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니푸르 난민 “하나님 함께하셔… 반드시 회복될 것”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손자 도움으로 폭력 사태 현장서 간신히 탈출

▲인도 기독교인 여성(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오픈도어선교회

▲인도 기독교인 여성(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오픈도어선교회

5개월 전 인도 마니푸르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는 현지 한 기독교인 과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올해로 77세인 넴니앙 바이페이(Nemniang Vaiphei)가 마니푸르에 있는 딸을 방문한 지난 5월, 메이테이(Meitei)족과 쿠키(Kuki)족 사이의 폭력 사태가 발생해 폭동, 방화, 혼란을 포함한 유혈 사태에 빠졌다.

고향에서 발생한 폭력과 폭동에 대한 자세한 사실이 드러나자, 바이페이는 자신이 알던 삶이 바뀌었음을 깨달았다. 대부분이 힌두교인인 메이테이족과 기독교인인 쿠키족 사이의 잔인한 공격 속에 바이페이는 쿠키족이 목숨을 걸고 도망쳤던 마니푸르의 도시 임팔 근처 마을로 돌아갈 수 없었고, 곧 난민이 됐다.

그녀를 이웃 지역인 미조람(Mizoram)의 수도인 아이자울(Aizawl)로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해 25세의 손자가 나섰다. 아이즈왈은 마니푸르에서 약 48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길고 험난한 산길을 가로질러야 하기에 최소 18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마니푸르에서 온 다른 많은 난민들도 비슷한 여정에 올랐다. 

바이페이는 현재 아이자울에서 30분 거리의 구불구불한 산길에 위치한 에덴타르(Edenthar)의 무료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녀는 최근 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Global Christian Relief)와의 인터뷰에서 “난 불만이 없다. 행복하다. 하나님께서 날 돌보신다”고 말했다. 부엌이 없는 방 2개짜리 소박한 아파트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숙소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나는 이곳이 편하다”고 했다.

수십 명의 쿠키-기독교 난민 가족들이 최근 아이자울 외곽의 빈민들을 위해 지어진 저예산 아파트에서 보호받고 있다.

유혈 인종 갈등으로 약 200명이 목숨을 잃었고, 7만 명 이상의 마니푸르인들이 난민이 됐다. 그 가운데  6만 명 이상은 쿠키 기독교인, 특히 임팔 계곡에 거주하던 이들이다. 이 지역은 메이테이족 중심지로서, 폭동 및 끔찍한 방화 공격으로 많은 쿠키인들의 집과 지역 사회가 파괴됐다. 

바이페이는 “우리 가족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 내 아들은 공무원이지만 임팔로 돌아가 일할 수 없고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도 우리 대가족 모두를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녀는 “우리 동네 쿠키족이 다 도망갔을 때, 정신병자 한 분이 마을에 남아 있었는데 그분이 불에 타 죽었다. 그 얘기를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우리도 트라우마를 많이 겪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고통에 대해 위로부터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자가 공부를 위해 추라찬드푸르로 떠난 후 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도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찬송을 부르며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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