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넘어선 학살’에 탄식하며 “민간인 퇴로는 열어 달라” 호소도
여성, 심지어 영유아까지 테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사역 중인 한인 목회자들은 어린이와 여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살해한 하마스의 충격적인 테러 행태를 접하면서 “전쟁을 넘어선 학살”이라고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전쟁이 속히 종식될 것을 염원하며, 이스라엘군이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에게 대피할 길을 열어 피해를 최소화해 주길 호소했다.
2012년부터 이스라엘에 거주하며 현재 예루살렘샬롬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황성훈 목사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러 차례 충돌을 목격했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하마스의 행위가) 학살이 맞다. 군인 대 군인이 아닌 아무 관계가 없는 여성, 노인, 심지어 영유아까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학살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면서, 전 이스라엘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분노는 더 큰 분노를 불러온다.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와 원만하게 협상해 이 사태가 속히 종결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며 “또한 현재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 국민들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전쟁이 발생했다. 정부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아닌 하마스와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선교협회(이하 이팔선교협) 회장 감요한 목사는 “그간 하마스의 침공이나 도발로 발생한 이스라엘 측 사상자는 수십 명 수준이었다. 이번에는 대대적인 테러리스트들의 지상 침투로 가자지역 주변 이스라엘 마을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었다. 이스라엘 국민이 느낀 정서적 충격은 9.11 테러,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이스라엘은 분노했고, 전쟁이라고 선언했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대대적인 공습과 가자지구 완전 봉쇄, 지상군 투입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도 상존하는 것에 대해 “전쟁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발발해선 안 된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민간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아닌 ‘테러단체’ 하마스와의 충돌임을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부분을 따로 봐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성급히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하마스 전멸’에 나선 이스라엘 군에 대한 인도주의적 배려도 요청했다. 그는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이전에 가자지구에 있는 민간인들에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집트로 피할 기회와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실 이스라엘 정부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무리한 사법개혁으로 심각한 국론 분열에 빠져 있던 터였다. 감 목사는 “내전까지 거론되던 일들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으로 잠잠해졌고, 정부를 부정했던 예비군들이 하나씩 단결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여당과 야당이 전쟁을 위해 합의된 정부 구성에 동의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 국민에게 하나의 목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사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더불어 유대인과 아랍 사람들은 하나 되어 극복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