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유하고 상황 주시, 일부는 자원봉사도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시작된 전쟁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12일 현재 사망자가 2,200명을 넘기고 확전의 우려까지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지 목회자 및 선교사들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안전한 곳에 머물면서 정보를 공유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머물고 있는 감요한 목사와 황성훈 목사가 12일 오전 크리스천투데이에 안부를 전해 왔다. 감 목사는 이스라일팔레스타인선교협회(이하 이팔선교협) 회장을 맡고 있으며, 황 목사는 예루살렘샬롬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현재 3가정 예루살렘 피신 확인
이들에 따르면, 협회에 보고된 한인 사역자들은 약 80여 명이며, 집계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하면 140여 명에 이른다. 현재까지 목회자 혹은 한인들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대부분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거주하지만, 일부는 충돌이 잦은 가자지구 접경지대 인근 도시에서 사역하고 있다. 사태 발생 직후 타 도시에서 예루살렘으로 대피한 목회자는 3가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가자지구에서 불과 10km 떨어진 아슈켈론에서 사역하던 A목회자 가정은 7일 쏟아지는 로켓을 피해 즉각 예루살렘으로 이동했다. 이 외에 브엘세바(베르셰바) 등에서 예루살렘으로 피신한 상태다. 감 목사는 “(피신한 이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각 협력본부나, 한국으로 귀국한 이들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목회자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목사는 “교회별로 만들어진 단톡방이나 이팔선교협 단톡방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생활의 불편함이 없도록 마트의 상황 등 일상적인 정보들을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감 목사도 “계속 통화하고 있다. 잠시 외부에 나갔는데, 몇 식당이 운영하고 배달하는 것도 봤다. 이런 것들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Red Alert 앱으로 로켓 공격 파악
예루살렘이라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감 목사는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안식일 아침부터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그동안 안전한 지대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예루살렘 인근인 아부고쉬에 로켓이 떨어졌다”고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 측에서 제작한 Red Alert라는 앱을 통해 미사일 공격 상황을 상시로 확인 중이다. 황 목사는 “출근하는 차량들로 도로가 막히기도 하고, 다행이 평소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현지 소식을 전했다.
사태 발생 직후 모든 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던 감 목사는 “특별히 물과 빵 종류들이 떨어졌는데, 다행히 마켓들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어서 물품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분쟁 지역의 특성상 지역 혹은 집집마다 방공호를 마련하고 있고, 목회자들 역시 비상시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목사는 “대략 20년 내외로 지어진 집들은 방 하나를 방공호로 짓는다. 미사일 경보가 울리면 곧장 피한다. 저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 안에 머물며, 블라인드를 내리고 창문에서 떨어져서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다수 목회자, 이곳이 삶의 터전”
직접적인 폭격으로 예루살렘으로 피신한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사역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의 지상군 투입과 레바논 등의 확전 우려 가운데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황 목사는 “폭격을 겪은 브엘세바에도 아직 몇 가정이 남아 있다. 남부 지역은 폭격 이후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다들 집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들 중 몇 목회자들은 지역의 커뮤니티와 함께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인들과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점을 물었을 때, 황 목사는 “아쉽게도 지금으로서는 서로 위로하고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목회자들은 아직 귀국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면전이 예고된 상태에서 예전처럼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진 않다. 목회자(선교사) 대부분 이곳이 삶의 터전이기에, 전국적인 전쟁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 이상 이스라엘에서 계속 생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