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넘었더니 전쟁이…” 이스라엘 성지순례 ‘올스톱’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적어도 11월, 길면 내년 초까지 중단 예상

▲하마스의 공격으로 무너진 이스라엘 도시의 건물.  ⓒ스카이뉴스 보도화면 캡쳐

▲하마스의 공격으로 무너진 이스라엘 도시의 건물. ⓒ스카이뉴스 보도화면 캡쳐

7일(현지시각)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양쪽 사망자만 11일 현재 2천 명을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기지개를 켜고 있던 이스라엘 성지순례 역시 이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에 머물고 있던 한국인 단기 여행객은 480여 명으로, 일반 여행과 출장을 제외하면 상당수는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중 192명이 우선적으로 대한항공을 통해 11일 오전 6시 8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 27명은 육로를 통해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이동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예루살렘 등 2.5단계로 격상

외교부는 지난 8일(일) 이스라엘에 대한 여행 경보 단계를 조정했다. 가자지구(4단계 여행금지)와 서안 지역 및 가자지구 인근 5km(3단계 출국권고)은 이전과 다름없지만,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포함한 ‘여타 지역’은 기존의 2단계(여행자제)에서 2.5단계(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이스라엘 여행 예정자들은 가급적 여행을 취소하고 현지 체류 우리 국민은 귀국해 달라”고 권고했다.

교전이 발발하자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등 미국 항공사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행 정기 운항을 즉각 중단했으며, 에어 프랑스, 루프트한자, 에미리트 등 국제 항공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인천-텔아비브 구간 직항편을 주 3회 운항해 오던 대한항공 역시 지난 9일부터 전면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10월 일정 전면 취소 혹은 경로 변경 

성지순례 업계에 따르면, 교전 발생 직후 한국을 출발하려던 여행편을 비롯해 이달 계획된 일정이 즉각 취소됐다. 일부는 여행 경로를 터키나 그리스 등 타국으로 긴급히 변경하거나 일정을 연기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 최소한 연말까지는 이스라엘 현지 순례 여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성지순례 여행사 로뎀투어 유도현 팀장은 “교전 발생 당시 이스라엘 현지에 저희 여행사를 통해서만 8개 팀, 총 150명이 여행 중이었다. 피해 소식은 없다”며 “오늘(11일) 새벽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하거나, 일부는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태 당일이나 직후 출발하려던 일정을 비롯해 10월에 계획된 모든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터키나 그리스 등으로 일정을 변경하길 희망하는 분들은 모두 변경해 드리고 있다. 예루살렘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여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간혹 발생해 왔지만, 이번 충돌은 근래 10년간 봐 왔던 것들 중 가장 심각하다”며 “코로나 시기를 벗어난 지난 6월부터 이스라엘 성지순례가 재개돼 왔는데, 아무래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 같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빨리 종료된다 해도 11월 중순까지는 (현지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장기화된다면 내년 1, 2월까지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관광청 “무사 귀환에 최선”

이스라엘관광청은 여행사 및 항공사들과 채널을 개설해 실시간으로 주요 상황들을 공지하며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다. 조유나 소장은 “대한항공과 다른 나라 국적의 항공편을 모두 이용해,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 관광객들이 무사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 현지에 체류 중인 선교사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진 않았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선교협회(회장 감요한 목사)에 보고된 선교사는 80여 명이지만, 협회에 보고하지 않는 교단과 교회, 기관들이 파송한 선교사들을 포함하면 140여 명 내외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인근에 위치한 몇몇 선교사들은 긴급히 예루살렘으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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