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지성호 의원 “자유의 땅에서 태어나지 못한 죄뿐”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인권단체들, 중국대사관서 ‘600여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이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규탄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이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규탄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중국에 억류됐던 탈북민 중 600여 명이 지난 9일 기습 북송됐다는 소식에, 13일 중국대사관 앞에 모인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들은 모두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탈북자’, 그 중에서도 ‘길거리의 부랑아’를 지칭하는 ‘꽃제비’ 출신으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 지 벌써 3년째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는 평소 시위 때보다 많은 인권운동가들이 모였다.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이 이날 오후 12시 30분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이었다. 범국민연합에는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바른교육교수연합, 에스더기도운동 등이 연대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9일 밤 지린성과 랴오닝성의 감옥에 수감돼 있던 탈북민 600여 명을 비밀리에 전격 북송했다. 중국 지린성 훈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9일 저녁 6~8시 쯤 탈북민들을 트럭에 태워 지린성 훈춘·도문·난핑·장백과 단둥 지역 세관을 통해 기습 북송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소식을 전한 관계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후 군사작전하듯 탈북민들을 북송했다”며 “중국 당국은 보안을 위해 북송 몇 시간 전에야 수감된 탈북자들에게 이송 준비를 시켰고, 탈북민 중 한 명은 북송 3시간 전에 현지 공안을 통해 지인에게 울면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범국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리더국을 자처하는 중국 시진핑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다. 전 세계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짓뭉개고, 아시안 게임이 끝나자마자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국가인 북한으로 600명 대규모 강제북송을 야밤에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강행했다”고 규탄했다.

지성호 의원은 “착잡한 마음이다. 배가 고파, 김정은 폭정을 피해, 자유를 찾던 많은 탈북자가 체포됐다.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나라를 잘못 만난 죄이고, 자유의 땅에서 태어나지 못한 죄밖에 없다”고 울먹였다.

지 의원은 “그들이 북송돼 처해 있을 상황을 너무나 잘 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자 탈북자이기에 야만스러운 북한 정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이 북송을 막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았다. 책임 있는 국가의 의원들에게 애원했고, 대한민국 모든 부처에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탈북민들이 자유 의사에 따라 대한민국에 오길 어느 때보다 원하는 정부가 윤석열 정부이고 통일부인데, 중국은 어떻게 답했나”라고 했다.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은이 13일 낮 12시 30분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경호 기자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은이 13일 낮 12시 30분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경호 기자

그는 “중국의 이번 만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선을 넘었다. 제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오늘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북송된) 그들이 원하고 기도했던 것, 자유로운 대한민국 땅에서 살고 싶은 것을 이뤄 주지 못해 부끄럽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반드시 지켜 주실 것이고, 북한 정권이 무너져서라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탈북자 출신인 박정호 목사(탈북민자유연대), 김정애 목사(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가 눈물로 호소했고, 김태훈 변호사(한변 명예회장),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 등, 이상원 목사(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 등도 강도 높게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중국대사관을 통해 시진핑 주석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으며 향후 중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모든 국제 행사에서 반인륜적 국가임을 외치는 ‘중국 보이콧’을 선언할 것을 밝혔고,국제사회 언론들이 처참한 북한의 인권 유린 실상을 세계인에 알려 줄 것을 촉구했다.

▲탈북자 김정애 목사와 지성호 의원,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상원 목사(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가 중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접수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탈북자 김정애 목사와 지성호 의원,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상원 목사(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가 중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접수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