의 소설을 소개하며 “주인공 몬테그는 책에 불을 지르는 방화관이다. 하루는 수천 권의 책을 갖고 있는 노인의 집을 발견하고 그 책을 모두 불사르게 되는데, 그 노인이 책을 구하려다 죽는다. 그 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몬테그는 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의 상관은 그에게 ‘책은 우리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이라 하지만, 몬테그는 책을 불사르다 한 권 한 권의 책을 챙기고 읽으며 삶이 변화되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작가는 의학적·과학적으로 모든 기술에 있어서 발전했을지 모르지만 역사과 기억을 잃어버린 시대는 절망의 시대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며 “역사를 돌아보면 책을 불태운 국가들과 정권들은 절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근래에는 나치가 책을 불태웠고, 중국 공산당이 문화혁명을 통해 많은 책을 불사르고 지식인을 탄압했다. 북한에서는 성경 소지를 금하고, 적발된 경우 극형에 처하고 있다. 이런 나라들은 결국 잃어버린 시대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오늘 본문에서는 책을 잃어버린 나라를 만난다. 이 나라는 좋은 나라였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적힌 율법책을 잃어버렸다”며 “성경에는 곳곳에 하나님을 잃어버린 시대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하나님을 잊어버린다. 이스라엘은 애굽에 잡혀 있는 기간 동안 하나님의 기억이 희미해졌고, 무엇이 예배인지 알지 못했고,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사사 시대 백성도 우상은 알았지만 하나님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하나님과 가까운 것 같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 같지만, 순식간에 하나님이 우리 삶에서 멀어질 수 있다. 가까운 것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며 “우리가 힘들여서 눈물로 땀으로 지켜내지 않으면, 하나님의 은혜가 있지 않으면, 모든 가까운 것들은 다 멀어지게 되어 있다. 성경 속 수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하나님과 가까웠지만 점점 멀어지는 일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봤는가”라고 했다.

이어 요시아가 하나님의 말씀, 율법책을 찾은 본문을 언급한 김 목사는 “하나님은 므낫세와 같이 말씀을 천한 것으로 여길 사람에겐 율법책을 발견하게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요시아와 같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고 경외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은혜를 주신다”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길 원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귀하게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너무 늦기 전에 우리도 하나님의 율법책을 발견하는 은혜를 누리기를 원한다. 여기에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믿음의 기억, 은혜의 기억,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기억”이라며 “우리가 하나님을 경험하는 가장 기본된 것이 말씀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설 때 우리는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온전하게 한다.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반드시 재발견돼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 인생을 열심이 잘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것이 잘되게 한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억이 없는 곳이 지옥, 디스토피아”라며 “율법책을 반드시 다시 집어드는 여러분 되시길 축복한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오래된 길이라도 다니지 않으면 점점 사라지고 없어진다. 우리가 하나님을 점점 멀리하면 그 율법책은 완전히 우리의 삶에서 떠나버리고,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기억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된다. 예배의 길, 관계의 길, 믿음의 길도 다니지 않으면 수풀로 가득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이전을 생각하면 지금도 여전히 예배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우리 예배당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닫혀 있었다. 버스에도 30명 앉는데, 우리 이 큰 예배당에 20명 앉으라고 명령이 왔다. 백화점의 식당에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교회는 안 된다고 했다”며 “그 사이 길에 수풀이 많이 덮였다. 어떤 분은 다시 길을 내서 율법책을 집어들었지만, 어떤 분은 여전히 멀리 계신다. 우리 이 길을 회복해야 한다. 책을 펼치고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긍휼을 다시 한 번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럽의 교회들이 많이 문을 닫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의 문제라고, 세속적 문화가 유럽을 지배하고 있다고 여러 얘기를 한다. 그런데 유럽의 저명한 여성 사회학자가 이는 세속의 문화가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 아니라 믿음의 기억이 단절됐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며 “많은 것을 망각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율법책을 놓쳐선 안 된다. 말씀을 붙잡고 견뎌내야 한다. 우리는 기억을 남겨 주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자녀에게 믿음의 기억, 은혜의 기억을 남겨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물려 줘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다음 세대로 갈 때 이 건물이 이전의 영광보다 더 후의 영광이 클 줄로 믿는다. 우리가 건물로 살아가는 게 아니다. 이 안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 율법책이 살아 있어야, 그것을 발견해야 소망이 있다”며 “이 시대 문화를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은혜의 기억, 믿음의 기억, 하나님 경외하는 기억을 주는 부모들이 돼야 하고 그런 세대들이 돼야 한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율법책이 누군가 한 명에게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손에 들릴 때, 우리 대한민국과 여러분의 가정, 우리 교회에 반드시 소망이 있을 줄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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