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성공회 학교 교사 “성소수자 수업 거부했다 해고당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英 성공회 학교에서 현대 언어를 가르치는 글로디스 레거. ⓒ글로디스 레거

▲英 성공회 학교에서 현대 언어를 가르치는 글로디스 레거. ⓒ글로디스 레거

영국성공회 학교에서 해고된 한 기독교인 교사가 “성소수자 수업을 거부했다가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의하면, 현대 언어 교사인 글로디스 레거(Glawdys Leger·43)는 지난 2022년 5월 켄트주 브롬리에 있는 주교 영국성공회 학교에서 해고됐다. 그녀는 자신이 해고된 이유에 대해 ‘극단적인’ 성소수자(LGBTQ) 수업을 거부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학생들에게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레거는 종교교육(RE) 수업에 통합된 7학년 수업 내용에 반대했다. 그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토론 수업 중 학생들에게 “하나님께서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으며, 성소수자 관행은 죄악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레거 교사를 법적으로 지원 중인 기독교법률센터(CLC)는 “수업 자료는 ‘인간이 잘못된 몸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을 어린이들에게 암시하는 주제와 함께 성 정체성에 대한 극단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범성애자·무성애자·트랜스젠더 및 논란이 되는 성별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CLC는 “그녀가 수업 내용을 양심적으로 거부했으나, 이러한 우려는 무시당했다”고 했다. 

영국 아퀴나스 교회교육신탁(Aquinas Church of England Education Trust)에 속한 이 학교 측은 레거에 대한 불만 사항이 접수되자 교육규제기관(TRA)에 신고했고, TRA는 10일(이하 현지시각) 관련 사건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TRA의 판단에 따라 그녀는 교직을 잃을 수도 있다. 

청문회에 앞서 그녀는 “난 기독교 신앙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마치 범죄자이자 위험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며 “난 성소수자들, 특히 성별 혼란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해 큰 연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선한 양심에 따라, 신앙에 어긋난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가르치거나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난 성소수자를 증오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진정한 긍휼과 사랑은 성별에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진리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난 결코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는 교사들에게 이러한 이슈를 홍보하고 가르치고 기념하도록 강요했으나 난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에 어긋나는 것들과 짝하기보다는 하나님의 편으로 남는 것이 중요하다. 기독교 학교의 학생들이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금지된다면 그것은 ‘포괄적’이 아니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영국성공회 대변인은 “우리가 당사자가 아니고 고려 중인 사건의 복잡한 세부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는 모든 어린이와 성인이 신앙, 성별, 성적 취향에 관계없이 존중받는 대우를 보장하는 평등법(Equalities Act)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또 “모든 사람은 배경, 정체성, 능력 또는 기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다”고 했다.

영국 아퀴나스 교회교육신탁 대변인은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들의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광범위하고 균형이 잡힌 커리큘럼의 일환으로 서로 다른 신앙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상호 존중과 관용을 포함한 영국의 근본적인 가치를 장려한다”고 했다.

이어 “학교는 영국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한 법적 요구 사항에 따라 가르치고, 교육부가 제시한 관련 지침을 따른다. 진행 중인 조사와 관련된 민감성을 고려할 때, 이를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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